한국의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방한 중인 성 김 대북특별대표를 만난 것은 미한 관계를 진전시키고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라고 미국의 전문가들이 평가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워싱턴에서도 윤석열 정부와의 정책 공조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고 말했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 재단 선임연구원은 20일 VOA에 윤석열 당선인이 성 김 특별대표를 만난 것은 “차기 윤석열 정부가 미국과의 군사 동맹 뿐 아니라 전반적인 관계를 진전시키고 강화하겠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녹취: 클링너 연구원] “It’s part of the incoming Yoon administration’s emphasis on improving and strengthening not only the military alliance but the overall relationship with Washington. So this is probably an opportunity to get together with yet another U.S. official… So there is repeated emphasis on the relationship with the U.S.”
클링너 연구원은 이번 만남이 차기 정부가 “또 다른 미국 관리와 만날 기회였을 것”이라며 “(윤석열 정부가) 미국과의 관계를 거듭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성 김 대표는 19일 저녁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비공개 만찬을 가졌습니다.
정진석 국회부의장의 자택에서 이뤄진 사적 성격의 만찬으로, 한국 외교부 1차관을 지낸 조태용 국민의힘 의원도 함께 했습니다. 정 부의장과 성 김 대표는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져있습니다.
에반스 리비어 전 국무부 동아태담당 수석부차관보는 “차기 한국 대통령이 방한 중인 미국 관리들을 만나거나 워싱턴의 관리들이 차기 정부 대표단을 만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 아니다”라며 “윤 당선인이 당선인 신분으로 성 김 대표를 만난 것은 아주 좋은 일”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워싱턴, 윤석열 정부와 협력에 기대”… 친분도 깊어
리비어 전 수석부차관보는 특히 워싱턴에 차기 정부에 대한 기대감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성 김 대표도 20일 박진 한국 외교장관 후보자를 만나 바이든 정부가 대북정책 추진에 있어 윤석열 정부와의 긴밀한 공조에 높은 기대를 갖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리비어 전 수석부차관보는 “워싱턴에 (차기 정부와) 매우 긴밀한 방식으로 잘 협력할 것이라는 낙관론이 많고, 이는 성 김 대표의 발언에 반영됐다”며 “청와대와 다른 정부 부처에 들어올 새 팀에 대해 좋은 감정이 많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리비어 전 수석부차관보] “I think there is a lot of optimism in Washington and that’s reflected by Sung Kim’s comments that the administration is going to work very closely and very well with the incoming administration. I think there’s a good feeling about the new team coming into the Blue House and other ministries. And I think Ambassador Kim’s comments reflected that optimistic view about the future relations with the ROK and I think that’s a good sign.”
리비어 전 수석부차관보는 자신도 윤석열 정부 외교안보팀 거의 모두와 20년 이상 협력했다며 “매우 견고하고 좋은 사람들이며 미한 동맹을 지지하는 인물들”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이번 윤 당선인과의 깜짝 만남이 김 대표의 한국 내 인맥을 보여주는 사례였다는 평가도 나왔습니다.
스콧 스나이더 미 외교협회 미한정책국장은 이번 만남이 “성 김 대사의 한국인들과의 오랜 네트워크와 관계를 입증한다”며 “윤 당선인과 가까운 사람들도 여기에 포함됐다”고 말했습니다.
스나이더 국장은 김 대표가 한국 대통령 당선인을 만난 것은 “물론 긍정적인 일”이라며 “바이든 정부의 차기 한국 정부와의 관여가 상대적으로 빨리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미연합사 작전참모 출신인 데이비드 맥스웰 민주주의수호재단 선임연구원도 “성 김 대표가 주한 미국대사 출신으로 한국과 오랫동안 관계를 맺어왔다”고 말했습니다.
맥스웰 연구원은 김 대표가 차기 정부에 대한 기대감을 언급한 것은 바이든 정부와 윤석열 정부가 같은 관점을 공유하는데 기인한 것으로 풀이했습니다.
[녹취: 맥스웰 연구원] “I think that Ambassador Kim’s comments mean that we have high hopes for the future because we have alignment and understanding, we have the same objectives. So I think that there will be strong coordination between Washington and Seoul.”
맥스웰 연구원은 “김 대사의 발언은 양국 정부가 조율과 이해, 목표에 있어 같은 관점을 가지고 있기에 미국의 기대가 크다는 것을 말한 것”이라며 “두 나라 간 강력한 조율이 예상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윤 당선인은 미국과의 강력한 동맹을 통해 한국의 이익이 가장 잘 보호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스나이더 국장은 차기 한국 정부가 미한 관계를 중심으로 외교를 펼치겠다는 구상을 냈기에 워싱턴의 기대감도 크다고 평가했습니다.
[녹취: 스나이더 국장] “It’s very reasonable to expect that if the centerpiece for South Korean foreign policy is going to be focused on its relations with Washington, that we should have high expectations for the level of cooperation that would be possible between the two sides.”
스나이더 국장은 “한국의 외교 정책의 핵심에 워싱턴과의 관계가 있다고 밝혔기에 미한 협력 수준에 대한 높은 기대가 생기는 것은 매우 합리적인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스나이더 국장은 윤석열 정부의 외교안보팀이 문재인 정부 관리들보다 워싱턴과 더욱 깊은 관계를 맺고 있어 개인적 접촉의 깊이도 이러한 기대감을 높이는 요소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클링너 연구원은 바이든 정부가 문재인 정부와의 이견을 노출하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클링너 연구원] “There were a lot of disagreements behind the scenes but Washington always took great care or try to keep those behind closed doors rather than underscoring any differences with a critically important ally. For example, when Moon Jae in and other officials claimed that the U.S. was totally on board with his proposal for a peace declaration and we were on the cusp of releasing a final text, it simply was not true.”
클링너 연구원은 “막후에서는 많은 이견이 있었지만 미국은 핵심적으로 중요한 동맹인 한국과의 이견을 강조하기 보다는 비공개로 유지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말했습니다.
예를 들어 미국이 종전선언과 관련해 한국과 완전히 동의하고 최종문안 발표가 임박했다는 한국의 설명은 ‘사실이 아니었다’는 점을 미국 관리들을 통해 확인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한국에서 발언이 거듭 나오자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성 김 대표가 공개적으로 정중하게 양국의 이견을 지적하게 됐다고 클링너 연구원은 설명했습니다.
스나이더 국장은 바이든 정부가 지난해 대북정책검토를 할 때부터 한국의 정권 교체를 감안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바이든 정부는 문재인 정부와 달리 좀 더 긴 시간표를 가지고 정책을 조율할 수 있는 상대를 기다려 왔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수 김 랜드연구소 연구원은 윤석열 정부가 미국과의 관계를 강조하는데서 나아가 국제사회에서 더욱 큰 책임을 맡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수 김 연구원] “The incoming administration should be aware that in the fact of emerging threats and geopolitics today, the notion that the U.S. will be the “central axis” of Seoul’s diplomacy cannot be adequately embodied in a policy that merely repeats the script from Seoul’s previous conservative, pro-U.S. administrations. Times today require Seoul and other like-minded allies of the U.S. to broaden the definition of alliance responsibilities and sometimes make uncomfortable decisions with longer-term benefits.”
김 연구원은 20일 VOA에 보낸 이메일에서 “오늘날 부상하는 위협과 지정학적 상황을 고려할 때 한국 외교의 ‘중심축’에 미국을 둔다는 정책은 단순히 과거 한국의 보수적이며 친미적 정권의 대본을 반복함으로써 구현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오늘날 시대적 요구는 한국을 비롯해 같은 마음을 가진 미국의 동맹들이 동맹의 책임의 정의를 확대하고 장기적 이익을 위해 때로는 불편한 결정을 내려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특히 미국이 주도하는 안보와 경제적 노력에 대한 지지를 구두로 밝히는 데서 더 나아가 더욱 큰 책임을 지고 적극적으로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김 연구원은 강조했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