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무부는 북한이 지난해 핵활동을 숨겼지만 핵심적인 핵시설들을 유지했다며 이에 대한 우려를 표시했습니다. 미국의 목표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라며 외교를 탐색하면서 제재도 이행할 것이라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국무부는 18일 공개한 ‘2022 군비통제·비확산·군축 이행보고서’에서 미국이 2021년 내내 북한의 핵무기 프로그램과 지속된 핵분열 물질 생산에 대해 상당히 우려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 핵 활동 숨겨...핵심 핵 시설 유지”
보고서는 “2021년에 북한은 핵 활동을 숨기고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협력하지 않았으며 핵 생산에 대한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북한은 원자로 가동이나 핵 분열 물질 생산에 대한 어떠한 공개적인 발표도 하지 않았지만, IAEA에 따르면 북한은 농축과 재처리 시설 등 핵심 핵 연료 사이클 시설들에 인력을 유지하고 있으며, 이 시설들은 여전히 활동적”이라고 밝혔습니다.
[국무부 보고서] “They did not make any public announcements regarding reactor operations or fissile material production although, according to IAEA, the DPRK maintains a presence at key nuclear fuel cycle facilities, including reported enrichment and reprocessing facilities, and those facilities remain active.”
또 2010년에 공개됐듯이 북한은 영변에 실험용 경수로 건설을 시작했지만, 2021년에 북한은 이 건설의 진전에 대한 어떠한 정보도 공개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국무부는 북한의 실험용 경수로가 완공되면 소량의 전력을 생산할 것이라며, 이는 우라늄 농축 기술 보유의 정당성을 확보하려는 시도라고 지적했습니다.
또 “북한 내에 미확인된 핵 시설이 추가로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을 4년째 유지했습니다.
북한이 2018년 폐기한 풍계리 핵 실험장에 대해선 “미국은 이 시설이 어느 정도 해체됐는 지 확인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북한이 선택한다면 또 다른 핵 실험 장소를 개발할 수 있다”고 4년째 같은 내용을 담았습니다.
“북한, 핵 관련 국제 조약 계속 위반”
‘2022 군비통제·비확산·군축 이행보고서’는 북한이 핵 관련 국제 조약을 여전히 위반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북한이 2003년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를 선언했을 때 이미 조약 2항과 3항, 그리고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약속한 안전협정(CSA)를 위반했고, 여전히 위반 중이라는 것입니다.
보고서는 2021년에 유엔과 IAEA 총회, IAEA 이사회 등에서 전 세계 각국이 북한의 불법 핵 무기 프로그램이 국제 평화와 안보에 제기하는 위협을 지적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은 목표는 여전히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며 “미국은 북한에 대해 적대적 의도가 없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미국의 정책은 세밀하게 조정된 실용적인 접근법을 필요로 한다”며 “미국과 동맹, 배치된 병력의 안전을 증진하는 가시적인 진전을 이루기 위해 북한과의 외교에 열려 있고 이를 탐색하는 접근”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미국은 북한과 전제 조건없이 만날 준비가 돼 있다”며 “한국, 일본, 그리고 다른 동맹과 파트너와 함께 북한에 관여하는 최선의 방안에 대해 계속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국무부 보고서] “The United States has a vital interest in deterring the DPRK, defending against its provocations or uses of force, and limiting the reach of its most dangerous weapons programs. The DPRK continues to fund its unlawful WMD and ballistic missile programs through sanctions evasion efforts in violation of UN Security Council resolutions. It is important for the international community to send a strong, unified message that the DPRK must halt provocations, abide by its obligations under UN Security Council resolutions, and engage in sustained and intensive negotiations with the United States. UN sanctions relating to the DPRK remain in place, and the United States will continue to implement them, including through diplomacy at the United Nations and with the DPRK’s neighbors.”
보고서는 이어 “북한을 억제하고 북한의 도발이나 무력 사용을 방어하며 가장 위험한 무기 프로그램의 범위를 제한하는데 미국의 핵심적인 이익이 달려있다”며 “북한은 계속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하는 제재 회피 활동을 통해 불법적인 대량살상무기와 탄도 미사일 프로그램들에 자금을 대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국제 사회가 북한에 도발을 중단하고 미국과의 지속적이고 집중적인 협상에 임할 것을 촉구하는 강력하고 단결된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습니다.
또 미국은 유엔의 대북 제재를 계속 이행하고, 유엔에서 북한 주변국들을 대상으로 이를 위한 외교를 펼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보고서는 북한의 생물무기 프로그램 운영도 지적했습니다.
북한은 생물무기 작용제로 사용될 수 있는 박테리아, 바이러스, 독소를 생산할 기술적 능력이 있을 것이며, 생물의 유전자 조작 능력도 제한적으로 보유하고 있을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또 생물무기 작용제를 분사기, 독극물 주입 펜과 같이 변칙적인 체계를 이용한 무기화 능력이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보고서는 북한이 생물무기 개발을 지원할 수 있는 생명 공학과 재래식 무기 생산 시설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중용도의 공동 과학연구와 생물학적 기구와 물질을 입수하면서 다른 나라들과 협력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한편 올해 보고서는 지난해까지 수록했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 간의 정상외교와 후속 실무회담 내용을 모두 삭제했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