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우크라이나 남부 마리우폴시 시장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모든 시민이 대피할 수 있도록 허용하라고 촉구했습니다. 후안 올란도 에르난데스 전 온두라스 대통령이 마약 범죄 혐의로 미국에 인도됐습니다. 가자지구발 로켓 공격에 이스라엘이 다시 보복 공습에 나섰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우크라이나 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폴 소식부터 보겠습니다. 전쟁이 시작된 이래 줄곧 러시아군에 포위돼 있었는데 러시아가 승리를 선언했죠?
기자) 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1일, 마리우폴시가 해방됐다고 선언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부 장관으로부터 ‘아조우스탈’을 제외한 마리우폴의 모든 지역이 러시아군의 통제에 들어왔다는 보고를 받고 러시아의 승리를 선언했습니다.
진행자) 마리우폴에는 지금 얼마나 많은 사람이 남아 있습니까?
기자) 약 10만 명이 대피하지 못하고 남아 있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바딤 보이첸코 마리우폴 시장은 22일 우크라이나 TV에 나와 “지금 우리는 단 한 가지만 절실하다. 즉 모든 시민의 전면 대피”라고 말했습니다. 보이첸코 시장은 전날(21일)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는 푸틴 대통령만이 마리우폴에 여전히 갇혀 있는 시민들의 운명을 결정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보이첸코 시장은 러시아의 승리 선언에 대해서는 뭐라고 말했습니까?
기자) 네. 보이첸코 시장은 마리우폴이 러시아의 손에 넘어갔다는 주장을 일절 부인했습니다. 보이첸코 시장은 “이 도시는 과거에도, 지금도 우크라이나로 남아 있으며, 용감한 전사들, 영웅들이 도시를 지키고 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마리우폴의 현지 상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거의 두 달간의 포위와 쏟아지는 폭격 속에 피난을 가지 못한 시민들은 전기와 난방, 수도 시설 없이 지내왔습니다. 보이첸코 시장은 목숨을 잃은 시민도 수만 명이라고 말했는데요. 정확한 사망자 수는 확인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이런 가운데 러시아군이 승리를 선언한 21일, 마리우폴 부근에서 거대한 집단매장지로 보이는 새로운 위성 사진이 공개됐습니다.
진행자) 러시아는 지금 곳곳에서 시신을 집단 매장하고 있다는 의혹을 받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러시아는 앞서 크이우 인근 부차 등에서 철군하면서 민간인 집단 학살을 자행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데요. 미국 민간 위성업체 ‘맥사테크놀로지 (Maxar Technologies)’가 21일 제공한 위성사진에는 마리우폴 인근에서 200개 넘는 거대한 구덩이들이 포착됐습니다. 현지 당국자들은 러시아군이 이 곳에 최대 9천 구의 시신을 묻었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민간인 대피를 위한 인도주의적 통로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습니까?
기자) 이리나 베레슈크 우크라이나 부총리는 현재 상황이 너무 위험해 22일에는 인도주의적 통로가 운영되지 않을 거라고 밝혔습니다. 베레슈크 부총리는 피란을 원하는 모든 주민에게 인내심을 갖고 기다려달라고 호소했는데요. 지난 20일에는 피란민을 태운 버스 4대가 마리우폴을 떠나 21일 우크라이나가 통제하고 있는 자포리자에 도착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아조우스탈’은 지금 어떤 상황인가요?
기자) 아조우연대를 중심으로 한 우크라이나 군인 수천 명이 지하 벙커에서 최후 항전을 다짐하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최대 제철소인 아조우스탈 안에는 군인 약 2천 명과 수백 명의 민간인이 함께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푸틴 대통령은 제철소를 공격하지 말고 봉쇄하라고 명령한 상태죠?
기자) 그렇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전날(21일) 쇼이구 국방장관에게 아조우스탈에 대한 공격이 불필요한 것으로 생각된다면서, 대신 파리 한 마리도 빠져나오지 못하게 봉쇄하라고 명령했는데요. 봉쇄 작전이 장기화하면 대규모 인명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또다시 대규모 추가 지원에 나섰다고요?
기자) 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 우크라이나 전쟁이 중대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평가하면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추가 군사 지원과 재정 지원을 발표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금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을 장악하기 위해 공격의 초점을 재조정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하지만 푸틴 대통령은 결코 성공할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러시아군의 움직임과 동향에 관해 우크라이나 정부와 계속 시의적절하게 정보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이 추가 지원하는 규모는 얼마나 됩니까?
기자) 네. 안보 지원으로 8억 달러, 우크라이나 정부의 직접적인 재정 지원을 위해 5억 달러를 추가 제공합니다. 미국의 새로운 군수 지원 품목에는 155mm 곡사포 72기, 포탄 14만4천 발, ‘피닉스 고스트’ 전술 드론 121대 등이 포함됩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가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도 단행한다고요?
기자) 네. 러시아 선박의 미국 입항과 통과가 전면 금지됩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 국기가 달렸거나, 러시아가 소유 또는 운영하는 선박은 단 한 척도 미국 항구에 정박하거나 해안에 접근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21일) 밤 화상 연설에서 미국의 추가 지원과 조처에 감사를 표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온두라스 전 대통령이 미국으로 압송됐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후안 올란도 에르난데스 전 온두라스 대통령이 21일, 마약 범죄와 무기 관련 혐의로 미국에 인도됐습니다. 에르난데스 전 대통령은 이날 수갑을 찬 채 미국 마약단속국(USDEA) 요원들과 함께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습니다.
진행자) 에르난데스 전 대통령이 퇴임한 게 얼마 되지 않았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1월 시오마라 카스트로 대통령 취임에 맞춰 자리에서 물러났으니까 약 3개월 만에 피의자 신분으로 미국 법정에 서게 됐습니다.
진행자) 에르난데스 전 대통령이 미국으로 압송된 이유가 뭔가요?
기자) 미국 법무부의 범죄인 인도 요청에 따른 겁니다. 미국 뉴욕 연방 검찰은 에르난데스 전 대통령이 여러 톤의 코카인을 미국으로 밀반입하기 위해 부정하고 폭력적인 마약 밀매 음모에 관여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온두라스 정부는 미국 사법 당국의 요청을 받아들여 지난 2월 에르난데스 전 대통령을 전격 체포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에르난데스 전 대통령은 이런 상황에 대해 뭐라고 말했습니까?
기자) 자신의 혐의를 일절 부인하면서 신병 인도를 허용하지 말라고 온두라스 재판부에 요구했는데요. 하지만 지난달 온두라스 대법원은 미국 인도 결정을 그대로 유지했습니다. 에르난데스 전 대통령은 21일 미국으로 인도되기 전 트위터에 올린 영상에서도, 자신은 무고하며, 불공정한 재판을 받게 됐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에르난데스 전 대통령은 한 때 미국의 이른바 ‘마약과의 전쟁’에서 훌륭한 동맹이라는 치하를 듣기도 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하지만 메릭 갈랜드 미국 법무부 장관은 에르난데스 전 대통령의 신병 인도와 관련해, 에르난데스 전 대통령은 재임 기간 나라를 마약 국가로 만들면서 권한을 남용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미국 검찰 당국은 에르난데스 전 대통령이 악명 높은 멕시코의 마약왕 호아킨 ‘엘차포’ 구즈만 등 마약 범죄 조직들을 보호하고 거액의 돈을 받았으며 2013년과 2017년 대선 때는 불법 선거 자금으로 사용한 것으로 보고 있는데요. 에르난데스 전 대통령은 자신이 마약과의 범죄에 앞장서면서, 이들 범죄 조직이 자신에게 복수하기 위해 음모를 꾸민 거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에르난데스 전 대통령에게 유죄가 선고되면 어느 정도 형량이 예상될까요?
기자) 에르난데스 전 대통령은 뉴욕 연방 검찰에 기소돼 마약과 불법 무기 밀거래 연루 등의 혐의로 재판을 받게 되는데요. 최대 종신형에 처해질 수 있다는 관측입니다. 에르난데스 전 대통령의 동생, 토니 에르난데스 전 온두라스 의원도 지난해 미국 법원에서 종신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입니다.
진행자) 전직 대통령의 신병이 미국에 인도되는 것을 보는 온두라스의 분위기는 어떤지도 궁금하군요.
기자) 네. 이날 일부 온두라스 시민들은 공항 근처에 모여 전 대통령이 미국 당국자들과 비행기에 타는 모습을 지켜봤습니다. 에르난데스 전 대통령이 탄 비행기가 이륙하자 일부 시민은 껑충 뛰면서 환호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는데요. 일각에서는 전직 대통령의 이송이 온두라스로서는 수치스러운 일이기도 하지만, 새로운 역사의 시작이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공방을 주고받았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슬람 무장 정파 하마스가 20일과 21일에 걸쳐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 쪽으로 로켓을 쐈습니다. 그러자 이스라엘이 이에 대한 보복으로 가자지구 내 목표물을 공습했는데요. 이스라엘 공군이 21일 가자지구 안에 있는 군사 목표물 2곳을 공습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양쪽에 인명 피해가 났습니까?
기자) 인명피해는 보고되지 않았습니다. 하마스가 쏜 로켓 가운데 1발은 이스라엘 남부 도시 스데롯에 떨어졌는데요. 몇몇 주민이 방공호로 대피하던 중 부상했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습니다. 또 다른 로켓 1발은 가자지구에 떨어졌고요. 나머지 4발은 이스라엘군이 요격했다고 미국 ‘뉴욕타임스’ 신문이 전했습니다.
진행자) 지난달부터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사이에 폭력 사태가 연이어 발생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몇몇 팔레스타인인이 이스라엘 곳곳에서 이스라엘인들을 공격해 사상자가 많이 났습니다. 이스라엘은 이 공격을 테러로 규정했는데요. 이 공격으로 14명이 사망했고, 이스라엘이 이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적어도 15명의 팔레스타인인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진행자) 연이은 테러로 긴장이 고조된 뒤에는 동예루살렘에 있는 알아크사 사원에서 충돌이 벌어졌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스라엘 경찰이 동예루살렘 알아크사 사원에 진입해 무슬림들과 충돌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최근 이스라엘 경찰이 알아크사 사원 내부에 진입해 팔레스타인인들을 몰아냈는데요. 이스라엘 경찰은 이들이 장애물을 치고 유대인들의 사원 접근을 막았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에 팔레스타인인들이 격렬하게 저항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팔레스타인인들이 돌을 던지면서 격렬한 시위를 벌였습니다. 이에 이스라엘 측은 고무탄과 최루탄을 발사해 시위 진압에 나섰는데요. 이 과정에서 많은 사람이 다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알아크사 사원은 양측에서 모두 중요하게 여기는 유적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이슬람과 유대교 모두 성지로 생각하는 곳입니다. 특히 아랍권은 이슬람 3대 성지인 알아크사 사원에 경찰력을 투입해 팔레스타인 주민을 강경 진압한 이스라엘을 일제히 비난했는데요. 사원 관리권을 가진 요르단은 자국 주재 이스라엘 대사를 불러 항의한 바 있습니다. 또 2020년 ‘아브라함 협약’을 통해 이스라엘과 관계를 정상화한 아랍에미리트(UAE)도 이스라엘 대사를 초치해 항의했습니다.
진행자) 하마스와 이스라엘은 작년에 전쟁을 인명피해가 많이 난 전쟁을 벌이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해 11일 동안 이어진 전쟁으로 팔레스타인 측에서 약 250명이, 그리고 이스라엘 측에서는 14명이 사망했고요. 가자지구가 큰 피해를 본 바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 이 기사는 로이터 통신과 AP를 참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