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정권이 25일 저녁 조선인민혁명군 창건 90주년을 맞아 각종 핵 투발 수단을 동원한 열병식을 열고, 미국과 한국을 향한 핵 위협을 노골화했습니다. 한국 차기 정부 인수위는 이런 행태를 강하게 규탄했는데, 전문가들은 김정극 국무위원장의 핵 무력 사용 발언이 국제 핵 질서의 기초를 흔드는 위험한 발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조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김정호)

한국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26일 입장문을 내고 북한 정권의 열병식을 규탄했습니다.

북한의 열병식은 지난 5년간 겉으로는 평화와 대화를 주장하면서도 실제로는 한반도와 동북아, 세계 평화를 위협하는 수단을 개발하는 데 북한 정권이 몰두해왔다는 것을 입증한다는 겁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25일 밤 9시쯤 열린 조선인민혁명군 창건 90주년 기념 열병식 연설에서 국가 이익 침탈 땐 핵 사용을 결행하겠다고 협박했습니다.

김정은 / 북한 국무위원장

“우리 핵 무력의 기본 사명은 전쟁을 억제함에 있지만 이 땅에서 우리가 결코 바라지 않는 상황이 조성되는 경우에까지 우리의 핵이 전쟁 방지라는 하나의 사명에만 속박되어 있을 수는 없습니다. 어떤 세력이든 우리 국가의 근본이익을 침탈하려 든다면 우리 핵무력은 의외의 자기의 둘째가는 사명을 결단코 결행하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문재인 한국 대통령과 친서를 교환한 지 불과 닷새 만에 이런 핵 무력 사용 협박이 나온 데 대해 전문가들은 국제사회의 핵 질서 기초를 흔드는 발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조한범 / 한국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근본 이익 침탈은 결국은 체제 안보, 정권 안보, 체제 위기 모든 것을 다 포함하는 것이거든요. 좀 더 넓혀서 해석하면 대북 제재 심화로 인한 내부 체제 위기까지 포함될 수 있거든요. 그러니까 지금까지 북한이 그냥 버티기 전략이다 이렇게 생각했는데 버티기에 한계가 올 경우에는 자기들이 선제적으로 상황을 돌파하기 위해서 핵 카드를 쓸 수 있다는 얘기로까지 확대해석이 가능하거든요.”

북한 최고 지도자가 직접 한 발언인 만큼 핵 운용 교리의 수정 가능성이 크며 핵실험 등 대형 도발을 예고한 것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박원곤 / 이화여대 교수

“계속해서 자신들이 해 온 계획에 따라, 국방발전 5개년이라고 늘 얘기하는 그 계획에 따라 앞으로도 계획된 미사일 발사 시험 도발을, 핵실험을 포함해서 계속하겠다는 얘기죠.”

북한 매체들에 따르면 이번 열병식에는 한국을 겨냥해 만든 전술유도미사일부터 미국 본토 타격용 대륙간탄도미사일 ICBM까지 종류별 핵 투발 수단이 다수 등장했습니다.

한국 외교부는 북한이 한반도와 지역 정세에 긴장을 초래하는 행동을 즉각 중단하고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구축을 위해 외교적 해결의 길로 북한이 조속히 나와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북한 정권의 핵· 미사일 위협은 엄중하고 현실적인 위협이 됐다며 이를 억제하기 위해 한미 동맹을 강화하고 한국형 3축 체계 능력을 조속히 완성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VOA뉴스 조상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