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우크라이나를 둘러싸고 미국과 러시아가 날카롭게 대립하고 있는 가운데 양국이 수감자를 교환했습니다. 중국 베이징시 당국이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해 봉쇄 구역을 계속 확대하고 있습니다. 벨라루스의 독립 언론인 협회가 권위 있는 세계 언론자유상을 받게 됐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우크라이나 관련 소식부터 보겠습니다. 미국과 러시아 간에 수감자 교환이 이뤄졌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2019년부터 러시아에 구금돼 있던 전 미국 해병대원 트레버 리드 씨가 27일, 미국과 러시아 간의 교환 합의에 따라 풀려났습니다. 미국은 러시아 비행기 조종사 콘스탄틴 야로셴코 씨를 맞교환했습니다.
진행자) 트레버 리드 씨는 왜 러시아에 억류돼 있었던 거죠?
기자) 2019년 모스크바 방문 중 러시아 경찰 2명의 생명을 위태롭게 했다는 이유로 2020년 7월, 9년 형을 선고받고 투옥됐습니다. 하지만 리드 씨와 가족들은 그 같은 혐의를 전면 부인해왔고, 미국은 리드 씨 재판이 부조리한 연극 무대 같다고 비판해왔습니다.
진행자) 러시아인 야로셴코 씨는 왜 미국에 구금돼 있었던 겁니까?
기자) 비행기 조종사인 야로셴코 씨는 마약을 미국에 밀반입하려고 한 혐의로 지난 2010년 라이베리아에서 미국 특수부대에 체포된 후, 20년 형을 선고받고 미국 교도소에서 복역 중이었습니다. 하지만 야로셴코 씨도 자신의 혐의를 전면 부인해왔습니다. 러시아는 지난 2019년 7월 미국 정부에 야로셴코 씨 석방을 요구하며, 어떤 미국인과도 바꿀 수 있다고 제안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지금 우크라이나를 둘러싸고 미국과 러시아의 강 대 강 대치가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다소 전격적인 조처로도 보이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와 관련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성명을 내놨는데요. 바이든 대통령은 리드 씨 교환 문제는 어려운 결정이었으며 결코 가볍게 다루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러나 아들의 건강을 걱정하고 있는 리드 씨 부모 심정을 언급하며, 가족들 품에 다시 돌아오게 된 것을 환영했는데요. 미국 정부 고위 관리들은 수 개월간 긴박한 외교는 그의 석방에만 집중됐으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접근 방식에 어떤 변화도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계속해서 우크라이나 현지 상황 살펴보죠.
기자) 네. 러시아군이 28일, 우크라이나 동부와 남부 지역에 계속 공세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군 사령부는 성명을 내고 “적이 공격 작전을 가속화하고 있으며, 러시아군이 거의 모든 방향에서 공격의 속도를 높이고 있다”라고 전했는데요. 러시아군은 특히 하르키우로 연결되는 슬로보찬스키와 도네츠크 인근 지역을 주로 공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하르키우는 우크라이나 제2 도시 아닙니까?
기자) 맞습니다. 우크라이나 제2 도시이자 러시아 국경과 가까운 북동부에 위치한 곳인데요. 개전 초반 러시아군의 집중 공격 대상이 됐습니다. 현재 러시아군은 돈바스의 주요 관문이자 하르키우와 가까운 이지움 등 소도시들을 장악하고, 하르키우 쪽으로 공격을 퍼붓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진행자) 지금 러시아는 제2의 군사작전을 선언하고 돈바스에 집중하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27일, 상트페테르부르크 의원들에게 행한 연설에서, 다시 한번 러시아의 특별 군사작전은 반드시 모든 과제를 완수하고, 성공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또, 우크라이나 문제에 제3국이 개입을 시도하면 전광석화처럼 신속하게 보복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진행자) 제3국이라면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고 있는 미국과 서방 국가들을 말하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보복 대응과 관련해, 러시아는 자랑할 만한 수단을 갖고 있으며, 그 어떤 나라도 러시아에 있는 그런 수단은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하지만 러시아는 자랑하지 않을 것이며, 필요할 때 그걸 사용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푸틴 대통령 발언은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부 장관이 독일 람슈타인 미 공군기지에서 40개국 국방장관들과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수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한 지 하루 만에 나온 것입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지금 유엔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의 긴장 완화를 위해 중재에 나서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러시아에 이어 27일 우크라이나를 방문했습니다. 구테흐스 총장은 28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회담에 앞서, 보로디안카와 부차, 이르핀 등 크이우 외곽 지역을 방문했습니다.
진행자) 보로디안카와 부차 등은 러시아군의 집단학살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곳이죠?
기자) 맞습니다. 러시아군이 한 달 넘게 전투를 벌이다 지난달 말 퇴각한 곳인데요. 러시아군이 퇴각한 후 근거리에서 총격을 당한 것으로 보이는 민간인 등 시신 수백 구가 부차와 보로디안카 등 크이우 외곽에서 발견되면서 국제 사회에 큰 충격을 던졌습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이날 현장을 방문하고, 21세기에 전쟁은 악이며 용납될 수 없는 어리석은 짓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앞서 구테흐스 총장과 푸틴 대통령과의 회동에서는 어떤 이야기가 오갔습니까?
기자) 네. 구테흐스 총장과 푸틴 대통령은 인도주의적 원조와 민간인 대피에 관한 문제를 논의했으며 러시아가 원칙적으로 합의했다고 스테판 두자릭 유엔 대변인은 전했습니다. 한편 푸틴 대통령은 구테흐스 총장에게 우크라이나 침공의 정당성을 주장하며, 부차 등의 민간인 학살 의혹도 전면 부인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또 정전 협상도 계속할 용의가 있지만, 우크라이나가 입장을 바꿨다면서 우크라이나를 비난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이번에는 중국으로 가봅니다. 중국 베이징시의 코로나 봉쇄 구역이 계속 늘고 있다고요?
기자) 네. 중국 수도 베이징시 당국이 일부 공공장소를 폐쇄하고 봉쇄 구역을 확대하면서 코로나 확산 저지에 나서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28일에는 더 많은 학교가 온라인 수업으로 전환했습니다.
진행자) 지금 베이징의 코로나 상황이 어느 정도나 심각한 거죠?
기자) 네. 28일 보고된 50건의 신규 감염 사례까지 합쳐 최근 보고된 감염자 수는 약 150명입니다. 베이징시 당국에 따르면 전체 감염 건수의 약 30%는 학생들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28일 보고된 50명 가운데 2명은 무증상 감염자들입니다.
진행자) 베이징 전체 주민 수에 비하면 아주 작은 것 아닌가요?
기자) 맞습니다. 중국의 수도인 베이징시는 인구 2천100만 명의 거대 도시입니다. 하지만 중국 정부는 단 한 명의 코로나 환자도 용납하지 않겠다는 이른바 ‘제로 코로나(Zero-Covid) 정책을 펼치고 있는데요. 베이징시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자 시 당국은 전 시민을 대상으로 코로나 전수 검사에 돌입하고, 봉쇄 구역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2천만 명 넘는 시민을 대상으로 코로나 전수 검사를 하는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베이징시 보건당국은 3번에 나눠 전 시민에게 코로나 검사를 하기로 했는데요. 29일 마지막 세 번째 대상에 대한 전수 검사가 끝납니다. 시 당국은 해당 지역 검사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나오지 않으면 통제를 풀겠다는 방침인데요. 하지만 봉쇄 구역이 점점 더 늘면서 도시 전체가 봉쇄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금 제2 도시인 상하이는 봉쇄된 상태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달 말 상하이시 당국은 시를 두 구역으로 나눠 각각 4일간 봉쇄하면서, 2천500만 시민을 상대로 코로나 전수 검사를 진행했는데요. 전수 검사 후, 봉쇄를 풀기로 했던 계획을 수정해 봉쇄 조처를 연장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시 당국은 검사 결과 확인 작업에 더 시간이 필요해 내린 조처라고 말했지만 구체적인 마감 일정을 밝히지 않아 사실상 무기한 봉쇄라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진행자) 그럼 거의 한 달 가까이 봉쇄된 상태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상하이시 당국은 주민들의 불만과 경제적 파장이 커지면서 구역별 봉쇄 체계로 전환하는 등 방역 규제를 완화해왔는데요. 시 당국은 27일, 앞으로 며칠간 시행하는 새로운 집단 검진 결과에 따라 봉쇄 해제 여부를 결정할 거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상하이 내 코로나 감염 상황은 지금 어떤가요?
기자) 네. 시 당국은 28일 코로나 감염에 따른 사망자가 47명이라고 밝혔습니다. 전날에도 48명이 사망했는데요. 이로써 상하이시의 코로나 감염에 따른 사망자는 300명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중국 전체로 보면 어떤가요?
기자) 미국 존스홉킨스대학교 자료에 따르면, 최근 약 한 달간 중국의 신규 감염 건수는 약 73만 건, 사망자는 약 1천800명입니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28일, 1만1천300건의 신규 사례가 발생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중국의 백신 접종률도 궁금하군요.
기자) 중국의 전체 백신 접종률은 90%정도로 매우 높은 편입니다. 하지만 상하이에서는 60세 이상 인구는 62%만 접종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벨라루스 언론인 협회가 세계 언론자유상을 받는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다음 달 3일은 유엔이 제정한 ‘세계 언론자유의 날’인데요. 세계 언론자유의 날을 앞두고 유엔 산하기구인 ‘유네스코(UNECO)’가 올해 세계 언론자유상 수상자로 ‘벨라루스 언론인 협회(BAJ)’를 선정했습니다.
진행자) 유네스코 세계 언론자유의 상은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상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상의 공식 이름은 ‘유네스코-기예르모 카노 세계 언론자유상’인데요. 기예르모 카노 씨는 콜롬비아 언론인으로, 마약 밀매 조직을 파헤치다가 지난 1986년에 암살된 인물입니다. 유네스코는 카노 씨처럼 언론 자유를 수호하다 목숨을 잃은 언론인들을 기리기 위해 이 상을 제정해 1997년부터 상을 수여해왔습니다.
진행자) 올해 수상자는 개인이 아니라 단체가 뽑혔군요?
기자) 네. 벨라루스 언론인 협회(BAJ)는 1995년 설립된 벨라루스 최대 독립 언론 조직입니다. 약 1천300명의 회원이 속해 있는 비정부 기구인데요. 하지만 벨라루스 대법원은 지난해 8월 협회 해산을 명령했습니다.
진행자) 벨라루스 대법원이 해산을 명령한 이유는 뭔가요?
기자) 벨라루스에서는 지금 유럽의 마지막 독재자로 불리는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의 철권 통치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지난 2020년 8월 대선에서 압도적으로 승리했다고 주장하며 언론인과 야권에 대한 탄압을 이어가고 있고요. 그 일환으로 언론인 협회 해산도 명령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소속 언론인들은 어떻게 됐습니까?
기자) 네. 협회에 소속된 언론인 가운데 약 30명은 당국에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고요. 소속 회원으로, 2015년 노벨 문학상 수상자인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 씨도 체포 위기를 모면한 일도 있습니다. 현재 알렉시예비치 씨는 독일로 거주지를 옮겼고요. 다른 많은 언론인도 당국의 급습과 검거 열풍을 피해 벨라루스를 떠났습니다.
진행자) 벨라루스 반정부 언론인이 탄 비행기가 강제 착륙하는 사건도 있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그리스를 출발해 리투아니아로 향하던 아일랜드 소속 ‘라이언에어’ 항공기가 지난해 5월, 벨라루스 수도 민스크에 강제 착륙한 일이 있었는데요. 벨라루스 정부는 폭발물이 기내에 있다는 신고를 받고 한 조처라고 주장했지만, 해당 비행기에 타고 있던 반정부 언론인 라만 프라타세비치 씨를 체포하기 위한 것으로 드러나 국제 사회의 비판과 제재를 받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벨라루스 언론인 협회(BAJ)’는 세계 언론 자유상 수상 소식에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기자) 안드레이 바스투네츠 BAJ대표는 이 상은 벨라루스의 독립 언론을 수호하기 위해 엄청난 대가를 치르고 있는 모든 사람에게 바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현재 바스투네츠 대표도 벨라루스 당국의 체포를 피해 벨라루스를 떠난 상태인데요. 벨라루스 정부가 독립적인 언론인들에 대해 고문과 구타, 조직적인 처형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시상식은 언제 있습니까?
기자) 세계 언론자유의 날 하루 전인 5월 2일, 우르과이에서 열리는 세계 언론자유의 날 국제 회의에서 있을 예정입니다. 세계 언론 자유상의 상금은 2만 5천 달러입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