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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퓰너 헤리티지재단 설립자] “북한 미사일 대응에 미한일 3국 협력 필수… 미한동맹 확대돼야”


에드윈 퓰너 헤리티지재단 아시아연구센터 회장. 사진: Heritage Foundation.
에드윈 퓰너 헤리티지재단 아시아연구센터 회장. 사진: Heritage Foundation.

북한의 잇단 미사일 발사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미한일 3국 협력이 필수라고 에드윈 퓰너 헤리티지재단 아시아연구센터 회장이 말했습니다. 퓰너 회장은 5일 VOA와의 인터뷰에서 북한 미사일이 한국은 물론 일본, 심지어 미국 본토까지 닿을 수 있는 상황이라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한국 새 대통령 취임 직후 열리는 미한 정상회담에서는 대북 공조와 중국 문제가 주요 의제로 다뤄질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또 미한동맹이 안보 동맹 이상으로 확대돼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지난 1973년 워싱턴의 대표적인 싱크탱크인 헤리티지재단을 설립한 퓰너 회장은 미국 내 대표적인 아시아 전문가로 꼽힙니다. 특히 지금까지 100차례 넘게 한국을 방문하며 미한 간 가교 역할을 해 온 인물인데요. 미국의 정통 보수주의 가치를 전파하며 ‘워싱턴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남성 50인’, ‘미국의 가장 영향력 있는 보수인사 100명’에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퓰너 회장을 안소영 기자가 인터뷰했습니다.

기자) 최근 한국에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면담하셨습니다. 어떤 인상을 받으셨는지, 또 어떤 대화를 주고 받으셨습니까?

퓰너 회장) 윤 당선인과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눴고 실질적인 부분을 서로 지적했습니다. 당시 윤 당선인이 5월 바이든 대통령의 방한 소식을 바로 접한 직후였는데 그 점에 대해서도 기뻐했습니다. 이번 미한 정상회담이 얼마나 중요한 의미를 갖는지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고요. 한국 경제 상황에 대해서도 깊은 얘기를 나눴습니다. 헤리티지재단 설립자로서 기업이 얼마나 정부로부터 자유로운지를 보여주는 헤리티지재단의 ‘세계경제자유지수’에서 한국이 17위라는 좋은 성적을 거둬 매우 기쁘다는 인사를 건넸습니다. 두 나라 모두 과세와 규제에 대해 아직 해야 할 일이 많다는 데 공감했고요. 윤 당선인이 자유 경제와 한국 대기업과 중소기업 활동에 많은 관심이 있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미래 지향적인 측면에서 훌륭하고 실질적인 만남이었습니다.

기자) 윤 당선인이 취임 직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습니다. 한국이 바이든 대통령의 첫 아시아 순방지가 되는 만큼 이번 정상회담의 의미가 크다고 하셨습니다. 정상회담에서 가장 중요한 의제는 무엇이 될 것이라고 보십니까?

퓰너회장)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아시아 국가의 첫 순방지로 한국을 선택했다는 것은 중요합니다. 두 정상은 미한 동맹의 중요성을 재확인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이 도쿄에서 열리는 (미국, 일본, 호주, 인도의 4개국 안보협의체) 쿼드 정상회의 참석에 앞서 서울을 방문한다는 사실도 주목해야 합니다. 일단 두 정상이 만나면 군사적 결속력뿐 아니라 진정한 전략적 파트너로서의 협력 관계를 재확인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 두 대통령은 분명히 중국에 대해 논의할 겁니다. 여기에는 여러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하며 계속 도발에 나서는 북한 문제와 관련해 중국과의 건설적인 협력 방안 모색이 포함될 겁니다. 북한 지도자에게 무력 도발은 역효과를 낳을 것이라는 것을 상기시키기 위해서 말이죠. 또 마침 필립 골드버그 주한 미국대사 지명자에 대한 상원 외교위의 인준안 가결 소식이 있었는데, 고무적입니다. 골드버그 신임 대사는 지난달 상원 외교위원회에서 북한의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를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것이 미국의 목표라는 점을 다시 확인하고, 또 우리의 동맹 한국에도 이 점을 다시 한번 언급하는 계기가 될 겁니다.

기자) 한국 새 정부 출범을 앞둔 지금 미한 관계와 동맹 수준을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퓰너 회장) 문재인 현 대통령은 이곳 워싱턴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좋은 양자 회담을 가졌습니다. 여러가지 이야기를 나눴고 그런 관점에서 이후 새롭게 출범하는 윤 행정부가 해야 할 일도 많다고 생각됩니다. 하지만 분명 대북 접근법은 달라질 것입니다. 문 정부를 비난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다만 북한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미국과 한국이 한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점은 매우 중요합니다. 또 도쿄에서 열리는 이번 쿼드 정상회담이 매우 좋은 기회라고 생각하는데요. 미국과 한국의 양자 관계뿐만 아니라 일본, 호주, 인도 등 쿼드의 다른 회원국에도 한국의 중요성을 재확인하는 좋은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쿼드와 관련해 아주 긍적적이며 좋은 기회라고 봅니다.

기자) 그렇다면 쿼드 참가국이 아닌 한국이 할 수 있는 현재, 미래의 역할은 어떤 것이 있다고 보십니까?

퓰너 회장) 당분간은 협력자, 가까운 동맹으로의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결국에는 빠른 시일 내에 한국이 쿼드의 정회원국이 되기 바랍니다. 쿼드가 5개국 모임인 퀸트(Quint)가 되면 어떻겠습니까? 구체적으로 어떤 것이든 협의체에 한국을 포함한다는 것은 아시아 전체를 위해 중요합니다. 현재 미국과 미묘한 관계에 놓여 있는 중국에게 그들이 지향하는 것과 다른 관점을 갖고 있는 협의체가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합니다.
전략적 이해와 정부의 형태, 국민의 참여 공유 등이 쿼드의 특성이고 퀸트가 되더라도 이는 변하지 않습니다.

기자) 특별한 미한동맹을 더욱 굳건히 하기 위해서 시대에 맞는 노력이 필요할 텐데요. 안보 측면에서의 동맹을 뛰어 넘어야 한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할까요?

퓰너 회장) 맞습니다. 동맹은 안보 이상의 것이어야 합니다. 안보는 다른 모든 것을 뒷받침하는 안정적인 기반이고 성장 관계를 구축하는 기초가 됩니다. 이제는 경제적으로 접근해야 할 때라고 봅니다. 미국이 삼성, 한화, 현대 등 한국의 굵직한 글로벌 기업과 경제적 상호 관계를 맺고 있다는 것은 매우 자랑스럽습니다. 기후변화, 환경 문제에 대응할 수 있는 원전 협력에 대한 양국의 노력도 중요합니다. 이처럼 여러 주요 정책 분야에서 두 나라 간 동맹을 강화할 많은 공간이 있습니다. 또한 북한 문제에도 건설적이고 공동으로 대응해야 합니다.

기자) 북한이 올해만 14차례나 미사일을 쏘아 올렸습니다. 외교적 관여보다는 수위를 점차 높이는 군사 도발을 감행하고 있습니다. 어떤 대응이 필요하다고 보십니까?

퓰너 회장) 미한일 간 긴밀한 협력과 공조 필요성이 대두되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입니다. 북한 김정은이 공격적으로 개발해 온 핵 역량뿐 아니라 방금 질문한 미사일 발사라는 점에서도 그렇습니다. 아주 예전에 제가 서울을 방문했을 때는 말이죠. 서울 시내 호텔에서 밤마다 주의를 줬습니다. 반드시 창문 커튼을 닫아야 한다고요. 호텔 방에서 새나가는 불빛이 북한의 목표물이 될 수 있다면서요. 아시다시피 이제 그런 시절은 지나갔죠. 하지만 지금은 어떻습니까? 한국은 물론이거니와 일본, 심지어 미국 본토까지 북한의 미사일이 닿을 수 있는 상황입니다. 세 나라간 긴밀한 협력, 단결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북한의 미사일 문제 대응은 3국간 공조에서 시작됩니다.

기자) 대북 다자간 협력을 강조하셨는데 일본과 한국은 오랜 세월에 걸친 역사적 문제로 갈등의 골이 깊습니다. 한국과 일본의 지도자에게 어떤 조언을 하시겠습니까?

퓰러 회장) 저는 특히 한국 친구들에게 이런 말을 합니다. 한국과 일본 간 역사적 도전, 그 기억에 대해 공감하고 함께 눈물 흘린다고요. 여러 문제가 있겠지만 특히 위안부 문제에 대해서 더욱 그렇다고 설명해 줍니다. 그리고 또 제 한국 친구들에게 이 점도 상기시켜 주지요. 미국 역시 일본과 진주만 공격을 시작으로 꽤 구체적인 갈등이 있다는 점을 말입니다. 제가 수년 동안 주장해 온 부분은 미국을 중심으로 아주 가까이 한 쪽에는 한국을, 다른 한쪽에는 일본을 밀착시켜 세 나라가 함께 힘을 합쳐야 하는 시점이 왔다고요. 깊은 역사를 이해하고 이제 정말로 미래를 내다봐야 한다고 말합니다.

기자) 바이든 대통령은 북핵 문제를 외교로 해결하겠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대화 거부가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됩니다만, 돌파구 마련을 위해 바이든 정부는 어떤 노력을 해야한다고 보십니까?

퓰러 회장) 저는 바이든 행정부 내 관리들, 특히 호주와 영국, 미국의 안보 협의체인 오커스(AUKUS) 협상에 나선 커트 캠벨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인도태평양 조정관을 좋아합니다. 이런 협의체를 어떻게 긍정적인 방식으로 작동시키고 효과를 내는지 알고 있습니다. 미국 백악관, 국방부, 국무부 내에 이런 유능한 인재가 많이 있습니다. 미국 내 고위 당국자가 한국, 일본에 공동으로 대응하고 협력해야 한다는 것을 꾸준히 상기시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중국을 끌어들여 북한을 통제하고 억제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기자) 하지만 첨예한 미중 간 갈등으로 중국에 대한 협력을 이끌어 내기가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퓰너 회장) 미국, 한국, 일본과 협력해야 한다고 중국을 설득할 수 있는 방법은 중국에게 선택권이 무엇인지를 상기시켜주는 겁니다. 북한을 지금보다 더욱 효과적으로 통제할 지 아니면 역내 국가들의 핵무기 개발 가능성을 열어 둘지 선택해야 한다고 말하는 겁니다. 중국은 한국, 일본, 타이완이 핵보유국이 되는 것을 당연히 원치 않습니다. 중국의 이해와도 우리의 이해와도 배치됩니다.

기자)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한국의 새 정부는 어떤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보십니까?

퓰너 회장) 최근 몇년 동안 한국은 거대한 두 거인 사이에 끼어 있는 것과 같았습니다. 한 거인은 근본적으로 전략적으로 엮여 있는 미국, 또 다른 거인은 최대 무역상대국 중국입니다. 이 두 나라는 모든 사안에 대해 다른 시각을 갖고 있기 때문에 한국은 그 사이에서 미묘한 균형을 이뤄야 할 겁니다. 미국도 이점을 민감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 미국과 한국은 계속 양국 모두에게 더 많은 경제적 독립을 제공할 수 있는 중국 외 공급망을 찾는 대안을 마련해야 합니다.

지금까지 퓰너 회장으로부터 한국의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의 면담 내용, 또 오는 20일 열리는 미한정상회담 전망, 대북 공조 등 역내 사안과 관련한 미한 동맹의 방향에 대해 들어봤습니다. 인터뷰에 안소영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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