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의주비행장에 장기 계류 중이던 화물 일부가 북한 내부로 운송되기 시작한 정황이 포착됐습니다. 약 3개월의 격리 기간을 거친 것으로 보이는데 추가로 들어온 화물 때문에 의주비행장 포화상태는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대규모 소독시설이 들어선 북한 의주 비행장 활주로 약 2.5km 곳곳에 쌓여 있던 물체에 움직임이 감지됐습니다.
VOA가 일일 단위 위성사진 서비스 ‘플래닛 랩스(Planet Labs)’의 5일 자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올해 초 유입된 일부 화물이 있던 자리가 빈 바닥을 드러내거나 다른 화물이 들어선 듯 해당 지점의 색깔이 바뀌었습니다.
특히 의주 비행장의 정중앙 부분은 기존 화물이 사라지면서 빈 곳이 크게 늘었습니다.
앞서 북한은 지난해 의주 비행장 활주로에 중국에서 건너온 화물을 격리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으며 올해 1월 중순부턴 이곳에 화물을 쌓았습니다.
하지만 1월에 유입된 화물이 장기간 이곳에 방치된 듯 지난달까지 똑같은 색상과 모양의 화물이 그대로 남아있는 모습이 인공위성 카메라에 포착됐습니다.
또 기존 화물에 더해 새로운 화물이 계속 유입되면서 의주 비행장은 활주로와 유도로 그리고 그사이 공간에까지 화물이 들어차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최근 촬영된 위성사진을 통해 기존에 유입된 화물이 일부 사라진 것으로 나타나면서 북한이 일정 기간 격리를 마친 화물을 내부로 운송하기 시작한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옵니다.
만약 최근 위성사진에서 사라진 화물들이 내부로 운송된 것이라면 북한은 중국에서 들여온 화물에 대해 약 3개월의 격리 기간을 두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다만 내부 운송 작업이 새로 들어온 화물의 양과 유입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듯 의주 비행장은 여전히 포화상태로 관측됩니다.
특히 남서쪽 활주로와 중간 사이 공간에는 지난달 보다도 더 많은 화물이 들어찼습니다.
하지만 이런 상황이 얼마나 더 지속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관측이 많습니다. 최근 북한 신의주와 중국 단둥 간 북중 화물열차 운행이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인해 중단된 것으로 전해졌기 때문입니다.
앞서 한국 언론 매체들은 대북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 측의 요청에 따라 지난달 29일부터 북중 화물열차 운행 중단 결정이 내려졌다고 보도했습니다.
단둥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자가 발생하면서 지난달 25일 도시를 전면 봉쇄했습니다.
따라서 중국발 화물이 유입되지 않는 상황에서 기존 화물만 계속 내부로 운송된다면 의주비행장은 한산했던 예전 모습을 되찾을 수도 있습니다.
북한은 지난 2020년 1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가 전 세계로 확대될 조짐이 보이자 국경 봉쇄 조치를 단행했습니다.
이후 같은 해 7월 방역 조치를 한층 강화하면서 북한의 최대 무역국인 중국과의 무역액은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중국의 세관 당국인 해관총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북중 무역액은 3억 1천 804만 달러로, 2020년의 5억 3천 906만 달러에 비해 약 41% 감소했습니다.
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발발 이전인 2019년 27억 8천 902만 달러의 약 11% 규모이고, 대북제재가 본격화하기 이전인 2017년의 50억 달러에 비해선 6% 수준에 불과합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