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유엔 안보리가 새로운 불법 환적지로 지목한 북한 서해에서 선박 간 환적으로 의심되는 행위가 또다시 포착됐습니다. 선박의 수상한 움직임이 지난달 처음 VOA에 포착된 이후 벌써 8번째입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 7일 북한 서해 일대를 촬영한 ‘플래닛 랩스(Planet Labs)’의 위성사진에 나란히 붙어 있는 선박 3척이 보입니다.
북한 남포에서 서남쪽으로 약 55km, 북한 초도를 기준으로 남쪽 약 7km 지점에서 길이가 각각 90m와 100m가량인 선박 2척이 또 다른 90m 선박을 가운데에 두고 접선하는 장면입니다.
3척 모두 매우 가까이 붙어 있는 듯 선박 사이에는 틈이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 과거 유엔 등이 지적한 전형적인 불법 선박 간 환적 형태입니다.
앞서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은 올해 3월 공개한 연례보고서에서 북한이 공해상이 아닌 자국 영해에서 선박 간 환적을 벌이는 신종 수법을 동원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특히 이번에 선박 간 환적 의심 행위가 포착된 북한 초도 인근의 ‘서조선만’ 즉 북한 서해 일대를 새로운 환적지로 지목했습니다.
전문가패널에 따르면 북한은 해외에서 출항한 선박과 문제의 지점에서 만나 환적을 한 뒤, 종류를 알 수 없는 화물을 북한 남포로 옮기는 방식으로 제재를 회피해 왔습니다.
따라서 이번에 발견된 선박 3척도 불법 선박 간 환적 행위에 연루된 게 아니냐는 의구심이 제기됩니다.
최근 북한 서해에서는 환적으로 의심되는 선박들의 움직임이 잇따라 포착됐습니다.
앞서 VOA는 ‘플래닛 랩스’의 위성사진을 통해 지난달 선박 간 환적 의심 장면 5건을 발견했으며, 이달 들어서도 추가로 2건을 확인해 보도한 바 있습니다.
VOA가 이번에 포착한 서해상 선박 간 환적 의심 행위는 지난달 초를 기준으로 8번째, 이달 들어선 3번째인 셈입니다.
유엔 관계자는 선박 간 환적으로 보이는 5건이 포착됐다는 보도 이후 VOA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북한 항구에 취해진 제한 조치 때문에 선박 간 환적은 북한 선박이 물품을 운송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물론 (5건의) 환적이 모두 합법적이거나 제재되지 않은 품목을 거래했을 수 있지만 아마도 제재 회피 행위가 카메라에 포착됐을 가능성이 더 높다”고 덧붙였습니다.
안보리는 지난 2017년 북한이 공해상에서 제재 품목을 거래한다는 각국의 지적이 잇따르자 같은 해 9월 채택한 결의 2375호에서 이 문제를 처음으로 언급하고, 북한이나 북한을 대리하는 선박이 공해상 환적을 통해 어떤 물품도 건네받지 못하도록 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