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취임 이후 첫 한국, 일본 방문에서 동맹과 안보는 물론 경제 분야 협력을 강화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입니다. 쿼드정상회의 참석을 비롯해 방문지마다 빠지지 않는 대중국 견제 행보도 주목됩니다. 박형주 기자가 바이든 대통령의 주요 순방 일정을 미리 살펴봤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이 오는 20일부터 24일까지 한국과 일본을 방문합니다. 취임 이후 16개월 만의 첫 아시아 순방입니다.
현지시간으로 20일 오후 오산 공군기지에 도착해 22일까지 2박 3일간 한국 ‘공식방문’ 일정을 소화합니다.
도착 당일 첫 일정은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인 ‘평택캠퍼스’ 방문입니다. 전 세계적인 반도체 공급 부족이 자동차·정보통신(IT) 등 미국의 주력 산업에도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해 5월 워싱턴에서 열린 미한 정상회담에서도 세계 반도체 주요 생산국인 한국과의 협력을 강조한 바 있습니다.
[녹취: 바이든 대통령/지난해 5월] “And they’re going to help fortify and secure the supply chains for things like semiconductors and electric batteries.”
이번 평택캠퍼스 방문도 그 일환이지만 반도체 등 주요 산업의 국제 공급망을 놓고 경쟁하는 중국을 겨냥한 행보라는 해석도 나옵니다.
둘째 날인 21일 바이든 대통령은 국립서울현충원을 참배하고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윤석열 한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합니다. 윤 대통령은 취임 이후 11일 만에 바이든 대통령을 만납니다.
[녹취: 김태효 한국 국가안보실 제1차장] “회담의 의의는 역대 한국 대통령 취임 이후에 최단 기간 내에 개최되는 한미정상회담이라는 것도 남다를 것 같습니다. 11일 만에 열립니다. 미국 바이든 대통령도 취임 이후에 지금까지 인도․태평양 지역은 방문한 적이 없다는 점에서 인도태평양 첫 방문지로 한국을 선택했다는 점도 상징성을 지닐 수가 있겠습니다.”
두 정상은 소인수 회담에 이어 확대 정상회담을 한 뒤 공동기자회견을 통해 공동성명 등을 발표할 예정입니다.
북한을 포함한 한반도 문제, 경제안보, 그리고 인도태평양지역 협력과 국제 현안 등이 주요 의제입니다.
특히 한국의 새 정부가 바이든 행정부의 대중국 견제 움직임과 관련해 어떤 수준의 ‘청사진’을 제시할지도 관심입니다.
저녁에는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기념 만찬이 열립니다.
방한 마지막 날인 22일엔는 한국 경제인들과 만나 ‘경제 외교’를 벌이고, 주한 미국대사관과 주한미군 관계자 등과도 환담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 일정을 마친 바이든 대통령은 22일 오후 일본으로 이동합니다.
기시다 후미오 총리와의 정상회담은 다음 날인 23일 열립니다.
미일 정상은 이번 회담에서 타이완 등 중국 문제와 우크라이나 사태 등에 대한 긴밀한 공조를 확인할 예정이라고 일본 언론들은 보도했습니다.
특히 중국 문제와 관련해 ‘공동으로 억제하고 대처한다’는 등의 문구를 성명에 명시하는 방안을 조율하고 있고 일부 언론은 전했습니다.
미국 대통령이 방문할 때마다 자국 색채를 보여주는 연회장소에서 환대하는 일본은 이번에도 일본식 정원이 딸린 고급식당에서 비공식 만찬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바이든 대통령 순방 마지막 날인 24일에는 대중국 견제 성격의 행사가 이어질 예정입니다.
오전에는 미국, 호주, 일본, 인도 등 인도태평양 4개국 비공식협의체인 ‘쿼드’ 정상회의가 열립니다.
4개국 정상들은 지난해 9월 백악관에서 열린 회의 이후 약8개월 만에 다시 마주 앉게 됩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이날 미국 주도의 새 경제통상 틀인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 출범도 공식 발표할 예정입니다.
IPEF는 중국의 경제 영토 확장을 억제하고 역내 국가를 규합하기 위한 일종의 경제 협력 채널로, 바이든 행정부의 인도태평양 전략의 핵심 구상입니다.
한국과 일본, 호주, 뉴질랜드, 싱가포르,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 8개국이 사실상 참여를 확정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관련국들과 대면 및 화상으로 정상회의를 개최할 계획입니다.
한국의 윤석열 대통령은 화상으로, 일본의 기시다 총리는 대면으로 이 회의에 참석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공식 순방 일정을 모두 마치고 24일 저녁 귀국길에 오릅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임 대통령들과 달리 이번 아시아 순방에서 중국은 방문하지 않습니다.
전임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첫해인 2017년 11월 일본과 한국, 중국 순서로 첫 아시아 순방 일정을 진행했습니다.
바락 오바마 전 대통령도 2009년 11월 첫 아시아 방문에서 일본·싱가포르·중국·한국을 순서대로 찾았습니다.
VOA 뉴스 박형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