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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암호화폐 ‘장외 거래 브로커’ 추적 시급…암호화폐 세탁 핵심 역할”


암호화폐를 묘사한 광고판 그림. (자료사진)
암호화폐를 묘사한 광고판 그림. (자료사진)

북한이 탈취한 암호화폐의 흐름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북한과 불법으로 거래하는 장외 브로커의 움직임을 추적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이들이 북한의 암호화폐 세탁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는 겁니다. 김영교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하버드대 벨퍼센터 산하 북한 사이버 워킹그룹 소속 레이첼 백 연구원은 8일 미 규제 당국이 북한이 탈취한 암호화폐의 자금 흐름을 제대로 파악하기 위해서는 북한과 거래하는 장외 거래 브로커(OTC)를 추적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레이첼 백 연구원] “… where the money goes afterwards. Over the counter brokers, those are the kind of money launderers who will move small amounts of cryptocurrency into wallets across the world, eventually going to North Korean wallets holders or agents who are working for North Korea and sometimes these are carried by hand converted into cash or it can be converted into other coins. Just to try to obscure the origin of the coins as much as possible.”

백 연구원은 이날 VOA와의 전화 통화에서 북한이 장외 거래 브로커를 통해 훔친 암호화폐를 세탁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장외 거래 브로커는 거래소 등 시장이 아닌 곳에서 개인들 간의 암호화폐 거래를 중개하는 사람으로, 거래 기록이 남지 않기 때문에 추적이 어렵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백 연구원은 장외 거래 브로커들이 북한이 탈취한 암호화폐를 작은 금액으로 쪼개 전 세계에 있는 암호화폐 계좌로 옮기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 밖에 장외 거래 브로커들은 암호화폐를 현금화한 뒤 직접 운반하거나 다른 암호화폐로 바꾸는 역할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백 연구원은 말했습니다.

이런 일련의 과정을 통해 암호화폐 출처를 파악할 수 없도록 한다는 겁니다.

백 연구원은 장외 거래 브로커들이 암호화폐를 세탁하는 과정에서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특히 브로커의 상당수가 중국에 기반을 두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장외 거래 브로커들에 대한 법 집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한 북한의 암호화폐 탈취 활동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백 연구원] “I think most definitely that this activity will continue. North Korea would be emboldened by this behavior. Even as regulation is introduced, it's very difficult to identify that the user is North Korean. And actually, that's very difficult for law enforcement to try to investigate the source of these.”

백 연구원은 북한의 암호화폐 탈취 활동이 점점 더 대담해지고 있다면서, 규제가 있지만 당국이 북한 해커들을 추적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미국 사이버보안기업 프루프포인트의 라이언 칼렘버 부사장은 VOA에 북한의 불법 행위를 돕는 장외 거래 브로커들의 활동이 활발한 배경에 대해 암호화폐가 일반인들보다는 범죄자들에게 더 유리한 구조로 만들어져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칼렘버 부사장은 일반인들이 일상 생활에서 암호화폐를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이 아직 많지 않고 투자 자산으로서만 인식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암호화폐 자체가 정부의 규제를 피하고자 하는 자유의지론적(libertarian)인 성격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북한 정권과 연계된 사이버 범죄자들을 규제하는데 어려움이 있다고 칼렘버 부사장은 덧붙였습니다.

[녹취: 칼렘버 부사장] “What becomes problematic incentive is that cryptocurrency is incredibly useful for criminals, and it's less useful, other than maybe as an investment asset class for everyday people. And that challenging set of incentives helps a lot of crypto community who are again, generally libertarian anyway, away from the sort of regulation that would make a North Korean nation state-aligned cyber criminals life a lot harder.”

칼렘버 부사장은 미국과 국제 사회가 이런 허점을 극복하기 위한 규제를 만들어가고 있지만 암호화폐 시장의 발전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하버드대 벨퍼센터의 북한 사이버 워킹그룹은 지난달 “북한의 암호화폐 운영: 대안적 수익원”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암호화폐 채굴과 컴퓨터를 해킹한 후 암호화폐를 채굴하는 크립토재킹, 그리고 암호화폐공개(ICO) 사기 행위 등 북한이 암호화폐 영역에서 벌이는 불법 활동에 대해 분석했습니다.

워킹그룹은 이 보고서에서 특히 북한 정권이 암호화폐 채굴과 관련해 올해 새로 나온 이더리움 2.0 블록체인에 관심을 가질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암호화폐 채굴은 블록체인으로 불리는 암호화폐의 디지털 원장에 거래 기록을 추가하고 보상을 받는 활동으로, 이 과정에서 대규모 컴퓨터 연산을 수행하기 위해 통상 막대한 전력이 소모됩니다.

하지만 이더리움 2.0은 기존의 암호화폐 하나를 채굴하는데 1천800 킬로와트 이상의 전력이 소모되는 것과는 달리 전력소비를 99.9% 줄이면서도 채굴이 가능하게 설계됐다는 겁니다.

보고서는 북한처럼 컴퓨터의 하드웨어 성능이 낮은 곳에서도 암호화폐 채굴이 가능해질 수 있다면서, 북한과 같은 자금난에 허덕이는 국가에는 새로운 이더리움 블록체인이 불법자금을 얻기에 이상적인 환경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VOA뉴스 김영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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