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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샹그릴라 대화' 개막...미중·한중 국방장관 회동 "북한 등 역내 안보현안 논의"


10일 싱가포르에서 아시아 지역 최대 안보회의인 ‘샹그릴라 대화’가 3년 만에 열렸다.
10일 싱가포르에서 아시아 지역 최대 안보회의인 ‘샹그릴라 대화’가 3년 만에 열렸다.

아시아 지역 최대 안보회의인 ‘샹그릴라 대화’가 3년 만에 열렸습니다. 미중, 한중 등 국방수장 간 별도의 회동도 진행된 가운데, 거듭된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 준비 등으로 역내 긴장을 고조하고 있는 북한 문제도 주요 현안으로 다뤄졌습니다. ‘샹그릴라 대회’ 첫날의 주요 일정을 박형주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 주요 국가의 안보수장들이 모이는 역내 최대 안보회의 일명 ‘샹그릴라 대화’가 2박 3일 일정으로 10일 싱가포르에서 막이 올랐습니다.

영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 주관하는 샹그릴라 대화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 이후 2년 연속 취소됐다 3년 만에 다시 열리는 것입니다.

특히 이번 회의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타이완 문제 등을 둘러싼 미중갈등 심화, 여기에 북한의 7차 핵실험 가능성까지 더해지면서 어느 때보다 역내 안보 현안이 대두되는 상황에서 열리는 만큼 이목이 쏠리고 있습니다.

행사 첫날인 10일에는 바이든 행정부 출범 17개월 만에 처음으로 미중 안보수장이 만났습니다.

로이드 오스틴(왼쪽) 미국 국방장관과 웨이핑허(오른쪽) 중국 국방부장이 10일 아시아 지역 최대 안보회의인 '샹그릴라 대화'가 열린 싱가포르에서 회담했다.
로이드 오스틴(왼쪽) 미국 국방장관과 웨이핑허(오른쪽) 중국 국방부장이 10일 아시아 지역 최대 안보회의인 '샹그릴라 대화'가 열린 싱가포르에서 회담했다.

미국 국방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과 웨이펑허 중국 국방부장이 이날 미중 안보관계, 북한과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이유 없는 침공’ 문제를 포함해 국제와 역내 안보현안을 논의했다고 밝혔습니다.

미중 국방장관 회동에서는 양국 간 주요 쟁점인 타이완 문제가 집중적으로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오스틴 국방장관은 타이완 문제와 관련해 “미국은 타이완관계법, 미중 3대 코뮈니케(공동성명), ‘6대 보장’ 등에 따른 오랜 ‘하나의 중국 정책’에 계속 전념하고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고 미국 국방부는 설명했습니다.

오스틴 장관은 특히 “타이완해협 전체의 평화와 안정의 중요성과 일방적인 현상유지 변경에 대한 반대를 재확인”하고 “중국이 타이완에 대한 추가적인 불안정 조성 행위를 자제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거듭된 미사일 발사로 역내 안보를 위협하고 ‘7차 핵실험 임박설’까지 제기되는 상황에서 관련국 간 회동에서는 이 문제도 주요 현안으로 다뤄졌습니다.

특히 2년 7개월 만에 이뤄진 한국과 중국 국방장관 회동에서는 북한 문제가 집중적으로 거론됐습니다.

한국 국방부에 따르면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이날 웨이펑허 중국 국방부장에게 “최근 북한의 연이은 도발로 인해 한반도 안보 상황이 매우 우려스럽다”면서 “한국과 중국이 공조하여 북한이 핵을 보유하는 비용보다 핵포기로 얻을 수 있는 혜택이 더 크다는 것을 인식하도록 노력해 나갈 필요성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 “이 과정에서 중국이 건설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이에 대해 웨이펑허 중국 국방부장은 “중국으로서는 한반도에서의 평화 유지와 한반도 비핵화라는 목표를 일관되게 유지해왔다”면서 “한국과 중국이 한반도 문제에 대해 이해를 공유하는 만큼 이를 해결하기 위해 함께 협조해 나갈 것을 희망한다”고 말했다고 한국 측은 설명했습니다.

한국 측은 이날 캐나다와 뉴질랜드, 싱가포르 등 역내 국방장관들과 각각 회동하며 북한 문제에 대한 협력을 촉구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캐나다의 애니타 아난드 국방장관은 “캐나다는 유엔 대북제재의 충실한 이행 등의 방식을 통해 한반도 평화에 기여해 오고 있다”면서 “캐나다는 앞으로도 한반도에서의 평화 구축을 위한 필요한 협력을 적극 지원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국 국방부는 설명했습니다.

또 뉴질랜드의 피니 헤나레 국방장관은 “최근 북한의 잇따른 미사일 발사 등 한반도에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데 대해 우려를 표명하면서, 뉴질랜드는 그간 대북제재의 충실한 이행과 북한 미사일 발사에 대한 국제사회의 북한 규탄 서명에 적극 동참해 오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10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 지역 최대 안보회의인 ‘샹그릴라 대화’에서 기조연설을 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10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 지역 최대 안보회의인 ‘샹그릴라 대화’에서 기조연설을 했다.

한편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이날 샹그릴라 대화 개막식 기조연설에서 북한의 거듭된 미사일 발사를 거론하며 “북한이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하고 핵과 미사일 활동을 강화해 국제사회에 분명하고 심각한 도전을 제기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녹취: 일본 총리/ 통역] “As such, North Korea is strengthening its nuclear and missile activities in violation of UN Security Council resolutions, posing a clear and serious challenge to the international community. It is deeply regrettable that the recently proposed Security Council resolution was not adopted as a result of the exercise of the veto. The abductions issue, which is a top priority for my administration, is also a serious violation of human rights.”

이어 유엔 안보리의 대북 결의안이 거부권 행사로 채택되지 못한 것과 관련해 “매우 유감”이라고 밝히는 한편 “일본 정부의 최대 우선순위인 (북한에 의한) 납북자 문제는 심각한 인권 위반”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기시다 총리는 일본, 미국, 한국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협력하고 역내 안보 영역 등에서도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미국과 한국, 일본 3국 국방장관은 이번 샹그릴라 대화 기간 3자 회담을 열어 북한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에 대한 대응 방안 등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VOA 뉴스 박형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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