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평양 순안공항 북부 활주로에 방역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이는 구조물이 등장했습니다. 최근 중국에서 싣고 온 방역 물자가 보관돼 온 곳인데, 북중 접경지대의 ‘의주비행장’에 들어선 것과 같은 방역 시설인지 주목됩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최근 순안공항 북부 활주로에 역 니은(ㄴ) 형태의 구조물이 포착됐습니다.
‘플래닛 랩스(Planet Labs)’가 12일 촬영한 위성사진에 나타난 이 구조물은 활주로의 남쪽 끝부분을 기준으로 북쪽으로 약 540m 떨어진 지점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구조물은 지난달 28일부터 설치되기 시작해 8일을 전후해 지금의 모습을 갖춘 것으로 추정됩니다.
위성사진의 화질이 낮아 정확한 파악은 어렵지만 전체적인 모습은 하얀색으로 된 외벽이 남쪽과 동쪽에 서 있고, 그 안쪽으로 특정 물체가 놓인 형태입니다.
크기는 남쪽 외벽이 약 50m, 동쪽은 약 40m입니다.
구조물이 들어선 지점은 당초 북한이 17m의 직사각형 물체 여러 개를 보관하던 곳입니다. 만약 직사각형 물체가 여전히 그 자리에 남아 있다면 하얀색 구조물이 이를 둘러싸고 있는 것입니다.
17m의 물체는 지난달 16일 북한 고려항공 소속 수송기 3대가 중국 선양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방역에 필요한 의약품과 물자를 운송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직후 등장했습니다. 따라서 이 물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방역과 관련된 물품이며, 일정 기간 격리 중인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현재 이 구조물의 남쪽 약 500m 지점에는 당시 중국 선양을 다녀온 수송기 3대가 여전히 격리 상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북한이 어떤 이유로 새 구조물을 만들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현장에 수송기 3대가 서 있고 중국산 물자가 보관돼 온 점으로 볼 때 신종 코로나 방역과 관련된 시설이라는 추측이 나옵니다.
북한은 북중 접경지역에 위치한 의주비행장에도 대규모 소독시설을 만들어 열차를 통해 중국에서 건너온 화물을 보관해 왔습니다.
또 선박을 이용한 물자가 유입되는 남포항에도 대형 컨테이너를 이용한 외벽을 만드는 등 방역 관련 노력을 기울이는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만약 순안공항에도 이 같은 방역 관련 시설이 들어서는 것이라면 항공편을 이용한 물자 반입을 준비하는 게 아니냐는 추정도 제기될 수 있습니다.
순안공항은 남부와 북부에 각각 활주로가 1개씩 마련돼 있으며, 이번에 새 구조물이 포착된 곳은 군용 목적으로 활용돼 온 북부입니다.
다만 새 구조물과 방역 물자가 북부 활주로에 놓인 탓에 항공기 이착륙은 남부에서만 가능한 상태입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