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 총격으로 사망한 한국 공무원 사건에 대해 한국의 윤석열 정부가 당시 피해자의 월북 증거를 찾지 못했다고 밝히고 사과한 뒤 한국 국회 야당을 중심으로 한 정치적 논란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미국 내 전문가들은 사건의 본질은 잘못된 것을 바로잡아 정의를 되찾는 데 있는 것이라면서 정치적 논란이 될 내용이 아니라고 지적했습니다. 안소영 기자입니다. (영상편집: 이상훈)
북한군 총격에 의해 사망한 고 이대준 씨의 아들은 지난 20일 한국 국회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비대위원장 발언에 대한 피살 공무원 아들의 반박문이라는 제목의 편지를 공개했습니다.
이 씨의 아들은 편지에서 한 가정의 아픔을 공감하지 못하고 정치적 발언을 무책임하게 내뱉는 것에 국회의원 자격을 묻지 않을 수 없다면서 월북이 확실하다는 듯 주장한 쪽이 월북의 증거를 내놓아야 하며 증거를 내놓지 못하면 함부로 월북이라는 단어를 입에 올려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습니다.
앞서 우상호 비대위원장이 해당 사건에 대한 윤석열 정부의 조사와 관련해 당시 문재인 정권은 국민 희생에 대해 강력히 항의했고, 이례적으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사과도 받았다면서 북한의 눈치를 본 게 아니라 북한을 굴복시킨 일이라고 주장하고 이대준 씨의 월북 의사 여부가 중요한 게 아니라 국민이 북한군에 의해 희생돼 그걸 항의했고 사과를 받아 마무리된 사건이라고 규정한 데 대한 반박입니다.
고 이대준 씨의 아내 권 모 씨는 21일 VOA와의 전화 통화에서 남편의 자진 월북 증거가 없다는 수사 결과 이후 또다시 월북을 입에 올리는 국회의원의 발언에 가족들은 2차 피해를 당해 절망스럽다고 밝혔습니다.
권 모 씨 / 고 이대준 씨 아내
“죽은 자는 말이 없다고 한 가족 묻어 버리는 것은 정말 식은 죽 먹기구나. 정부에서 권력을 이용해서 힘없는 국민을 이렇게 바보로 만들고 월북자 가족으로 만드는 건 정말 시간문제였구나 이런 생각이 드는 거예요.”
권 씨는 모든 국민이 소중한 목숨이라며 어떻게 선택적으로 월북 의도 여부 문제가 아무 일도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면서 진상 규명은 법적 소송 등을 통해 진행하고 명예 회복을 위한 절차를 밟아 나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에 대해 VOA는 우상호 의원 측에 어떤 입장인지 질의를 했지만 우 의원 측은 답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미국의 인권 전문가들은 해당 사건은 정치적 논란의 대상이 아니라고 지적했습니다.
로버트 킹 전 미국 국무부 북한인권특사는 특히 한국은 분명히 적법한 판결을 보장하는 법체계가 있다면서 해당 사건이 정치적 이슈가 된 것은 불행한 일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로버트 킹 / 전 미국 국무부 북한인권특사
“한국 내 정치적 이슈가 된 것은 불행한 일입니다. 한국은 적법한 판결을 보장하는 방식으로 작동하는 공인된 법체계를 가지고 있다는 것은 매우 분명한 것입니다.”
미국 내 인권단체인 북한인권위원회의 그레그 스칼라튜 사무총장도 해당 사건은 북한 정권에 의해 행해졌지만 문재인 정부는 그를 보호하는 데 실패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레그 스칼라튜 / 북한인권위원회 사무총장
“이것은 정치적 사안도 논란의 여지가 있는 문제도 아닙니다. 한국 국민이며 한국의 공무원이 살해됐습니다. 시신이 불에 탔습니다. 이것은 북한 정권 요원에 의한 것인데 한국 정부와 문재인 대통령은 그를 보호하는 데 실패했습니다.”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그러면서 사건의 본질은 정치적 논란의 여지조차 없는 정의 추구의 문제라면서 현재 한국 정부는 전 정부의 실패를 바로잡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VOA 뉴스 안소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