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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올해 대중 비료 수입 급감 속 5월엔 ‘0’…“식량난 가중 우려” 


지난해 10월 한국 김포에서 바라본 북한 개풍의 논.
지난해 10월 한국 김포에서 바라본 북한 개풍의 논.

올해 북한의 대중 비료 수입이 지난해보다 크게 줄어든 가운데 특히 5월에는 사상 처음으로 수입이 전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외화 부족 등을 원인으로 꼽으면서 식량난이 더 가중될 가능성을 우려했습니다. 조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에서 최근 심각한 가뭄에 따른 식량난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올들어 농사에 사용되는 비료 수입도 급감한 것으로 나났습니다.

VOA가 중국 해관총서의 2017년부터 올해까지 지난 5년 간 매년 1~5월 사이 대북 비료 수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북한의 비료 수입액이 크게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구체적으로 북한은 2017년 1월부터 5월까지 약 2천 500만 달러어치의 비료를 수입했고, 2018년 약 2천 847만 달러어치, 2019년 약 3천 322만 달러어치를 수입했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유행이 본격화된 지난 2020년부터는 국경봉쇄 여파로 비료 수입이 크게 줄어 2020년 약 180만 달러를 기록했지만 2021년 다시 2천 419만 달러로 큰 폭의 회복세를 보였습니다.

그러나 올해 다시 471만 달러로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마저도 2월과 4월에만 수입이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특히 예년의 경우 수입이 많았던 5월에 사상 처음으로 비료 수입이 전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주목됩니다.

북한은 주로 가을 수확기를 앞두고 파종이 이뤄지는 4월과 5월에 집중적으로 많은 양의 비료를 수입해 왔으며, 신종 코로나 확산 여파로 국경봉쇄를 시작했던 2020년에도 적은 양이지만 꾸준히 비료를 수입했습니다.

브래들리 뱁슨 전 세계은행 고문은 23일 VOA에 “북한의 외환보유고가 바닥을 드러냈기 때문”이라며 “제재 회피 외에는 외화를 획득할 방법이 없기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녹취 : 뱁슨 전 고문] “Yeah, I think probably the biggest reason is they're run out of foreign exchange. You know, that they have to pay for them. And because the border closing and the sanctions, they're not able to earn foreign exchange except in sanctions evasion mechanisms, but I doubt they have their hands on hard currency that will allow them to purchase large amount of fertilizer even how they really need it.”

뱁슨 전 고문은 북한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에 따른 국경봉쇄 영향이나 핵과 미사일 개발에 따른 국제사회의 제재 당시에도 비료 수입을 해왔다면서, 최근 전반적인 경제 상황이 악화되고 제재 회피를 통한 외화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비료 수입에 차질을 빚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 중국이 무상 원조 차원에서 비료 등을 지원하지 않는 한 최근 가뭄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북한 주민들의 식량 사정이 더욱 악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특히 만성적인 북한의 가뭄과 홍수에 따른 식량 안보 위기가 올해 더욱 심각하다는 국제기구들의 평가가 잇따르고 있다면서, 비료 수입 급감으로 인한 식량 위기가 가중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뱁슨 전 고문은 아울러 비료를 자체 생산하겠다는 김정은 위원장의 공언도 핵과 미사일 개발에 따른 국제사회의 제재로 원자재 수입이 제한되면서 지켜지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 당국이 현재 식량 안보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국제사회의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관계를 회복하는 것이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 뱁슨 전 고문] “Well, the fundamental measure is to get into a relationship with other countries where they allow them to help them. I mean, they've been offered humanitarian assistance for both for COVID or whatever humanitarian food needs they have, but they haven't been willing to accept it recently. And maybe because of COVID fears or or political decision but ultimately they're going to have to have an economy that is more open.

뱁슨 전 고문은 북한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에 대한 두려움이나 정치적 이유로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국제사회의 인도적 지원을 수용해야 하고, 궁극적으로는 보다 개방적인 경제 체제로 전환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북한 경제 전문가인 윌리엄 브라운 메릴랜드대 교수는 북한의 비료 수급 차질은 의심의 여지 없는 문제지만 해결할 수 없는 문제도 아니라면서, 북한이 정말 필요했다면 비료 수입에 더 높은 우선순위를 둘 수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 브라운 교수] “It's a problem, no doubt. But it's also a problem that they can solve if they really need it. You know, they could put a higher priority on fertilizer import, obviously in May that they did not.

브라운 교수는 북한의 비료 수급과 식량 부족은 이미 만성적인 문제가 됐다면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노후화된 자체 비료 생산 시스템을 개선하고 집단화된 농업 시스템을 없애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자력갱생을 포기하고 국제사회와의 협력을 통해 선진화된 비료 공정 체계를 도입하고 1980년대 중국이 취했던 것처럼 집단 농장을 민영화한다면 김 위원장의 목표대로 자급자족이 가능해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VOA 뉴스 조상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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