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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측 "루한시크 최후 거점 리시찬스크 포위"...우크라이나 남부 점령지 저항운동 본격화


우크라이나 동부 리시찬스크 시내 석유 정제 시설에서 지난달 23일 폭격 직후 짙은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자료사진)
우크라이나 동부 리시찬스크 시내 석유 정제 시설에서 지난달 23일 폭격 직후 짙은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자료사진)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거점 도시 리시찬스크를 러시아군 측이 완전히 포위했다고 이 지역 친러시아 세력이 2일 발표했습니다.

러시아군 편에서 전투에 참가하고 있는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 측은 이날 "루한시크의 마지막 전략적 고지를 점령했다"고 현지 언론에 밝히고 "리시찬스크가 완전히 포위됐음을 의미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리시찬스크는 루한시크 주에서 유일하게 러시아 측이 완전 장악하지 못한 주요 도시입니다.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 내 루한시크와 도네츠크 위치. 아래 주황색은 지난 2014년 러시아가 강제 병합한 크름반도(크림반도).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 내 루한시크와 도네츠크 위치. 아래 주황색은 지난 2014년 러시아가 강제 병합한 크름반도(크림반도).

우크라이나 정부는 즉각 이같은 발표를 부인했습니다.

우크라이나 국가방위대는 이날 "리시찬스크 주변에서 격렬한 전투가 벌어지고 있지만 도시는 포위되지 않았으며, 우크라이나군이 통제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그 근거로 우크라이나 측은 이 일대에서 러시아군을 격퇴하는 장면이 담긴 동영상을 잇따라 소셜미디어에 올리고 있습니다.

루한시크 주는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 도네츠크 주와 함께 자리잡고 있습니다.

이들 지역에서는 친러시아 분리주의 세력이 '루한시크인민공화국(LPR)'과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을 각각 수립하고 우크라이나 정부에 맞서왔습니다.

지난 2월 24일 러시아군의 전면 침공 이전에, 루한시크 주에서 친러세력이 장악한 면적은 절반 정도였으나, 최근 전투에서 확장을 거듭해 주 전체를 사실상 영향권에 넣게 됐습니다.

러시아는 전쟁 초기 수도 크이우(러시아명 키예프)를 비롯한 북중부 공략에 실패하자, 지난 4월 '전쟁 2단계' 개시를 선언하고 병력을 빼내 재배치했습니다.

지난달 말에는 루한시크 주도 역할을 해왔던 세베로도네츠크를 완전 점령했습니다.

리시찬스크는 세베로도네츠크에서 시베르스키도네츠강 건너에 있는 '쌍둥이 도시'입니다. 이 지역이 함락되면 우크라이나는 루한시크 주를 완전히 잃게 됩니다.

◼︎ 남부 점령지 저항운동 본격화

이런 가운데, 러시아군이 점령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남부 일대에서 저항 운동이 본격화되고 있다고 CNN이 1일 보도했습니다.

CNN은 최근 2주간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 주에서 러시아 편에 선 우크라이나인을 암살하려는 시도가 3건이나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헤르손 주 교도행정 책임자인 에우제니 소볼레우는 지난달 16일 암살 표적이 됐습니다.

소볼레우의 흰색 아우디 'Q7' 차량의 유리창이 폭발로 깨지고 차체도 크게 망가졌으나, 소볼레우는 병원으로 옮겨진 뒤 살아남았습니다.

지난달 24일에는 헤르손 주 청소년체육부 책임자 드미트리 사블루첸코가 공격받아 숨졌습니다.

이 지역 시민군 측은 "배신자 사블루첸코가 차 안에서 폭발했다"면서 "우리 저항군이 또 다른 승리를 거뒀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지난달 28일에는 또 다른 친러시아 관리가 타고 있던 차에 불이 났습니다. 신원이 알려지지 않은 이 관리는 다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헤르손 주는 지난 2014년 러시아가 강제 병합한 크름반도(크림반도)와 우크라이나 내륙을 이어 돈바스까지 연결하는 요충지입니다.

러시아군은 지난 3월부터 이 지역을 점령하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주요 도시와 전략 요충지
우크라이나 주요 도시와 전략 요충지

◼︎ 교황 "유엔, 권위 주장할 힘 없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1일, 국제기구들이 전쟁과 분쟁을 예방하고 평화 수호하는 일에 무기력하다고 지적했습니다.

교황은 이날 아르헨티나 국영통신사 '텔람(Télam)'과의 인터뷰에서 '국제기구를 통한 평화가 가능한가'라는 질문에 이같은 의견을 밝혔습니다.

교황은 특히 유엔을 가리키면서 "2차 세계대전 이후 유엔에 대한 신뢰가 있었으나, 현 시점에서 유엔은 그 권위를 주장할 만한 힘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어서 "유엔은 지금 우리가 유럽(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보고 있는 것과 같이 분쟁을 해결할 힘이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교황은 이같은 진단이 "국제기구를 모욕하려는 게 아니"라며, "단지 헌장과 규정들이 유엔에 그러한 힘을 허용하지 않는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VOA 뉴스 오종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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