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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고테묄러 전 나토 사무차장] “나토, 한국과 군사훈련 할 수 있어…북한 비핵화 기술적 지원 가능”


로즈 고테묄러 전 나토 사무차장
로즈 고테묄러 전 나토 사무차장

북대서양조약기구, 나토가 한국과 일부 군사훈련을 함께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로즈 고테묄러 전 나토 사무차장이 밝혔습니다. 고테묄러 전 사무차장은 6일 VOA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한국 대통령의 나토 정상회의 참석이 유럽에서의 긴밀하고 집중적인 협력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하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고테묄러 전 사무차장은 중국이 서방과의 연대를 강화하고 있는 한국에 경제적 보복을 가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며, 중국은 미국과의 경제적 충돌을 원치 않아 조심하는 상황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북한 비핵화와 관련해선 나토는 미국의 요청이 있을 경우 기술적 지원을 제공할 역량과 의사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2016년부터 2019년까지 나토 사무차장을 역임했고 그보다 앞서 5년여 간 미 국무부 군비통제∙국제안보 담당 차관을 지낸 고테묄러 전 사무차장을 조은정 기자가 인터뷰했습니다.

기자) 이번 나토 정상회의에는 한국이 처음으로 참석했는데 어떤 의미가 있습니까?

고테묄러 전 사무차장) 여러 면에서 중요한데요, 우선 한국은 이미 상당기간 나토의 강력한 파트너였습니다. 제가 나토 사무차장으로 있을 때 한국의 대사와 정치 지도자들을 나토 본부에서 만나곤 했습니다. 긴밀한 협력관계였죠. 하지만 나토 동맹과 바이든 대통령이 이번 계기를 잘 활용해 유럽 안보에 아시아 국가들이 갖는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또 바이든 대통령, 윤석열 대통령, 일본 총리들이 만나는 좋은 기회가 마련됐죠. 정상 외교의 좋은 기회였습니다.

기자) 나토와 한국이 이미 긴밀한 관계를 가지고 있었다고 하셨는데, 이번 정상급 회동을 계기로 실질적인 협력이 어떤 부분에서 심화될까요?

고테묄러 전 사무차장) 유럽에서의 긴밀하고 집중적인 협력 활동으로 이어질 것입니다. 결국 나토는 북대서양조약기구니까요. 한국은 러시아와 전쟁을 치르고 있는 우크라이나에에 인도주의 지원 등을 제공했습니다. 나토가 인도태평양으로 이동하는 것이 아니며, 나토가 동맹체로서 인도태평양에서 활동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물론 미국과 같은 중요한 나토 회원국들은 한국과 긴밀히 연대하고 있으며 한국과 함께 훈련하고 있습니다. 최근에 미한 연합훈련은 더욱 강화됐죠. 하지만 한국의 나토와의 협력은 유럽 지역에서 배가될 것입니다.

기자) 나토가 안보 협력체인데, 한국과 나토의 군사 협력이 강화될 것이라는 뜻인가요?

고테묄러 전 사무차장) 새로운 군사 혁신, 신기술의 영향을 한국과 나토가 함께 이해하고 군사 역량을 함께 개발하며 일부 훈련도 함께 할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은 것은 나토가 인도태평양에서 활동할 것으로 예상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기자) 나토의 새 전략개념에 중국이 ‘구조적 도전’으로 명시됐고, 인도태평양 4개 나라가 나토 정상회의에 초대됐습니다. 나토에 있어 인도태평양의 중요성이 커진 이유는 무엇입니까?

고테묄러 전 사무차장) 제가 나토 사무차장이었을 때, 즉 2016년에서 2019년 사이에 이러한 움직임은 시작되고 있었습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제게 벨기에 브뤼셀 주재 중국 대사와 긴밀히 협력해 중국과 효과적인 의사소통 채널을 구축할 것을 지시했습니다. 신흥 강국인 중국이 유럽의 무역과 경제는 물론 잠재적으로는 안보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는 판단이었습니다. 중국은 러시아와의 협력을 강조하기 시작했고 합동 훈련을 위해 발트해도 여러 번 방문했습니다. 따라서 나토가 중국과 연락 채널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했죠. 지금까지도 그러한 상황은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나토는 중국이 도전을 제기할 수도 있다고 밝히고, 중국을 주의 깊게 바라보고 있는 것이죠. 하지만 저는 나토가 계속 중국과 협력할 방법을 찾을 것이라고 보고, 양측은 군축과 비확산 문제에 대한 토론도 할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나토의 현재 가장 큰 관심, 전략개념의 가장 큰 강조점은 러시아의 위협입니다. 나토가 중국과 소통 채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좋은 일이고, 이에 따라 한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와 같은 협력국들의 중요성도 배가됐습니다.

기자) 최근 몇 년간 한국은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균형 외교’, ‘전략적 모호성’을 추구한다는 지적을 받았습니다. 경제는 중국과, 안보는 미국과 협력한다는 기조였습니다. 한국이 이번 나토정상회의에 참석함으로서 자유민주주의 국가들과 연대를 강화한다는 신호를 보내는 것일까요?

고테묄러 전 사무차장) 윤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미국과 다른 동맹들, 파트너들 그리고 나토와의 긴밀한 협력을 추구한다는 강력한 신호를 분명히 보냈습니다. 그것은 한국이 억지와 방어를 새롭게 강조한다는 뜻입니다. 저는 미 공군의F-35 스텔스 전투기들이 한국에 도착해 한국 공군과 연합훈련을 하는 것을 주목합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방해한 절차를 재개하고, 연합 군사훈련을 다시 강조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한국을 위협할 수 있는 국가들에게 미국과 한국이 중요한 신호를 보내는 것입니다. 매우 중요한 진전입니다.

기자) 한국이 미국과 서방 국가들과 더욱 긴밀한 연대에 나서는데 대해 중국이 경제적 보복을 가할 것이라고 보십니까? 미국이 동맹들에게 나토 헌장 5조와 같은 공약을 경제 문제에도 제공해야 한다는 일각의 생각에 동의하십니까?

고테묄러 전 사무차장) 미국은 명백히 경제적 힘을 여러 방법으로 쓰고 있습니다. 중국은 현재 ‘미묘한 균형 잡기’(delicate balancing act)를 하고 있습니다. 러시아와의 무역과 경제 협력으로 인한 ‘세컨더리 제재’를 받지 않기 위해서죠. 미국은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주도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러시아를 강력하게 압박하기 위해 경제적 능력을 활용하고 있고, 중국도 이를 인식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세컨더리 제재’는 물론 미국과의 경제적 충돌 그 자체를 피하고자 합니다. 솔직히 저는 중국이 한국에 대해 대대적이고 강력한 경제적 압박을 가할 것으로 보지 않습니다. 그럴 경우 미국과 충돌할 것이며, 미국은 중국을 강하게 압박할 능력이 있다는 것을 중국도 알기 때문입니다. 미국은 막대한 경제력을 행사할 능력이 있습니다. 누군가가 미국의 그러한 능력을 나토 헌장 5조와 같다고 규정하는지 여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미국이 동맹, 파트너들의 경제적 이익을 지지하기 위해 협력할 능력이 있다는 점입니다.

기자) 지난 2018년 나토 사무차장으로 재임하실 당시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안보회의, 샹그릴라 대화에서 나토가 북한 비핵화를 지원할 것이라고 밝히셨습니다. 나토가 북한 비핵화에 어떤 새로운 기여를 할 수 있다고 보십니까?

고테묄러 전 사무차장) 나토의 회원국인 미국이 나토에 어떤 요구를 하는지에 많이 달려있습니다. 만일 나토가 더 적극적으로 참여해 달라는 초대를 받는다면 기꺼이 적극적인 역할을 할 것입니다. 나토는 그럴 능력이 있습니다. 나토는 한반도의 비핵화를 선언적 정책을 통해 지지하고 있습니다. 나토는 또한 핵 비확산 체제를 확고하게 지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반도) 비핵화 외교의 실질적인 측면에서 나토가 더 적극적으로 개입할지 여부는 분명히 미국에 달려 있습니다.

기자) 나토가 적극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외교적인 협상입니까 아니면 기술적인 비핵화 절차를 말하는 것입니까?

고테묄러 전 사무차장) 둘 다 가능합니다. 나토는 핵위협 감축, 핵안전, 민간 핵시설의 안전한 해체 등에 상당한 경험이 있습니다. 따라서 나토 국가들은 상당한 기술적 지원을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나토 국가들에 그러한 기술적 지원을 요청하는 것은 실로 미국에 달려 있습니다.

기자) 애덤 셰인먼 미국 대통령 핵 비확산 특별대표는 최근 인터뷰에서 오는 8월 1일 개막하는 제10차 핵확산금지조약(NPT) 재검토 회의에서 북한 문제가 주요 안건으로 다뤄져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어떤 부분이 논의돼야 할까요?

고테묄러 전 사무차장) 북한의 NPT 탈퇴는 NPT 재검토 회의의 계속 반복되는 주제입니다. NPT 조약 체결국들은 북한이 다시 돌아오길 언제나 원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재검토 회의에서는 북한 사태 이후 앞으로 탈퇴 문제를 어떻게 다룰 것인지를 계속 논의하고 있고, 이번에도 다뤄질 것으로 봅니다. 특히 북한이 7차 핵실험을 감행한다면 NPT 체결국들은 NPT 조약상의 군축과 비확산 노력을 강화하기 위한 추가적인 행동의 필요성에 집중할 것입니다. 그들은 또 북한의 핵실험을 규탄할 것입니다.

기자) NPT 체결국들이 북한을 규탄하는 것을 넘어 실제로 처벌할 수 있는 능력이 있나요?

고테묄러 전 사무차장) NPT는 전 세계적으로 강력한 도덕적 경고를 보냅니다. 또한 북한이 국제사회에서 고립돼 있는 것은 사소한 일이 아닙니다. 북한은 뉴욕에서 열릴 NPT 재검토 회의를 비롯한 국제 외교에서도 고립됐고, 국제 경제에서도 고립돼 있으며, 수년 간 채택된 일련의 제재에 따라 많은 고통을 받고 있습니다. NPT 공동체 그 자체가 북한에 제재를 가하지는 않지만 NPT 체결국들이 군축과 비확산, 평화적 원자력 이용을 증진하기 위한 책임의 연장선에서 대북 제재를 전적으로 이행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NPT 체결국들은 북한을 처벌하기 위해 많은 일들을 하고 있습니다.

기자) 국무부 군비통제∙국제안보 담당 차관을 역임하셨습니다. 북한의 7차 핵실험에 바이든 정부가 어떤 대응을 할 것을 조언하십니까?

고테묄러 전 사무차장) 제가 언론을 통해 파악하기로는 벌써 북한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고 북한을 더욱 고립시키기 위한 준비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러한 경제적 압박은 코로나-19의 재앙을 겪고 있는 북한 주민들에 불행히도 영향을 줍니다. 북한 정권이 자국민들에게 그러한 경제적 고립을 불러오는 것은 극도로 불행한 일입니다. 저는 바이든 정부가 북한에 코로나-19 백신 제공을 제안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저는 북한이 그 지원을 받길 바라지만 북한은 아직 긍정적으로 답하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앞으로 지켜봐야 하겠지만, 바이든 정부는 (북한의 핵실험에 대응해) 경제적 조치를 취할 것이며, 방위와 안보 분야에서도 계속해서 조치들이 이뤄질 것입니다. 현재 미한 간 F-35 전투기 합동 훈련의 연장선이 될 것입니다.

지금까지 국무부 군비통제∙국제안보 담당 차관을 역임한 로즈 고테묄러 전 나토 사무차장으로부터 한국 대통령의 나토 정상회의 참석 의의와 북한 비핵화에서의 나토의 역할 등을 들어봤습니다. 인터뷰에 조은정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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