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부인 올레나 젤렌스카 여사가 18일 미국을 방문해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을 면담했습니다.
블링컨 장관은 이날 국무부 청사에서 진행된 면담을 통해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속적 지원을 거듭 약속했다고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이 밝혔습니다.
블링컨 장관은 또한 젤란스카 여사가 우크라이나 전쟁 피해자들의 트라우마 치료를 지원하는 활동을 하는 것에 사의를 표했다고 프라이스 대변인은 덧붙였습니다.
이날 두 사람의 만남은 비공식 일정이었으나, 우크라이나 매체들은 주요 뉴스로 다뤘습니다.
젤렌스카 여사는 이날 미 국제개발처(USAID)도 방문해, 다각적인 지원에 감사를 표시했습니다.
젤란스카 여사는 이어서 19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부인 질 바이든 여사와 회동합니다. 두 사람은 지난 5월 바이든 여사가 우크라이나를 방문했을 때 만난 인연이 있습니다.
아울러 젤란스카 여사는 20일 미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연설할 예정입니다.
◼︎ 젤렌스키, 국가보안국장·검찰총장 해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국가보안국(SBU) 국장과 검찰총장을 17일 전격 해임했습니다. 해당 기관들에서 반역 행위가 다수 적발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밤 영상 연설에서 이반 바카노우 SBU 국장과 이리나 베네딕토바 검찰총장을 해임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이같은 조치의 사유에 관해, SBU와 검찰 조직 내부에서 러시아와 협력한 혐의가 무더기로 드러났다고 젤렌스키 대통령은 밝혔습니다.
두 기관 직원들의 반역·부역죄 혐의로 형사 소송 절차를 진행 중인 것만 651건에 달하고, 특히 60여명은 러시아 점령 지역에 남아 우크라이나에 맞서 활동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따라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번 일은 관련 조직 리더십에 매우 큰 의문을 불러 일으킨다"며 조직의 수장들이 책임져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이번 조치는 정보기관 최고 책임자와 사정기관의 수장을 동시에 물러나게 한 것이어서, 우크라이나 정부 조직 운영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일로 평가됩니다.
◼︎ 대통령의 죽마고우
바카노우 SBU 국장은 젤렌스키 대통령과 어린 시절부터 친구였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정치에 입문하기 전 배우로 활동할 때도 함께 일했습니다.
지난 2019년 젤렌스키 대통령이 SBU를 개혁하겠다며 바카노우 국장을 임명하자, 관련 이력이 전혀 없어 정보 기관을 이끌기 적합하지 않다는 비판이 나왔습니다.
지난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는 과정에서 정보 수집 실패와 개전 이후 러시아군의 헤르손 점령 과정 오판 등으로 젤렌스키 대통령이 바카노우 국장의 교체를 고려하고 있다는 보도가 지난 달에 나왔습니다.
그러다가 SBU 직원들이 러시아 측에 부역하고 있다는 논란이 커지자 해임한 것입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바카노우 국장을 해임하면서 '우크라이나 군 형법 47조'를 인용했습니다. 이 조항은 '직무를 등한히 해 사상자를 발생시키거나 다른 중대한 결과를 촉발한 경우'에 적용됩니다.
한편,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17일) 브리핑에서, 전쟁 초기 해임됐던 올레그 쿨리니치 전 SBU 크름반도(크림반도) 지국장이 전날(16일) 반역 혐의로 구금됐다는 사실도 밝혔습니다. 쿨리니치 전 지국장은 바카노우 국장의 고문이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편 이처럼 진행된 SBU의 난맥상에 관해, 미국이 수집한 정보가 러시아 쪽으로 넘어가지는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미 당국자가 뉴욕타임스에 설명했습니다
◼︎ 전범 수사 총괄 지휘
이날 함께 해임이 발표된 베네딕토바 검찰 총장은 2020년 임명돼, 러시아 침공 과정에서 벌어진 전쟁 범죄 수사를 총괄해왔습니다.
특히 메릭 갈랜드 미 법무장관과 협조해 전범 책임 규명 작업을 이끌어 온 인물이라, 이번 인사 조치는 갑작스럽게 여겨지고 있습니다.
러시아군이 침공하기 전까지 젤렌스키 정부 내각 구성원들은 자주 교체됐으나, 전쟁 발발 이후에는 이번처럼 고위직에 대한 인사는 없었습니다.
이 가운데 어느 정도 예상돼왔던 SBU 국장 경질과는 별개로, 검찰총장 인사 조치는 상당한 파장을 몰고 올 것으로 유럽 매체들이 관측하고 있습니다.
VOA 뉴스 오종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