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전임 정부의 2019년 탈북 어민 강제 북송 사건과 관련해 미국 정부는 북한의 인권 상황에 대해 우려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미국의 법률가들은 탈북 어민들을 강제 북송하기로 한 전임 한국 정부의 결정은 국제난민규약을 위반한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박승혁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조명수)

미국 국무부의 네드 프라이스 대변인은 18일 정례 브리핑에서 최근 한국 통일부가 사진과 영상을 공개해 강제북송 논란이 거세진 2019년 당시 한국 정부의 탈북 어민 북송 사건에 관한 질문을 받았습니다. 프라이스 대변인은 북한의 무력시위와 인권 상황 등은 모두 우려스렵다면서 한국 정부와 그런 우려를 공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네드 프라이스 / 미국 국무부 대변인

“우리는 최근 북한의 전례 없이 많은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해 입장을 밝혀왔습니다. 북한에 관한 우리의 우려는 대량살상무기 개발에 그치지 않습니다. 북한 정권의 인권 상황에 대해서도 심각한 우려가 있습니다. 그런 우려를 동맹인 한국과 공유하고 있습니다.”

프라이스 대변인은 다만 탈북 어민 북송 결정과 절차에 대해서는 한국 정부에게 맡겨야 할 것 같다며 구체적인 답변을 하지는 않았지만 북한 인권 상황에 대한 문제 인식을 한국 정부와 공유하고 있음을 시사한 것입니다.

미국의 법률 전문가들은 전임 한국 정부의 탈북 어민 북송 결정에 대해 한국의 헌법과 국제 협약 위반이라는 비판이 이어졌습니다. 국제법과 인권법 전문가인 미국의 제러드 겐서 변호사는 VOA에 어민들이 북한에서 사형당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불과 며칠 만에 돌려보낸 것은 분명한 국제난민협약 위반이며, 특히 비정치적 중대범죄자는 난민으로 간주되지 않는다는 정의용 당시 국가안보실장의 주장은 국제 난민법을 잘못 해석한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제러드 겐서 / 미국 변호사

“북한에서 탈출한 모든 사람들은 난민으로 간주됩니다. 북한을 허락 없이 떠난 사실만으로 사형당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어민들이 정치 행위를 했었어야만 난민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난민협약이나 국제 난민법의 바른 해석이 아닙니다.”

제재와 인권 문제 전문가인 조슈아 스탠튼 변호사는 탈북어민 북송 사건 당시 정부의 수사는 자백뿐이라면서 증거 없이 북송 결정을 서두른 점이 석연치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조슈아 스탠튼 / 미국 변호사, 제재 인권 전문

“정황을 보면 전임 한국 정부가 추정하는 (어민들의) 유죄 여부를 판별하기 위한 그 어떤 법리 절차도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미국의 법 전문가들은 무엇보다도 한국 사법 체계에서 탈북어민 북송 사건의 경위와 책임자들을 엄중히 수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박승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