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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WGEID, 중국 정부에 탈북민 생사확인·소재 정보 요청


중국 훈춘의 북한 접경 지역에 철책이 세워져있다. (자료사진)
중국 훈춘의 북한 접경 지역에 철책이 세워져있다. (자료사진)

유엔 강제실종 실무그룹(WGEID)이 중국 정부에 통보문을 보내 지난해 중국 공안에 체포된 탈북민 가족의 생사와 행방 등 관련 정보를 요청했습니다. 시진핑 정부는 유엔에 탈북 난민 문제를 언급하지 말라고 압박하고 있지만 유엔 인권기구는 이 사안을 계속 제기하고 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유엔 강제적 비자발적 실종 실무그룹(WGEID·이하 강제실종 실무그룹)은 28일 한국 내 인권 기록 조사단체인 전환기정의워킹그룹(TJWG)에 서한을 보내 중국 정부에 탈북민 관련 통보문을 보냈다고 확인했습니다.

이 단체는 앞서 지난 5월 한국에 사는 탈북민 박보경 씨를 대리해 지난해 1월 중국에서 공안에 체포된 뒤 수감된 것으로 알려진 리홍기 씨 부부와 리태인 씨 등 박 씨 가족 3명에 관한 진정서를 유엔에 제출했었습니다.

유엔 강제실종 실무그룹은 단체에 보낸 서한에서 지난 5월 개최한 제127차 정례회의에서 이 문제를 검토했다며 6월 10일 중국 정부에 이에 관한 통보문을 발송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통보문을 통해 “실무그룹은 이들의 생사와 행방을 명확히 하고 이들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적절한 조사가 이뤄지길 바란다는 기대를 전달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유엔 강제실종 실무그룹] “Working Group expressed its hope that appropriate investigations would be carried out in order to clarify the fate and whereabouts of the aforementioned individuals and to protect their rights.”

아울러 이와 관련해 중국 정부로부터 받는 모든 정보를 적절한 시기에 단체에 전달할 것이라며, 관련성을 고려해 이 통보문을 북한과 일본 정부에도 보냈다고 밝혔습니다.

VOA가 입수한 통보문에 따르면, 유엔은 탈북민 3명의 가족 관계와 신상을 자세히 설명하면서 마지막 목격 장소는 지린성 연길(옌지)의 수감시설이라고 적시했습니다.

이렇게 중국 내 탈북 난민 보호에 관한 유엔의 대중 압박은 중국 정부의 반발과 비협조에도 불구하고 지속되고 있습니다.

앞서 토마스 오헤아 퀸타나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은 지난해 10월 워싱턴에서 연 간담회에서 “중국 정부가 나에게 기본적으로, 중국 내 탈북민 문제에 대해 언급하는 것을 자제하라고 여러 차례 요구했다”고 폭로했었습니다.

[녹취: 토마스 오헤아 퀸타나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 “Several times, they asked me to basically -- and I use their words – to refrain from speaking about the issue of escapees in China. Several times. Of course, I listen to that, but I still comply with what I believe.”

하지만 퀸타나 보고관은 중국 내 탈북 난민 문제는 자신의 임무에 속한 사안으로 신념에 따라 행동했다며, 이후 VOA에 “중국 정부가 국제법에 도전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아울러 퀸타나 보고관과 닐스 멜저 유엔 고문 문제 특별보고관, 미리암 에스트라다 카스틸로 유엔 자의적 구금에 관한 실무그룹 부의장은 별도로 중국 정부에 공동서한을 보내 중국에 구금된 북한인 1천 170명에 관한 정보와 법적 근거 등을 공개적으로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중국 정부는 탈북민을 현장 난민으로 보호해야 한다는 유엔의 입장을 지속해서 무시하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해 9월,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에 보낸 답변서에서 탈북민들은 “불법 경로를 이용해 경제적 이유로 중국에 입국했다”며, “난민이 아닌 불법 이민자들”, “중국의 출입국 절차, 법과 규정 위반”을 언급하며 중국에 불법 입국한 북한인들은 국제 ‘강제송환금지’ 원칙 대상이 아니라고 주장했습니다.

탈북민을 대신해 유엔 강제실종 실무그룹에 진정서를 제출한 전환기정의워킹그룹의 신희석 법률분석관은 28일 VOA에, 통보문 발송은 유엔이 탈북민 문제를 계속 제기하겠다는 긍정적 신호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신희석 법률분석관] “이분들이 중국에서 언제 북한으로 송환될지 모르기 때문에 그런 문제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키려는 의도가 아닐까 저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신 분석관은 또 중국 내 탈북민 보호와 관련해 전임 정부에 이어 현 윤석열 정부도 아직 적극적으로 움직이지 않는다고 지적했습니다.

탈북민 박보경 씨가 유엔에 진정서를 제출하기 전인 지난 3월 한국 대통령 선거 당시 유력 후보였던 현 윤석열 대통령에게 공개서한을 보내 중국의 탈북민 강제 북송을 저지해 달라고 호소했지만, 새 정부 역시 별다른 반응이나 정책이 없다는 설명입니다.

[녹취: 신 분석관] “아직 한국 정부가 별다른 반응이 없다는 것도 상당히 아쉬운 부분입니다. WGEID(유엔 강제실종 실무그룹)도 이렇게 움직이고 있는데, 한국의 윤석열 정부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가?”

실제로 박보경 씨는 당시 VOA에, 가족이 공안에 체포된 뒤 한국 정부에 도움을 호소하고 중개인을 통해 공안 당국에 뇌물을 주려고 했지만 모두 허사여서 당시 윤석열 대선 후보에게 공개서한을 보냈다고 말했었습니다.

[녹취: 박보경 씨] “문재인 대통령은 공약에서 ‘사람이 먼저다’ 이렇게 말하고 올라왔는데 실제로 우리 탈북자들 무시하고 외면하고. 우리 부모님 고향이 원래 대한민국이에요. 그래서 (정부와) 민주당을 믿을 수 없어서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호소한 거죠.”

미국의 한 대북소식통과 한국의 인권단체 관계자는 28일 VOA에 북한 당국이 10월부터 코로나로 외국에서 입국하지 못하는 파견 인력 등 북한인들을 점진적으로 수용한다는 지침을 하달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중국 수감시설에 장기간 체류 중인 탈북민의 북송도 재개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습니다.

이들은 다음 달 한국을 방문할 것으로 알려진 엘리자베스 실비아 살몬 새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과 이신화 신임 외교부 북한인권국제협력대사가 이 문제를 긴급 의제로 논의해 대응 노력을 강화하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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