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서부 국가 베냉 정부가 북한 만수대창작사가 건립한 대형 동상 제막식을 열었습니다. 아프리카에 북한이 제작한 동상이 하나 더 늘면서 유엔 안보리 대북 결의 위반 사례도 새롭게 추가됐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베냉 정부가 북한이 만든 대형 동상의 준공을 기념하는 행사를 열었습니다.
베냉 대통령실 트위터와 유튜브,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베냉 정부는 지난달 30일 제막식을 통해 최대 도시 코토누에 건립된 30m 동상을 공개했습니다.
파트리스 탈롱 베냉 대통령은 동상 아랫부분에 새겨진 문구를 가린 천을 직접 제거하며 동상 제막을 공식화했습니다.
이 동상은 베냉의 전신인 다호메이 왕조의 여군부대 군인 ‘다호메이 아마존’을 형상화한 것으로, 머리가 짧은 여성이 한 손에 창을, 다른 한 손에는 칼을 든 형태를 하고 있습니다.
이날 공개된 문구는 ‘다호메이 아마존’을 ‘국가에 대한 사랑과 헌신의 상징’으로 지칭하면서 ‘용맹했던 그들은 조국을 지키는 법을 알았다’고 소개했습니다.
앞서 VOA는 북한 만수대창작사의 위장회사가 베냉 정부로부터 동상 건설 수주를 받아 이 동상을 건립했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이후 VOA는 한글로 된 동상의 건축도면 컴퓨터 파일을 입수해 북한의 위장 회사가 ‘청룡국제개발회사’이며, 베냉의 ‘생활환경 및 지속개발성’으로부터 수주받았다는 사실을 파악해 공개했습니다.
해당 건축 도면은 높이 30m 달하는 동상의 규모와 한쪽 무릎을 살짝 구부린 채 왼쪽에 창을 든 여군의 모습 등 상세 정보를 담고 있었는데, 완공된 동상의 실제 외형과 상당 부분 일치했습니다.
베냉 정부는 당초 2020년 8월 이 동상을 공개할 계획이었지만 약 2년이 지나서야 제막식을 열었습니다.
이로써 아프리카에는 북한이 제작한 대형 동상이 하나 더 늘었습니다.
현재 아프리카 세네갈과 보츠와나, 앙골라, 차드, 토고, 적도기니, 짐바브웨 등에 북한 만수대창작사가 만든 동상이 세워져 있습니다.
특히 세네갈에 세워진 아프리카 최대 동상 ‘아프리카 르네상스’의 경우 제작비만 수천만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북한이 동상 제작을 통해 상당한 외화 수익을 거뒀다는 지적이 제기됐습니다.
이 때문에 유엔 안보리는 북한의 해외 동상 수출을 전면 금지했습니다.
안보리는 지난 2016년 결의 2321호를 통해 북한이 동상을 수출하지 못하게 했고, 이듬해 추가 채택한 결의 2371호에서는 만수대창작사의 해외법인인 만수대해외프로젝트그룹(MOP)을 제재 명단에 올렸습니다.
또 결의 2397호는 해외에 파견된 북한 노동자 송환이 2019년 12월까지 마무리되도록 했는데, 이후에도 북한 직원들이 동상 건립을 관리하고 감독해 온 것으로 전해졌었습니다.
아울러 안보리는 북한 정권과 연계한 어떤 종류의 사업도 금지했습니다.
이번 동상 제작 과정이 여러 유엔 안보리 결의 조항에 위배된다는 뜻입니다.
동상이 완전한 모습을 드러낸 만큼 안보리가 이 사안을 어떻게 처리할지, 또 베냉 정부가 어떤 해명을 할지 주목됩니다.
VOA는 이번 동상 건립과 관련해 베냉 정부에 여러 차례 이메일을 보냈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습니다.
전문가패널은 올해 3월 공개한 연례보고서에서 VOA가 공개한 동상의 도면과 이 일대를 촬영한 위성사진을 인용해 “베냉의 동상 건립 문제를 계속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