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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톡] "미중 갈등 격화 속 미한동맹 중요...한국, 선명한 태도 보여야"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이 지난 4일 서울에서 김진표 한국 국회의장과 회동 후 공동언론발표 행사를 통해 발언하고 있다. (자료사진)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이 지난 4일 서울에서 김진표 한국 국회의장과 회동 후 공동언론발표 행사를 통해 발언하고 있다. (자료사진)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타이완 방문을 계기로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고조된 가운데 미국 전직 외교 관리들은 중국의 위협이 한반도에 미칠 영향을 주목했습니다. ‘타이완 분쟁’에 대해 개입 의지를 밝힌 일본과 달리 한국은 어느 정도 거리를 두겠지만, 군사력과 미한동맹을 강화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한국 대통령이 방한한 펠로시 의장을 만나지 않은 것은 중국에 잘못된 인식만 줄 뿐이며, 한국이 미중 사이에서 더욱 선명한 태도를 보여야 한다는 제안도 들립니다. 5일 VOA 한국어 서비스의 ‘워싱턴 톡’ 프로그램에 출연한 미첼 리스 전 국무부 정책기획실장과 마크 피츠패트릭 전 국무부 비확산 담당 부차관보의 대담을 함지하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진행자)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타이완을 방문한 이후 중국은 타이완에 대한 군사력을 과시하고 있습니다. 타이완 해협의 위기가 현실화하는 쪽으로 다가가는 건가요?

미첼 리스 전 미 국무부 정책기획실장) 실제로 그렇다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며칠 동안 긴장이 높아졌습니다. 실사격 훈련은 물론 걱정되는 일입니다. 그러나 중국 소셜미디어를 보면 반미 운동 비율과 민족주의자들의 열기는 낮아졌습니다. 홍콩 항셍 지수는 오늘 약 1.7% 올랐습니다. 사람들은 이것을 펠로시의 타이완 방문에 대응해 중국이 응당 해야 할 일 정도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어차피 지나갈 일입니다. 바라건대 그들은 더 나은 관계를 지속할 것이고, 적어도 현상 유지를 계속할 것입니다.

진행자) 중국의 대대적인 무력 시위를 어떻게 보십니까?

마크 피츠패트릭 전 미 국무부 비확산 담당 부차관보·현 국제전략연구소[IISS] 연구원) 어떻게 보면 이번 일을 뚫고 지나간 건 행운이라고 생각합니다. 군사 충돌로 이어질 것이라고 생각하진 않았지만 사람들은 지난 25년간 이야기한 것과는 다른 방식으로 지금 이것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실제 우려가 있었죠. 중국의 무력 과시는 보여주기 용이었지만 섬을 둘러싼 실사격은 새로운 기준을 만들어냈습니다. 다음 위기가 발생하면 중국은 아마도 같은 행동을 하고 그 지점부터 수위를 높일 것입니다. 우리가 더 나은 상황에 있고 위기도 모면했지만 그렇게 좋은 상황은 아닙니다.

진행자) 미국이 ‘하나의 중국’ 정책을 바꿀 가능성이 있습니까?

리스 전 실장) 아니오. 그럴 가능성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바이든 행정부가 그렇게 할 어떤 징후도 없다고 봅니다. 그러나 중국은 ‘하나의 중국’ 정책이 점차 도려내지고 있다고 느끼는 것 같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앞서 ‘하나의 중국’ 정책에 대해 잘못된 말을 몇 번 했습니다. 이것이 중국을 걱정하게 만들었습니다. 백악관은 이를 즉시 철회했습니다. 중국의 입장에서 이런 것들은 불길하게 보일 것입니다. 피츠패트릭 연구원님 말씀에 동의합니다. 이건 앞으로 새로운 선례로 남을 것입니다.

진행자) 최악의 경우 타이완 해협을 둘러싼 군사 충돌 시 바이든 대통령은 타이완 방어를 위한 미국의 군사 개입을 시사했습니다. 정말로 그런 일이 일어난다면 한국과 일본도 끌려들어 갈 수밖에 없게 될까요?

리스 전 실장) 하나씩 보도록 하죠. 타이완에서 군사적 충돌이 일어난다면 말씀하신 것처럼 일본은 관여할 수밖에 없게 될 겁니다. 오키나와의 미군이 활용되기 때문이고 일본의 오랜 역내 이익 때문입니다. 한국은 다릅니다. 미한 상호방위조약은 한반도 바깥에선 한국의 책임을 의무화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한반도에 주둔 중인 미군이 관여할 가능성은 높죠. 그런 일이 일어난다면 미국이 한국과 협의하기를 바랍니다.

진행자) 피츠패트릭 연구원님은 어떻게 보십니까?

피츠패트릭 연구원) 저도 동의합니다. 주일미군은 말하자면 첫 대응 병력이 될 것입니다. 주일미군은 그런 역할을 합니다. 타이완 방어에 투입되는 것이죠. 주한미군은 명백히 그런 임무를 가진 건 아닙니다. 그런 임무에서 제외된 건 아닙니다만 미국은 한반도 이외 지역의 주한미군 활용 문제를 한국 정부와 협의하게 돼 있습니다. 우리는 한국 정부가 중국을 자극할 만한 행동에 대해 얼마나 조심스러워했는지 이미 봤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한국을 방문한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을 만나지 않았죠. 얼마나 조심스러운지 보여줍니다. 따라서 저는 타이완 비상사태에 주한미군이 개입하는 것을 한국 정부가 원치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진행자) 일본의 대응 방식이 한국에 시사하는 바는 무엇일까요? 혹은 일본 사례가 한국에도 적용될 수 있을까요?

피츠패트릭 연구원) 상황이 너무 다르다고 봅니다. 법적으론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미한 상호방위조약은 한국 군의 개입을 금지하지 않습니다. 또 한국은 한반도를 넘는 국제적 역할에 대해 항상 이야기하죠. 하지만 상황이 다급해지면 한국은 중국을 불쾌하게 할 어떤 행동에도 지나치게 조심스러워합니다. 중국과의 무역에 너무 많이 의존합니다. 한국은 과거 중국이 자신들을 어떻게 괴롭혔는지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일에서 거리를 두려고 하죠. 반면 일본은 매우 다른 태도를 보입니다. 일본은 국제적 역할을 맡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 것입니다. 중국의 기분을 상하게 하는 것을 신경 쓰지 않죠.

진행자) 타이완에 대한 중국의 위협이 미한 상호방위조약에 영향을 미칠까요?

리스 전 실장) 직접적인 영향은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말씀하신 것처럼 역내 불안감을 고조시킵니다. 미국과 한국이 굳건한 동맹으로 남아있어야 할 필요성을 강화하죠. 또 이곳이 세계의 매우 위험한 부분이라는 것을 한국인들이 인식하는 데 이 문제가 영향을 미치길 바랍니다. 강력한 국방과 국가안보 정책이 필요하다는 점을 말입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직접적인 영향은 덜 할 것입니다. 그러나 간접적으로는 앞으로를 위한 인식과 태도를 형성할 것입니다.

진행자) 북한은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의 방문이 중국 내정에 대한 간섭이라는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이 지역의 충돌 가능성이 북한에는 어떤 의미일까요?

피츠패트릭 연구원) 미국과 중국이 타이완에서 총격전을 벌이며 대결한다고 해도 한반도가 말려들 필요는 없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될 여지는 얼마든지 있습니다. 1950년대 한국전쟁 당시 맥아더 장군은 한국의 위기를 장제스가 이끄는 중화민국을 돕는 데 활용하고자 했습니다. 마찬가지로 중국 장성들은 미국이 한국에서 곤경에 처하도록 하는 데 타이완 분쟁을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혹은 미국이 한반도에서 곤경에 처하면 타이완 사태에 전력을 쏟지 못할 것으로 생각할 수 있겠죠. 따라서 중국으로선 미국을 묶어둘 일을 저지르도록 김정은을 부추기는 방안이 유용할 겁니다. 이런 경우에 한반도가 말려들게 되는 것이고요.

진행자)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타이완에 이어 한국을 방문했습니다. 이번 방한의 의미를 어떻게 해석하십니까?

리스 전 실장) 미국과 한국의 강력한 유대관계를 강화한다고 생각합니다. 그건 항상 좋은 일입니다. 한국 지도자를 만나지 못한 건 매우 우려됩니다. 실수였다고 생각합니다. 중국을 달래려는 계획이었다면 성공하지 못할 것입니다. 미국을 모욕한 것이라고 봅니다. 한국이 공동의 가치를 수호하지 않는다는 신호를 세계에 보냈습니다. 그런 가치는 동맹과 서방을 규정하는 것인데도 말이죠. 그것은 우리가 어떤 면에서 다른지, 21세기를 어떻게 만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보여준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합니다.

진행자) 피츠패트릭 연구원님도 동의하십니까?

피츠패트릭 연구원) 리스 대사님의 모든 의견에 동의합니다. 모욕적이었습니다. 중국을 달래려는 시도였다 해도 소용없을 것입니다. 불행하게도 중국에 한국을 괴롭혀도 된다는 인식만 줄 것입니다. 한국을 압박할 수 있고 한국은 중국의 의지에 굴복할 것이라는 인식을 줄 것이고요. 정말로 안타까운 인식을 심는 것이죠. 이건 어떻게든 균형을 잡아야 한다는 한국 외교정책의 오랜 집착입니다. 그러나 과장하진 않겠습니다. 한국은 자신들의 안보와 역할이 미국과 연결돼 있다는 점을 알고 있습니다. 한국은 중국에 대해 걱정해야 하죠. 그러나 아무리 균형을 잡으려고 해도 한국은 결국 미국 편에 서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미국이 원하는 만큼 한국이 이것을 분명히 보여주지 못하는 상황이 있습니다.

지금까지 미첼 리스 전 국무부 정책기획실장과 마크 피츠패트릭 전 국무부 비확산 담당 부차관보의 대담을 들으셨습니다.

※ 위 대담 영상은 VOA 한국어 방송 웹사이트와 YouTube, Facebook의 '워싱턴 톡'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워싱턴 톡] 미중갈등 촉발한 펠로시 타이완 방문…미국 '핵심 동맹' 한국 역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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