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일성대학교가 ‘자매 대학’ 관계라 주장하는 체코 카를대학교가 “김일성대와의 관계는 11년 전에 중단됐다”고 공식 해명했습니다. 김일성대가 ‘자매 결연’을 맺었다고 주장하는 유럽 대학들은 최근 잇따라 이런 주장을 부인했습니다. 박승혁 기자가 보도합니다.
체코 프라하 소재 카를대학교는 북한 김일성대학교가 ‘자매 대학’이라고 주장하는 것이 사실인지 확인하는 VOA 문의에 “과거에는 그랬지만 지금은 아니다”라고 밝혔습니다.
카를대 측은 10일 이메일을 통해 과거 김일성대와 자매 결연을 맺은 적은 있지만 양측 사이 입학이나 학생 수 등을 명시한 구체적 계약을 맺거나 이를 갱신한 적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체코 카를대 국제학생처] “There has been no renewal of the specific contract that governs the terms of admissions, number of students, etc.”
카를대는 특히 지난 2011년 김일성대와의 자매 결연 및 교류 문제를 재검토하기 위해 이 대학의 한국학 교수가 직접 북한을 방문했다는 사실도 공개했습니다.
해당 교수는 방북 결과 김일성대와의 학생 교류가 학생들로부터 많은 흥미를 끌고 있지만 오로지 정치적 중요성만 가질 뿐 학문적으로는 중요성이 떨어진다고 올바르게 판단해 귀국 후 보고서에서 김일성대와의 관계를 갱신하거나 연장하지 않는 것을 추천했다는 것입니다.
[카를대 국제학생처] “The head of our Korean Studies didn't recommend any renewal or prolongation in her report after returning back from the DPRK in 2011, because she rightfully considered such exchange stays, despite the great interest among the students, to be only of political importance, not academic.”
이에 따라 카를대 측은 2011년 이후 김일성대와 아무런 관계를 맺지 않고 있고 인적 교류도 일절 없다고 밝혔습니다.
14세기 설립돼 동유럽에서 가장 오래된 대학인 카를대는 구 공산권 최고 명문대 중 한 곳이었습니다.
앞서 같은 동유럽 공산권의 슬로바키아 코멘스키종합대, 세르비아 베오그라드대 역시 김일성대의 ‘자매 결연’ 주장은 민주화 이전 시절의 이야기라며, 현재는 아무 교류가 없다고 확인했습니다.
또 김일성대가 웹사이트를 통해 영국 런던제국대, 프랑스 동방언어문화대, 이탈리아 국제이론물리센터 등 서유럽의 대학 및 연구기관과 결연을 맺거나 공동연구를 한다는 주장도 VOA 취재 결과 대부분 사실과 다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와 관련해 유엔 대북제재위원회는 “김일성대의 거짓 주장 때문에 서방 대학들의 신뢰성이 떨어지는 위험이 있다”는 의견을 VOA에 밝힌 바 있습니다.
유엔 안보리는 지난 2016년 채택한 대북결의 2270호에서 유엔 회원국이 자국민을 통해 북한의 핵 활동이나 핵무기 전달체계 개발에 기여할 수 있는 전문 교육 혹은 훈련을 하는 것을 금지했습니다.
VOA 뉴스 박승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