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윤석열 한국 대통령의 ‘담대한 구상’에 대한 거부 입장을 밝힌데 대해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북한이 앞으로 있을 대화 국면에 북한이 주도권을 잡으려는 의도가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또 김여정의 이번 담화는 북한의 추가 도발을 위한 포석일 수 있다는 경고도 나왔습니다. 박승혁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조명수)
미국 터프츠대 이성윤 교수는 한국 윤석열 정부의 담대한 구상 제안에 대한 북한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의 담화에 대해 북한은 최소한 윤석열 대통령의 제안에 전혀 관심이 없는 것 같지는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한국 윤석열 대통령의 제안을 깎아내린 북한의 반응은 앞으로 있을 수 있는 윤석열 정부와의 대화 국면에서 북한이 주도권을 잡으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이성윤 / 미국 터프츠대 교수
“북한이 전혀 관심이 없다고 보진 않습니다. 윤 대통령의 제안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다만 북한은 지난 30년간의 ‘핵 외교’ 과정에서 대화를 언제, 어디서, 무엇에 관해 할 것인지, 의제는 무엇인지, 또 언제 박차고 나갈지 등을 결정해 왔습니다.”
이 교수는 그러면서 약 5년 만에 재개되는 대규모 미한 연합군사훈련을 앞두고 북한은 추가 도발의 포석을 깔기에 최적의 시기라고 지적하고, 김여정 부부장이 이번 담화는 남북 간의 긴장 고조를 위한 북한의 전술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미국의 북핵특사를 지낸 로버트 갈루치 전 국무부 차관보는 김여정 부부장이 거친 담화를 내놨지만 미국과 한국의 대북정책은 크게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로버트 갈루치 / 전 미국 국무부 차관보, 북핵특사
“현재 시점에서 미국이 북한과 대화하기 위해 획기적인 조치를 할 가능성은 작습니다. 미국은 지금껏 해온 대로 미한동맹을 탄탄하게 관리하면서 필요할 경우 대응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을 것입니다.”
조셉 디트라니 전 6자 회담 미국 차석대표는 이번 북한의 위협적 담화에도 미국과 한국은 대북 대화를 계속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조셉 디트라니 / 전 6자회담 미국 차석대표
“김여정 부부장의 발언이 대화 노력에 찬물을 끼얹게 둬선 안 됩니다. 오히려 우리는 더 많은 노력을 들여 완전하고 검증 가능한 비핵화 전략을 세워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은 대화를 추진하되 북한이 거부하는 한 미한동맹이 대북 억지력이란 보호장치를 유지하면서 대북 제재를 명시한 유엔 결의안과 미국 법을 계속 적용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박승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