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국제원자력기구(IAEA) 점검단이 우크라이나 자포리자 원자력 발전소로 출발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자포리자 원전 인근 지역이 다시 포격 당했습니다. 미국 해군 순양함 2척이 타이완 해협을 항해했습니다. 이라크 시아파 정치 지도자인 무크타다 알사드르가 정치에서 은퇴한다고 발표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먼저 우크라이나 소식부터 보겠습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 소속 전문가들이 우크라이나 자포리자 원자력 발전소로 출발했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은 29일 트위터에 “그날이 왔다”면서 “IAEA 지원-보조팀이 자포리자로 가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우리는 우크라이나와 유럽에서 가장 큰 핵 시설의 안전을 보호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IAEA 점검단이 언제 현지에 도착하는 겁니까?
기자) 네. 그로시 사무총장은 정확한 도착 날짜를 밝히지 않고, 이번 주 후반에 도착할 것이라고만 밝혔습니다.
진행자) 점검단의 구체적인 임무는 뭔가요?
기자) 네. IAEA 측은 트위터에 별도로 “지원-보완팀이 물리적 손상을 측정하고, 원전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여건을 평가하며 안전과 보안 체계의 기능성을 점검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IAEA는 또 핵물질 추적 같은 “긴급 안전 보호 활동”을 시행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IAEA 전문가들이 자포리자 원전에 가는 건 원전 안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인데요. 최근에는 자포리자 원전에 들어가는 전기가 일시적으로 끊기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25일 원전에 연결된 송전선이 끊어지면서 한때 원전에 전력 공급이 중단되기로 했습니다. 그러면서 원전 안전에 대한 우려가 한층 커졌는데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원전 내 전력 공급이 재개됐지만, 자포리자 원전 상황이 여전히 매우 위험하다고 경고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유엔과 우크라이나 측은 러시아 측에 원전에서 완전히 철수하라고 줄곧 요구하고 있지 않습니까?
진행자) 네. 이와 관련해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부 장관은 최근 트위터에 러시아군이 원전 단지를 군사기지로 만들어 전 대륙을 위험에 처하게 했다면서 “러시아군은 반드시 원전 단지에서 나가야 한다”고 재차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지난 주말에 우크라이나 자포리자 원전 인근 지역에 또 포탄이 떨어졌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러시아군이 자포리자 원전 강 건너편 도시들을 포격했다고 우크라이나 지역 관리들이 28일 밝혔습니다. 한편 러시아 국방부는 우크라이나군이 지난 24시간 동안 또 자포리자 원전을 포격했다고 이날(28일)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상대방이 포격했다고 주장하는데요. 먼저 우크라이나 쪽 주장부터 들어볼까요?
기자) 네. 올렉산드르 스타루 자포리자주 주지사는 28일 텔레그램에 원전에서 차로 2시간 정도 걸리는 자포리자시와 오리히우에 있는 주거 건물들을 러시아군이 타격했다고 전했습니다. 또 발렌틴 레즈니첸코 드니프로페트로우스크주 주지사는 간밤에 격렬한 공격으로 원전에서 10km 정도 떨어진 니코폴시 일부에 전기가 끊겼다고 밝혔습니다. 그런가 하면 러시아군 로켓 공격으로 인근 마르하네트시 내 주택 수십 채가 부서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러시아 측에서는 어떤 말이 나왔습니까?
기자) 네. 러시아 국방부의 이고르 코나셴코프 대변인은 "우크라이나군의 두 차례 포격으로 포탄 9발이 원전 땅에 떨어졌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현재 기술자들이 원전의 기술적 상태를 점검하고 가동을 보장하고 있다”면서 “원전 단지 일대 방사능 수치는 정상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포격에도 원전 안전에는 이상이 없다는 말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도 우크라이나 정부 보고를 인용해 “모든 안전장치가 가동 중”이고 “방사선 수치가 올라가지 않았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전날인 27일에도 포격을 두고 상대방을 비난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우크라이나 국영 에너지 회사인 에네르고아톰은 27일 러시아군이 지난 24시간 동안 다시 원전 단지를 포격했다고 비난했습니다. 반면 러시아 국방부는 역시 지난 24시간 동안 우크라이나군이 원전 단지를 세 차례 포격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원전을 겨냥한 공격으로 방사선이 누출될 위험이 커지자, 인근 지역 정부들이 이에 대비해 주민들에게 약품을 배포한다는 소식이 있군요?
기자) 네. 자포리자 원전 인근 지역 정부들이 방사선 누출에 대비해 아이오딘(요오드) 알약을 배포하기 시작했다고 몇몇 언론이 보도했습니다. 자포리자 지역 군 당국의 볼로디미르 마추크 대변인은 미국 ‘NBC’ 뉴스에 원전 단지에서 50km 이내에 있는 주민들에게 알약을 지급한다고 전했습니다. 한편 원전 단지 인근 에네르호다르시의 드미트로 오를로우 시장은 아이오딘 알약 2만 5천 정이 현지에 도착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아이오딘 알약이 어떤 효능이 있습니까?
기자) 네. 아이오딘 알약은 방사성 물질 가운데 하나인 아이오딘을 차단해서 인체 갑상샘을 보호하는 데 쓰입니다. 이런 가운데 자포리자 지역 군 당국의 볼로디미르 마추크 대변인은 아이오딘 알약을 방사선 누출 상황 발생 전에 예방 차원에서 미리 먹지는 말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미국 해군 순양함들이 타이완 해협을 지나갔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네. 미 해군 7함대 소속 타이콘데로가급 순양함 2척이 28일 타이완 해협을 통과했습니다. 미 해군 측은 챈슬러스빌함과 앤티텀함이 타이완 해협을 통과한 사실을 확인했는데요. 폭이 약 160km에 달하는 타이완 해협을 지나가는 데 보통 8시간에서 12시간이 걸립니다.
진행자) 이번 작전에 대해 미 해군 측에서는 어떤 말이 나왔습니까?
기자) 네. 미 해군 7함대 측은 “두 함정이 주변 국가들의 영해가 아닌 해협 내 항로를 지나갔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타이완 해협 통과는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에 대한 미국의 헌신을 보여준다"며 "미군은 국제법이 허용하는 한 어디서든 비행하고 항해하며 작전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다른 나라의 영해를 침범하지 않은 국제법상으로 문제가 없는 작전이었다는 말이군요?
기자) 맞습니다.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의 존 커비 전략소통 조정관은 미 ‘CNN’ 방송에 해군 함정들의 타이완 해협 통과는 미국의 ‘하나의 중국’ 원칙과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을 추구하는 것에 부합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커비 조정관은 그러면서 이번 작전이 오래전에 계획된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타이완 해협에 대한 중국의 입장은 뭔가요?
기자) 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6월 "타이완 해협은 ‘국제수역’이 아니라 중국의 내수와 영해, 접속수역, 그리고 배타적경제수역(EEZ)으로 구분된다”며 “중국은 타이완 해협에 대한 주권적 권리와 관할권을 보유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중국 인민해방군은 올해 미군과의 비공식 대화 과정에서 타이완 해협을 중국 영해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타이완 해협을 작전 구역으로 하는 중국군 동부전구 쪽에서는 어떤 말이 나왔나요?
기자) 네. 동부전구는 성명을 내고 “두 배를 추적하고 경고했다”고 밝혔습니다. 성명은 그러면서 “중국군은 어떤 도발도 물리칠 것”이며 “높은 경계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9일 정례 기자회견에서 미 해군 작전이 “지역 평화와 안전을 방해하기 위한 도발”이라며 “미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준수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렇게 미 해군 순양함이 타이완 해협을 통과한 날 중국군도 무력 시위에 나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타이완 국방부는 현지 시각으로 28일 오후 5시까지 타이완 인근에서 중국 해군 함정 8척과 군용기 23대를 포착했다고 이날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이 타이완을 방문한 뒤에 미 해군 함정이 타이완 해협을 통과한 것이 이번이 처음이죠?
기자) 네. 처음입니다. 중국군은 펠로시 의장의 타이완 방문 전후 타이완 해협 인근에서 장기간 대규모 군사훈련을 진행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지난주에도 미국 고위 인사들이 타이완을 방문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21일 타이완에 도착한 에릭 홀콤 미국 인디애나주 주지사가 22일 차이잉원 타이완 총통을 만났고요. 공화당 소속 마샤 블랙번 연방 상원의원도 25일 타이완을 방문해 다음 날인 26일 차이잉원 총통을 만났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마지막 소식입니다. 이라크 시아파 정치 지도자 가운데 1명인 무크타다 알사드르가 정계에서 물러난다고 발표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알사드르는 29일 자신의 트위터에 정계에서 은퇴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또 자신의 정치 관련 조직도 모두 문을 닫는다고 덧붙였데요. 하지만, 종교 조직은 유지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알사드르는 그간 이라크 정치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20년 동안 알사드르는 많은 지지자를 거느리며 이라크 정치뿐만 일반 생활에서도 큰 영향력을 미친 인물입니다. 알사드르는 지난 2003년 이라크 전쟁 이후 발생한 내란에서 미군과 정부군에 맞서는 메흐디 민병대를 이끌면서 주요 정치세력으로 급부상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알사드르는 전에도 정계 은퇴를 선언한 적이 있었죠?
기자) 네.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이 이번 발표도 경쟁 정파에 대한 정치적 지렛대를 얻으려는 또 다른 허세로 보기도 하는데요. 알사드르는 전에도 정치 상황이 자기 원하는 대로 풀리지 않을 때 이런 전술을 썼습니다.
진행자) 이라크 정치권은 장기간 혼란에 빠지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이라크가 지난해 10월 총선을 치렀지만, 아직도 정부를 구성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정파 사이에 내각 구성을 두고 이견이 있기 때문인데요. 이런 가운데 알사드르가 정계 은퇴를 선언해서 앞으로의 파장이 주목됩니다.
진행자) 지난해 총선에서는 알사드르가 이끄는 정파가 승리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이 선거에서 알사드르가 이끄는 ‘알사이룬’이 73석을 차지해 최대 정파가 됐습니다. 하지만, 단독으로 정부를 구성하기에는 모자란 의석이었는데요. 그래서 다른 시아파 정파와의 협상이 필요했는데, 알사드르가 이를 거부하면서 정부 구성에 실패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알사드르 지지자들이 의회를 점거하기도 했었죠?
기자) 네. 알사이룬 측은 정부 구성에 실패하자, 지난 6월 소속 의원 전원이 사임하면서 다른 정파들을 압박했습니다. 하지만, 이후 알사이룬의 최대 경쟁 정파인 친이란 연합세력인 ‘조직의 틀’이 의회 내 최대 세력이 되면서 친이란 정치인인 모하메드 알수다니가 총리로 지명됐는데요. 그러자 알사드르 지지자들이 의회를 점거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알사드르 측은 조기 총선을 요구하는 것으로 아는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들은 의회를 해산하고 이란이 지원하는 정파를 제외한 조기 총선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한편 알사드르는 며칠 전 미국의 이라크 침공 이후 정치에 몸담았던 정당이나 인물들은 모두 사퇴해야 한다고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앞서 알사드르 지지자들이 의회를 점거한 전력이 있는 만큼 다시 폭력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죠?
기자) 네. 실제로 알사드르가 정계에서 은퇴한다는 발표가 나오자 29일 수도 바그다드에서 그의 지지자들이 시위를 벌였는데요. 이 과정에서 충돌이 발생하면서 최소한 10명이 사망했습니다. ‘로이터통신’은 알사드르 지지자들과 친이란 정당 지지자들이 충돌해 상대방을 향해 돌을 던졌다고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