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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인도 쌀 지원 요청’ 심각한 식량난 방증…다른 우호 국가에도 요청 가능성”


지난해 4월 중국 단둥에서 바라본 북한 신의주.
지난해 4월 중국 단둥에서 바라본 북한 신의주.

북한이 인도에 직접 쌀 지원을 요청한 것은 그만큼 식량난이 심각하다는 방증이라고 미국 전문가들이 분석했습니다. 앞으로 우호관계에 있는 다른 국가들에도 직접 지원을 요청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도 나왔습니다. 안소영 기자입니다.

브래들리 뱁슨 전 세계은행 고문은 북한이 심각한 식량난 해소를 위해 식량 원조를 해 줄 수 있는 곳을 찾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뱁슨 전 고문] “It tells me that they need food so bad. I’m reading about the agricultural situation in North Korea and even some of the farmers are in starving situation. So they are obviously looking for all kind of possible sources of food aid to help them deal with their current situation.”

뱁슨 전 고문은31일 VOA와의 통화에서 북한이 최근 인도의 경제 기관을 직접 찾아 식량 지원을 요청한 것과 관련해,
북한이 식량을 절실히 필요로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풀이했습니다.

이어 북한은 농부들조차 굶주림에 시달리는 상황이라는 얘기를 듣고 있다며, 현재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 분명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인도에 손을 내민 것은 그다지 놀라운 일이 아니라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뱁슨 전 고문] “It’s not surprising. India is actively buying Russian oil and India is kind of aligned a little bit with supporting Russia.”

인도는 러시아산 원유를 적극 구입하는 등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러시아를 지지하는 쪽으로 어느 정도 (북한과) 동조하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는 겁니다.

실제로 인도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서방의 압박에도 러시아산 원유 수입량을 더욱 확대하고 있습니다.

뱁슨 전 고문은 이어 “북한이 정치적, 국제적 상황을 고려해 앞으로도 인도처럼 비교적 자신들에게 우호적인 나라를 꼽아 자체적으로 지원을 요청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전망했습니다.

특히 “베트남에도 수개월 전 식량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이번에 인도에 요청한 것으로 밝혀진 쌀 1만t은 지난 1990년대 중반 북한의 대기근 당시 지원 받은 50만 t과 비교하면 매우 적은 양인 만큼 식량 부족분을 메우기 위해서는 분명 추가 요청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트로이 스탠가론 한미경제연구소(KEI) 선임연구원은 이번 지원 요청은 신종 코로나 방역을 빌미로 국경을 봉쇄한 북한이 중국과 러시아의 비공식적인 지원과 자체적 노력만으로는 식량난을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례적으로 인도에 손을 내민 것을 원조국을 다양화하려는 북한의 시도로 풀이했습니다.

[녹취: 스탠가론 연구원] “Russia, at this point, is clearly focused on its own challenges in the Ukraine and likely doesn’t have the capacity to really provide support. And North Korea traditionally tries to ensure that it is not too dependent on China. With relations at lows with the US, South Korea, and Japan, Pyongyang is likely trying to diversify its sources of aid to prevent becoming too dependent on China.”

스탠가론 연구원은 “현재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상황에 집중해 있어 북한에 지원을 제공할 능력이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또 중국과 관련해서는 “전통적으로 북한은 중국에 너무 의존하지 않으려는 성향을 보여왔다”고 설명했습니다.

스탠가론 연구원은 대북 지원에 대한 지원단체들의 관심이 점차 줄어들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스탠가론 연구원] “North Korea has been a perpetual problem and not a problem due to climate or other related circumstances but to circumstances caused by the own regime, also because it’s become increasingly difficult to work in North Korea. In 1990s, North Korean opened up to outside donors and had in place a system that was relatively amenable to their needs operate within country, but over time, that’s become more and more restrictive. So it’s even challenging for the UN agencies to operate in North Korea.”

지속적인 북한의 식량 문제는 기후나 다른 상황 때문이 아닌 정권에 의해 야기된 것이라는 지적입니다.

아울러 북한에서 지원 활동을 하는 것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고 스탠가론 연구원은 말했습니다.

스탠가론 연구원은 지난 1990년대 북한은 대기근을 겪으며 외부 지원자들에게 북한을 개방하고 어느 정도 활동에 필요한 시스템을 마련했다며,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더욱 많은 제한을 만들어 유엔 기구들조차 북한 내부에서 활동하는 것이 어렵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유엔 식량농업기구(FAO)는 31일, 북한이 유엔 등 국제기구의 식량 지원을 거절한 채 인도의 민간 기관에 직접 쌀 지원을 요청한 데 대한 VOA논평 요청에 “유엔은 추측 성향의 발언을 하지 않는다”며 “관련국에 직접 문의하길 바란다”고 답했습니다.

앞서 인도의 민간 경제단체는 30일 북한 측으로부터 쌀 지원 요청를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인도 국제사업회의소(ICIB)의 만프릿 싱 소장은 이날 VOA에 보낸 이메일에서 “우리는 북한 주민들을 위한 쌀 기부에 대한 가능성을 타진하려는 (북한) 대사관의 연락을 받았다”며 “이는 홍수가 농작물 대부분을 파괴한 상황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올해 북한은 16년 연속 유엔으로부터 외부 식량 지원이 필요한 국가로 지목됐습니다.

한국 통일부는 지난 29일 정례브리핑에서 북한 식량 부족량을 80만t으로 추정하고 있다면서, 올해도 식량 사정에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보다 앞선 지난 5월 미국 중앙정보국도 북한의 식량 부족량이 2개월에서 3개월치 식량에 해당하는 약 86만t으로 추산한 바 있습니다.

VOA 뉴스 안소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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