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대북제재로 무기류 거래가 금지된 북한이 여전히 소형 무기 수출입 활동을 하고 있다는 내용의 민간 연구기관 보고서가 공개됐습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부터 2021년 사이 북한이 가장 많이 수출한 무기는 수류탄과 지뢰 등의 탄약류였습니다. 박승혁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이상도)
미국의 북한 전문 웹사이트 ‘38노스’는 1일 ‘북한의 소형화기 및 경량 무기 무역’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북한이 최근까지 일부 유엔 회원국들과 무기 거래를 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보고서는 국제 상품 분류체계 ‘HS코드’와 관련한 북한 무역 현황을 조사한 결과, 회원국들이 근래 북한으로부터 가장 많이 수입한 것은 HS코드가 93으로 시작하는 상품이라고 전했습니다. HS코드 93은 권총, 총검, 수류탄, 지뢰 등 개인이 휴대할 수 있는 소형 무기 품목을 대부분 포함합니다.
보고서는 특히 유엔 회원국의 북한산 소형 무기 수입은 대북제재가 본격화한 2011년 이후 크게 줄었지만 2015년부터 조금씩 증가세를 보였다고 지적했습니다. 그 결과 2015년부터 2021년까지 6년간 회원국들이 북한에서 수입한 소형 무기의 거래액은 170만 달러에 이르며 이는 북한발 수입품 중 최대 규모라고 전했습니다.
이 가운데 아프리카 니제르와 중남미 엘살바도르, 트리니다드 토바고 등은 이 기간 북한으로부터 13만 6234달러 규모의 소형 무기를 수입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엘살바도르의 경우 주로 폭탄, 수류탄, 어뢰, 지뢰 등을 수입했고 니제르와 트리니다드 토바고는 권총, 공기총, 가스총 등을 주로 수입했습니다.
이는 대북제재 위반일 뿐 아니라, 특히 정세가 불안하고 살인 사건이 많은 나라에서 북한산 무기를 수입한다는 점에서 우려스럽다고 보고서는 지적했습니다.
혁 김 / 미들베리연구소 연구원 (보고서 작성자)
“북한의 소형 화기 및 경량 무기 거래에 대북제재가 영향을 주고 그런 거래에서 북한이 기대하는 수익을 제한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유엔 회원국들은 북한이 지하 경제를 통해 무기 거래를 하지 못하도록 감시해야 합니다.”
한편 북한으로 소형 무기를 수출한 국가는 2015년 이후 필리핀과 키프로스 두 나라뿐이며 규모는 8만 8729 달러에 이릅니다.
보고서는 이 같은 북한의 소형 무기 무역 현황에 대해 일부 유엔 회원국들이 대북 무기금수 조치를 제대로 지키지 않고 있다면서 관련 당국은 물론 각국의 확실한 제재 이행이 필요하다고 분석했습니다.
VOA 뉴스 박승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