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 총격으로 사망한 한국 해양수산부 공무원의 형 이래진 씨가 오는 17일 북한에 장기간 억류됐다 사망한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부모를 만납니다. 이 씨는 북한 정권의 책임 추궁 방안 등의 조언을 구하고 북한의 인권 유린 실태 고발을 위한 연대를 다짐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안소영 기자입니다. (영상취재: 이상훈 / 영상편집: 이상도)

2020년 서해상에서 북한군 총격으로 사망한 한국 해양수산부 공무원 고 이대준 씨의 형 이래진 씨가 북한 인권유린 피해의 상징이 된 오토 웜비어 씨의 부모의 초청으로 오는 17일 오하이오주 신시내티 자택을 찾는다고 밝혔습니다.

이래진 씨는 5일 VOA와의 통화에서 오는 13일부터 시작하는 미국 방문 일정에 맞춰 웜비어 부모와의 연대를 계획했다면서 동생의 죽음에 대해 북한 정권에 책임을 묻고 특히 북한의 자산 동결 등 재판 사례에 대한 조언을 구하고 싶다고 밝혔습니다.

이래진 씨 / 북한군 총격 피살 공무원의 형

“(웜비어 가족은) 북한을 상대로 소송을 해서 싸워오지 않았습니까? 그리고 또 이겼던 사례가 있었기 때문에 어떤 방법으로 이겼는지 그런 이야기를 좀 듣고 싶고요. 또 (북한 인권 문제에) 상징성이 있는 웜비어 가족들과의 연대를 통해서 국제사회에 목소리를 높이려고 합니다.”

웜비어의 부모는 아들이 2016년 1월부터 17개월여 동안 억류됐다가 혼수상태로 석방된 뒤 엿새 만세 숨지자 2018년 4월 워싱턴 DC 연방 법원에 북한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냈습니다.

이후 법원은 북한에 5억 113만 달러 배상 판결을 했고 웜비어 부모는 이를 통해 지난 1월 뉴욕주 감사원이 압류한 북한 조선 광선은행의 동결 자금 24만 달러를 지급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웜비어 군의 아버지 프레드 웜비어 씨는 5일 VOA와의 통화에서 이래진 씨를 조만간 만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한편 이래진 씨는 이번 만남에 한국 국회 여당인 국민의힘 ‘해수부 공무원 피격사건 진상조사 태스크포스’ 위원장을 맡은 하태경 의원이 동행한다고 말했습니다. 하 의원은 오는 13일부터 18일까지 워싱턴에서 열리는 ‘북한자유이주민의 인권을 위한 국제의원연맹’ 총회 참석차 미국을 방문하는데, 탈북민 출신의 지성호 의원과 홍석준, 황보승희 의원 등이 참석하며 최성용 납북자가족모임 대표와 권은경 북한민주화네트워크 대표 등도 참여합니다.

이 씨는 또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과의 면담을 추진하고 있으며 유엔 사무총장에게 공동 조사 요청을 담은 서한을 전달할 예정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래진 씨 / 북한군 총격 피살 공무원의 형

“북한을 방문하는 민주 세계 시민들이 안전을 보장받고 두 번 다시 (동생의 죽음과 같은) 비극적인 사건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래서 내가 유엔 연설을 해야겠다고 했고요. 남북한을 포함해서 유엔까지 3자가 모여서 1차적으로 판문점에서 조사할 수 있는 기회를 달라, 그리고 북한에 강력한 메시지를 보내서 북한에 재발 방지와 진심 어린 사과를 좀 받아야겠다...”

이래진 씨는 이번 의원연맹 총회 행사를 통해 북한 정권의 반인도적 범죄를 규탄하고 북한의 잔혹한 행위에 대해 책임을 물을 수 있도록 국제사회의 지지를 얻길 희망한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안소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