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최대 항구인 남포에 유류 저장탱크를 추가로 건설 중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공식 반입되는 유류가 전혀 없는 상태에서 저장시설을 계속 확충하고 있어 불법 반입 의혹이 커집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이 남포에 유류 저장시설을 추가로 짓고 있습니다.
VOA가 남포 일대를 촬영한 ‘플래닛 랩스(Planet Labs)’의 위성사진을 살펴본 결과 유류 탱크 밀집 지역의 한 공터에 지름 30m의 원형 부지를 조성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북한이 운영 중인 유류 탱크의 지름이 20~30m 사이인 점을 고려할 때 새로 들어설 유류 탱크는 최대 크기일 것으로 추정됩니다.
북한이 원형 부지 조성을 시작한 시기는 지난달 10일부터입니다. 당시에는 온전한 원 형태를 갖추지 못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윤곽이 더욱 뚜렷해졌습니다.
최근 위성사진은 이 부지의 원형 틀이 이전보다 더 높이 쌓이고, 일부 표면엔 포장 작업까지 이뤄진 모습을 보여줍니다.
앞서 VOA는 북한이 올해 초 지름 23m, 높이 10m 안팎으로 추정되는 새로운 유류 탱크를 완공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또 이보다 앞선 2020년엔 유류 탱크 건립을 위한 것으로 보이는 원형 부지 4개를 조성했으며, 유류 저장 시설이 밀집한 이 지역에서 서쪽으로 약 700m 떨어진 지점에 각각 지름이 30m인 새로운 유류 탱크 3개를 만들었다고 전했습니다.
이에 따라 2018년까지 약 20개였던 유류 탱크는 크기가 작은 것을 포함해 현재 28개로 늘어났는데, 현재 건설 중인 시설까지 합하면 조만간 30개를 넘길 것으로 보입니다.
이와는 별도로 북한은 유조선 접안 시설도 최근 2개를 완공해 전보다 더 많은 유조선이 드나들 수 있게 했습니다.
북한이 최근 몇 년 동안 유류 탱크와 유조선의 하역 부두를 확충하는 정확한 배경은 알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유엔 안보리 제재로 인해 정상적인 유류 수입이 어려운 상황에서 북한이 불법 환적 등으로 확보한 유류의 비축 역량을 늘리려는 것 아니냐는 의문을 낳게 합니다.
실제로 남포에서는 유조선의 입출항 모습이 꾸준히 관측되고 있습니다.
최근 VOA는 중국 해관총서 자료를 토대로 중국이 북한에 정식으로 수출하는 유류가 대부분 비연료 제품인 윤활유와 아스팔트이며, 휘발유와 등유, 경유 등 연료용 유류는 전혀 없다는 사실을 확인한 바 있습니다.
또 북한에 유류를 공급하는 러시아도 지난 2년간 북한에 대한 공식 유류 수출을 중단한 상태입니다.
따라서 공식 보고되지 않는 불법 유류가 북한으로 계속 유입되고 있을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미국의 노틸러스연구소는 지난 2020년 위성사진 분석과 북한 지하∙지상 유류 시설에 관한 미 중앙정보국(CIA)의 과거 자료를 기반으로 북한이 최대 150만t의 정제유 등 유류를 저장할 수 있는 시설을 보유한 것으로 추정한 바 있습니다.
따라서 최근 잇달아 진행된 시설 확충에 따라 북한의 유류 저장 역량은 150만t을 넘기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