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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 전문가들, 김정은 ‘백신 접종’ 언급’에 “주민 위한 중요한 움직임… 준비 여부는 의문”


지난달 23일 북한 평양의 한 약국에서 방호복을 입은 군인들이 약국 직원들에게 의약품을 나눠주고 있다. KCNA via REUTERS.
지난달 23일 북한 평양의 한 약국에서 방호복을 입은 군인들이 약국 직원들에게 의약품을 나눠주고 있다. KCNA via REUTERS.

국제사회의 신종 코로나 백신 지원을 거부해 온 북한이 처음으로 백신 접종 가능성을 언급한 데 대해 미국의 보건 전문가들은 주민들을 위한 매우 중요한 움직임으로 평가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북한이 백신을 접종할 준비가 됐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안소영 기자입니다.

로런스 고스틴 조지타운대 공중보건법 교수는 9일 VOA와의 전화 통화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처음으로 백신 접종 가능성을 언급한 것은 “북한 주민을 위한 매우 중요한 움직임”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녹취: 고스틴 교수] “It’s an extraordinarily important move for the People of North Korea. And I think Kim Jong Un is serious now. The people in North Korea are extremely vulnerable to COVID 19 because there hasn’t been widespread previous infection as far as we know and any penetration of vaccinations. So it is extraordinarily important for people to be vaccinated.”

고스틴 교수는 “이제 김정은이 진지한 것 같다”며 “알려진 바에 따르면 북한에 광범위한 코로나 감염이 없었고 백신도 도입되지 않았기 때문에 북한 주민들이 코로나에 매우 취약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따라서 북한 주민들에게 백신을 접종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고스틴 교수는 강조했습니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 8일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처음으로 신종 코로나 백신 접종 가능성을 언급했습니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우리 사람들 속에 형성된 항체력이 10월경에는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며 “때문에 왁찐 접종을 책임적으로 실시하는 것과 함께 11월부터는 마스크 착용을 권고한다”고 밝혔습니다.

존 스워츠버그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전염병 백신학 교수는 이날 VOA에 전염병을 통제하기 위한 북한의 제로 코로나 정책은 실효성이 거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스워츠버그 교수는 북한은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며, 현 방역 조치는 코로나 감염 피해를 광범위하게 만들고 사망률을 높이며 경제적으로 상당한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코로나 예방 방법으로 의학적으로 증명된 백신을 도입해 피해를 줄이는 것이 옳은 선택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스워츠버그 교수] “It should institute an aggressive vaccination campaign and combine it with the more robust use of non-pharmaceutical interventions, like a masking. The country would have to use effective masks like N95, KN95, KH94”

스워츠버그 교수는 적극적인 백신 접종 캠페인을 시작하고, K95와 KN95, KH94와 같은 효과적인 마스크 착용 등의 비약물 조치 등을 결합한 강력한 방역 조치를 시행해야 한다고 권고했습니다.

그러면서 더 지체하지 말고 국제사회로부터 양질의 백신을 받아들여 주민들을 대상으로 접종에 들어가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스워츠버그 교수] “It needs to get its population vaccinated. And it needs the best vaccines, mRNA vaccines. But the mRNA vaccines would require Western expertise and an adequate cold chain.”

북한 주민들이 최상의 백신인 유전정보가 담긴 RNA 방식의 백신을 접종해야 한다는 겁니다.

하지만 이 같은 RNA 백신은 서방의 전문 기술과 백신을 보관할 콜드 체인을 필요로 한다고 스워츠버그 교수는 덧붙였습니다.

고스틴 교수도 북한 주민들이 양질의 백신을 접종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어떤 백신이 사용되고 어떻게 구매할 것인지, 전달 방법은 무엇이고 전면적인 접근은 가능한 지 등이 의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고스틴 교수] “It's extraordinarily important for the health of that population to have access to high quality vaccinations. But now, the main question is what vaccines would be used, how it would be purchased, how they would it be delivered. Would they be fully accessible?”

고스틴 교수는 서방 전문가들의 입국을 꺼리는 북한 당국이 화이자나 모더나 같은 미국산 백신 보다는 효능이 낮은 중국산 백신을 허용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하지만 코로나 백신 접종을 아예 하지 않는 것보다는 중국산 백신이라도 접종하는 것이 낫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국제 백신 공급 프로젝트 코백스 퍼실리티는 지난해 중국산 시노백 백신 297만 회분을 북한에 배정했지만 북한은 코로나로 심각한 영향을 받는 나라로 재배정할 것을 권고하며 받지 않았습니다.

코백스는 또 지난해 영국산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811만 회분을 배정했지만 북한이 행정 절차를 마무리하지 않아 지원이 무산됐습니다.

올해에도 코백스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128만 8천 회분과 미국 제약사 노바백스의 코보백스 백신 25만 2천 회분을 배정했지만 북한의 수용 의사가 없어 모두 취소된 바 있습니다.

코백스는 2022년부터는 각국의 필요에 따라 코로나 백신을 제공하는 새로운 방침이 시행되고 있다며, 북한이 지원을 요청하면 언제든 백신을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습니다.

VOA 뉴스 안소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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