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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북한 IRBM 발사에 “핵실험 향한 수순…미한일 안보협력 기회”


지난 2017년 4월 북한 평양에서 열린 열병식에 등장한 화성-12형 탄도미사일.
지난 2017년 4월 북한 평양에서 열린 열병식에 등장한 화성-12형 탄도미사일.

북한의 최근 중거리 탄도미사일 발사는 7차 핵실험을 향해 도발 수위를 높이는 수순이라고 미국의 전문가들은 분석했습니다. 또 북한의 잇따른 도발이 일본의 방위력 증가를 재촉하고 미한일 3국 공조를 강화할 것이라는 진단도 나옵니다. 박승혁 기자가 보도합니다.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NSC 대량살상무기 조정관은 4일 VOA에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가 단계적으로 증강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이는 북한이 7차 핵 실험을 향해 가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게리 세이모어 전 NSC 조정관] “A couple of short range tests. Now they've got the medium range test, maybe they'll do another ICBM, but they're obviously heading in the direction of a nuclear test.”

북한이 잇따른 단거리 미사일 발사로 시작해 이번에 중거리 시험 발사를 했고 앞으로 대륙간 탄도 미사일을 시험 발사할 수 있으며, 분명하게 핵 실험을 향해 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북한은 지난달 25일부터 이달 1일까지 연이어4차례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시험 발사했고 4일 오전(현지 시간) 일본 상공을 통과하는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을 발사했습니다.

한국 군 당국이 화성-12호로 추정하는 이번 미사일은 일본 북부 상공을 통과해, 역대 북한 발사 미사일 중 최장 비행거리인 4500여 km를 날아가 태평양에 낙하했습니다.

북한, 5년 만에 일본 상공 통과 탄도미사일 발사
북한, 5년 만에 일본 상공 통과 탄도미사일 발사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도 이번 발사는 북한의 추가 핵 실험 가능성을 보여준다는 데 동의했습니다.

[녹취: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 “The decision to fly over Japan with the IRBM is a continuation of sort of escalating provocations this year, doing things that they hadn't done since 2017. It shows that North Korea is going to continue sort of inching along towards another nuclear test.”

북한이 2017년 이후 처음으로 일본 상공을 넘어 IRBM을 쏜 결정은 도발의 수위를 점차 높여가는 연속 선상에 있으며, 결국은 추가 핵 실험을 향해 서서히 지속적으로 움직이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것입니다.

또 태평양으로 4천 km 이상을 날려보낸 것은 ‘화성 12호’로 추정되는 이 미사일의 타격 목표가 미국령 괌이란 점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 “It most likely would be used for US bases in Guam, because that's the range that it would have. And it is assessed to be nuclear capable.”

괌까지 갈 수 있는 비행거리를 가졌기 때문에 미사일은 괌의 미군기지에 사용될 가능성이 높으며, 핵탄두 탑재도 가능한 것으로 평가된다는 설명입니다.

패트릭 크로닌 허드슨연구소 아태 안보 석좌는 현재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자신의 행동에 있어 선택의 폭이 넓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패트릭 크로닌 허드슨연구소 아태안보석좌] “Kim Jong Un clearly thinks he has a wide latitude for his actions. He has fired 39 ballistic missiles and several cruise missiles this year alone. But his Hwasong-12 IRBM test early this year did not fly over Japan; this one did, suggesting Kim thinks this is a safe time to ratchet up his missile programs.”

김정은은 이미 올해 들어서만 39발의 탄도미사일과 수 차례의 순항 미사일을 발사했다는 것입니다.

또 올해 초 동해로 시험 발사한 화성 12호 IRBM과 달리 이번 것은 일본 상공을 통과했다며, 이는 김정은이 지금 미사일 프로그램을 한 단계 발전시키기에 안전한 시기로 판단하고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또한 북한이 일본 상공을 넘어 미사일을 쏘았기 때문에 향후 일본과 한국 모두의 안보 전략에 더 많은 상호 협력이 요구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북한은 지난 2017년 9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화성-12형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참관했다며 사진을 공개했다.
북한은 지난 2017년 9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화성-12형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참관했다며 사진을 공개했다.

한일 전문가인 대니얼 스나이더 스탠퍼드대 연구원은 특히 일본이 북한의 미사일 도발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대니얼 스나이더 스탠퍼드대 연구원] “These things are very alarming in Japan when they take place. I mean, everybody gets these alerts on their telephones. It just makes people more determined to respond to them with increased security, increased defense spending and security cooperation.”

북한의 이번 미사일 도발 등은 모든 일본인들의 휴대폰에 경고 문자 메시지가 뜰 정도로 일본에서 큰 우려를 자아낸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북한의 이런 행동은 일본 국민이 더 강한 안보와 국방 예산, 안보 협력 등으로 대응하도록 만들어준다고 스나이더 연구원은 지적했습니다.

영국 국제전략연구소(IISS)의 일본 전문가 로버트 워드 선임연구원은 최근 중국의 패권 행보로 방위 예산을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일본에서 힘을 얻고 있는 가운데 미사일 발사 등 북한의 행동이 이를 촉진할 수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로버트 워드 IISS 선임연구원] “North Korea has long been a threat for Tokyo, but the real pressure for change is coming from China and its coercive behavior in the South and East China Seas. North Korea's latest missile test will reinforce the case of those pushing for faster reform in Japan and more spending.”

북한은 이미 오랫동안 일본에 위협을 가해왔으며, 현재 변화를 위한 실질적 압박은 남중국해와 동중국해 등지에서 중국이 보여준 강압적 행동이라는 설명입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의 이번 미사일 발사가 일본에서 더 빠른 개혁과 더 큰 (국방) 예산을 주장하는 이들에게 힘을 실어줄 것이라고 워드 연구원은 전망했습니다.

세이모어 전 NSC 조정관은 이런 상황을 오히려 한일 양자 협력과 미한일 3각공조를 더 강화할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게리 세이모어 전 NSC 조정관] “It helps those in Japan and in South Korea, who argue that it's time for the trilateral allies US, ROK and Japan to work together to deal with a common national security threat.”

최근의 위기는 일본과 한국 내에서 미한일 3국이 공통의 안보 위기에 함께 대응할 시기가 왔다는 주장에 힘을 실어준다는 것입니다.

스나이더 연구원 역시 이번 기회에 3국 통합 미사일 방어 시스템을 제대로 검토해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대니얼 스나이더 스탠퍼드대 연구원] “Why not form a trilateral Missile Defense Command or defense system? That would be a real breakthrough. That would be somewhat alarming to some people in South Korea, but very, probably hopefully alarming to the North Koreans and to their little backers in China and Russia.”

특히 ‘삼각 미사일 방어 사령부’ 또는 방어 체계를 구축한다면 매우 획기적인 대응이 될 것이란 설명입니다.

이에 대해 일부 한국인들이 경계심을 품을 수 있지만, 현실화한다면 이는 북한뿐 아니라 중국과 러시아의 북한 지지 세력에도 경종을 울릴 수 있다고 스나이더 연구원은 말했습니다.

VOA 뉴스 박승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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