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다연장로켓 ‘천무’를 구매하는 계약을 체결한 폴란드는 러시아의 침공을 저지하기 위해 이 로켓이 필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나토 동맹국들의 좋은 파트너가 되기 위해 최대한의 방어력을 확보하기를 원한다는 점도 밝혔습니다. 박승혁 기자가 보도합니다.
크리스토프 프와텍 폴란드 군비청 대변인은 19일 VOA와의 전화 통화에서 폴란드가 한국산 다연장로켓 천무를 수입하기로 결정한 배경을 묻는 질문에 러시아의 위협을 거론했습니다.
[녹취: 크리스토프 프와텍 폴란드 군비청 대변인] “The threat from Russia is one of the reasons why we are trying to get more power for the Polish Armed Forces. Because we need to deter the aggression. So we want us to get as much as possible defense skills to be a good partner for our allies in initial protection of the eastern flank of the NATO.”
프와텍 대변인은 러시아로부터의 위협이 폴란드군이 더 많은 화력을 갖추려 하는 이유 중 하나라며, 폴란드는 러시아의 침공을 저지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따라서 폴란드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동부전선 초기 방어에서 동맹국들에게 좋은 파트너가 되기 위해 최대한의 방어력을 확보하기를 원한다고 프와텍 대변인은 설명했습니다.
프와텍 대변인은 마리우시 브와시차크 폴란드 국방장관이 이날 폴란드 군비청과 한국 방산 기업 한화디펜스 간 천무의 구매 조건 등을 담은 기본계약을 승인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크리스토프 프와텍 폴란드 군비청 대변인] “The Minister of Defense of Poland approved the contract. The sides of the contract are the Armament Agency of Poland and Hanhwa Defense from Korea.”
폴란드 국방부 직속 기관인 군비청은 방산 물자의 선정과 수출입 계약을 주관하는 부처로, 천무 등 한국산 무기 도입을 주도해왔습니다.
계약 물량은 천무 288문, 금액은 약 60억 달러 규모로 알려졌으며, 2023년에 첫 인도분이 폴란드에 전달될 것으로 관측됩니다.
‘한국판 하이마스’라 불리는 천무는 사거리 최대 80km에 달하는 다연장로켓입니다.
최근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러시아군에 타격을 입히고 있는 미국제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 일명 하이마스(HIMARS)와 비슷하지만 더 강력하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하이마스는 227㎜ 로켓 6발을 탑재할 수 있지만 천무는 12발을 탑재해 하이마스의 2배 화력을 자랑하기 때문입니다.
프와텍 대변인은 군비청이 이러한 천무의 성능은 물론 기존 무기들과의 호환성도 고려해 구매를 결정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크리스토프 프와텍 폴란드 군비청 대변인] “The systems are very similar. The difference is that the Chunmoo possesses two ports, HIMARS has only one. The Chunmoo is also compatible with M270.”
천무와 하이마스의 체계는 비슷하지만 천무는 (미사일 6기) 탑재 구간이 2대인데 하이마스는 1대 뿐이며, 천무는 M270 다연장로켓과도 호환이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앞서 프와텍 대변인은 트위터 계정을 통해 천무가 폴란드 군용차량 ‘토파즈’에 탑재 가능하다며, 한국이 천무 미사일 개발 기술을 전수해주는 조건으로 계약을 맺는다고 설명한 바 있습니다.
폴란드로 수출되는 천무는 폴란드가 이미 미국에 선주문한 하이마스 200문과 함께 전방에 투입될 전망입니다.
[녹취: 크리스토프 프와텍 폴란드 군비청 대변인] “We want to get finally, together 500 rocket launchers in the shortest time. We want to get the operational skills of the artillery in Poland.”
프와텍 대변인은 “폴란드가 목표로 한 500문의 다연장로켓을 가장 빠른 시간 내 확보하기를 원했다”며 “포병 부대의 작전 운용 역량을 확보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폴란드는 지난 7월에도 한국 방산 기업들과 K-2 전차, K-9 자주포, A-50 경공격기 등을 수입하는 계약을 맺은 바 있습니다.
폴란드 국방부가 천무의 수입을 승인한 19일 한국 창원에서는 당시 계약한 K-2 전차와 K-9 자주포의 출고식이 진행되기도 했습니다.
프와텍 대변인은 이날 통화에서 추가로 한국제 무기를 도입할 가능성도 있음을 내비쳤습니다.
[녹취: 크리스토프 프와텍 폴란드 군비청 대변인] “We're thinking about another equipment, which can effectively increase skills of our armed forces. So we are just watching what can be an opportunity for our armed forces and also for our industry.”
프와텍 대변인은 “폴란드군의 역량을 효과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또 다른 장비를 생각하고 있다”며 “지금은 우리 군과 우리 산업에 어떤 기회가 있을지를 지켜보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러시아·벨라루스와 국경을 맞댄 폴란드는 올들어 17만 명 수준인 상비군 규모를 30만 명으로 늘리고,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방 예산의 비중을 현행 2% 수준에서 3%까지 늘리기로 하는 등 국방 개혁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폴란드 국제정세연구소(PISM)의 오스카르 피에트레비치 선임연구원은 지난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폴란드의 분위기가 달라지면서 한국과 협력 관계가 점점 깊어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오스카르 피에트레비치 PISM 선임연구원] “Russia's aggression against Ukraine has accelerated the military cooperation between Poland and South Korea. The signed contracts assume long-term cooperation, so we should only expect a deepening of Poland's cooperation with South Korea in this area.”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폴란드와 한국 간 군사 협력을 가속화했고, 현재까지 체결된 계약들은 장기적인 협력을 요구한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 분야에서 한국과 폴란드의 협력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관측한다고 피에트레비치 연구원은 설명했습니다.
미국에서도 한국과 폴란드 방산 협력을 반기는 분위기입니다.
제임스 인호프 공화당 상원의원은 한국-폴란드의 올해 첫 대규모 방산 계약이 알려진 8월 “아시아와 유럽의 동맹들이 방위력 강화를 위해 협력하는 것은 고무적”이라는 의견을 트위터에 밝힌 바 있습니다.
[제임스 인호프 의원 트위터] “Encouraging to see our allies in Asia and Europe working together to strengthen their own defenses. As the CCP and Russia grow even closer, we can and must do more to rebuild the arsenal of democracy across key security partners in both regions.”
특히 “중국과 러시아가 더욱 가까워지고 있는 가운데 우리는 아시아와 유럽 두 지역의 주요 안보 파트너들 전반에 걸쳐 '민주주의 무기고'를 재건할 수 있도록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고, 또 그렇게 해야만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군사전문가인 브루스 벡톨 미국 앤젤로주립대 교수는 앞서 VOA 에 한국 무기를 수입한 폴란드가 나토 회원국이란 점을 강조했습니다.
[브루스 벡톨 앤젤로주립대 교수] “South Korea is now selling weapon to NATO country. That shows how advanced the weapons systems are. It also shows that their systems have portability. I think this is something we are gonna see more of in coming years.”
벡톨 교수는 나토 회원국에 무기를 판매하는 것은 그만큼 무기 체계가 발전했다는 점을 보여주는 동시에 또 휴대 가능성도 높다는 뜻이라며, 앞으로 한국산 무기 수출 소식을 더 많이 듣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박승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