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미한 연합공중훈련 비질런트 스톰에 대응한 자신들의 군사작전 내용을 대내외 매체를 통해 비교적 상세히 밝혔습니다. 향후 도발 양상을 다양화하겠다는 의도를 드러냈지만 북한의 전력을 과장해 선전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조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김정규)
북한 군은 7일 조선중앙통신 등을 통해 미한 연합공중훈련 비질런트 스톰에 대응해 지난 2일 평안북도 지역 미사일 부대들이 서해갑문 앞 무인도를 목표로 전술탄도미사일 4발을 발사했고, 동해안과 서해안 연선의 공군 반항공미사일병부대들이 23발의 지대공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 군 총참모부는 또 함경북도 지역에서 약 590km 사거리로 한국 울산 앞 80km 부근 수역 공해상에 2발의 전략순항미사일로 보복 타격을 가했다고 주장했으며, 3일에는 초대형 방사포탄과 각종 전술탄도미사일 5발, 그리고 46발의 장거리 방사포탄을 동해상에 발사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4일에는 3시간 47분에 걸쳐 500대의 각종 전투기를 동원한 공군의 대규모 총전투 출동 작전이 진행됐다고 주장했고, 5일에는 첫날과 비슷하게 공군기지 타격을 모의해 산포탄전투부를 장착한 전술탄도미사일 2발과 초대형 방사포탄 2발을 또다시 발사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같은 북한의 주장에 대해 한국의 전문가들은 이례적인 군사작전 공개라며 핵무기 보유에 따른 적극적 군사적 대응 의지를 거듭 밝힌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조한범 / 한국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이제 핵무기를 가졌기 때문에 과거처럼 한미의 재래식 군사력 혹은 한미연합훈련에 대해서 소극적으로 대응하지 않겠다, 향후에도 자신들이 할 수 있는 적극적인 대응을 하겠다, 군사적 우위에 서겠다는 그런 의도를 내포한 것으로 보이고요.”
또 북한군 총참모부가 적의 작전지휘체계를 마비시키는 특수기능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를 했다고 밝힌 데 대해서는 북한이 전자기충격파 EMP 탄두 모사체를 실험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왔습니다.
장영근 / 한국 항공대 교수
“어차피 이제 핵실험을 많이 하니까 핵 EMP는 상당한 수준에 있죠. 핵폭탄을 쓰면 리스크가 너무 크니까 EMP로 공격하겠다는 의사 표시를 한 적이 있거든요. 전에. 그러니까 실제 탄두를 넣은 게 아니고요. 모의 탄두로 이것을 상정해서 EMP탄을 넣어서 실험을 했다 이런 거죠.”
전문가들은 또 대륙간탄도미사일 ICBM이 미국을 압박하는 전략무기체계임에도 구체적 언급 없이 사진만 공개한 것은 이례적이라면서, 실제 전력을 과장하거나 초점을 흐리는 선전을 위한 것일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습니다.
신종우 / 한국 국방안보포럼 사무국장
“북한이 지금 경제난으로 어려운 지경인데 ‘비질런트 스톰’이라는 대규모 한미연합공중훈련이 있다 보니까 이 훈련에 대응해 최신 무기 체계로 압도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는 것을 내부적으로 선전할 필요성도 있는 시점이죠.”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이 앞으로도 도발을 이어갈 가능성이 매우 크다며 당장 핵실험에 나서는 데는 신중하더라도 북방한계선 NLL이나 완충 지역 이남으로 해안포 발사 등 대남 국지도발로 긴장을 높이려 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VOA뉴스 조상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