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우크라이나와 인접한 폴란드 동부 지역에 미사일이 떨어져 2명이 숨졌습니다. 폴란드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는 이번 사건이 러시아 공격이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규탄하는 공동선언을 채택하고 끝났습니다. 현존하는 석탄발전소들을 계획된 수명까지 운영하면 국제사회가 기온 상승치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것이라는 경고가 나왔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폴란드에 미사일이 떨어졌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현지 시각으로 15일 오후 3시 40분경, 미사일이 폴란드 동부 프셰보도프에 떨어져 폭발해 민간인 2명이 숨졌습니다. 프셰보도프는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약 6km 정도 떨어져 있습니다.
진행자) 누가 미사일을 쐈는지 파악됐습니까?
기자) 네.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방공 미사일이 폭발한 것으로 보인다고 16일 밝혔습니다. 앞서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도 기자회견에서 이들 미사일이 우크라이나가 쏜 지대공 미사일일 수 있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혹시 러시아가 쏜 미사일이 폴란드에 떨어진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있었는데요. 이게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난 셈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두다 대통령은 이날(16일) 기자들에게 이 시점에서 폭발한 미사일을 러시아가 쐈다는 증거가 없다고 전했습니다. 그는 또 이들 미사일이 우크라이나가 방공무기로 사용하는 미사일이라고 보여주는 것들이 많다면서, 이는 불행한 사건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앞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번 사건에 대해 조심스럽게 반응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사일이 러시아에서 발사됐을 가능성이 작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G20 정상회의가 열리고 있던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이번 사건에 관해 보고 받았고요. 그 뒤 나토 회원국 지도자들, 그리고 주요 7개국(G7) 정상들과 긴급회의를 했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이 그렇게 말한 근거가 뭡니까?
기자) 네. 바이든 대통령은 미사일이 러시아에서 발사된 것이냐는 취재진 질문에 그런 의혹에 배치되는 초기 정보가 있다면서 “탄도 궤적을 볼 때 러시아에서 발사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폴란드 정부 쪽 수사를 전폭적으로 지원하기로 했다고 밝혔는데요. 바이든 대통령은 긴급회의에 앞서 두다 대통령, 그리고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과 각각 통화해 이번 사태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폴란드가 나토 회원국 아닙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그래서 폴란드 영토에 미사일이 떨어졌다는 소식에 국제사회가 크게 긴장했습니다. 만일 러시아가 나토 회원국인 폴란드를 공격했다면 나토는 나토 헌장 제5조에 명기된 ‘회원국 집단방위’ 규정에 따라 이번 사태에 직접 개입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진행자) 나토 회원국 지도자들이 신속하게 회의한 것도 그런 이유라고 할 수 있겠죠?
기자) 맞습니다. 긴급회의는 폴란드 정부가 나토 헌장 4조를 근거로 요청했는데요. 이 조항은 영토 보전과 정치적 독립, 또는 국가안보를 위협받는 특정 회원국 요청이 있으면 회원국들이 함께 문제를 협의할 수 있다고 명기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많은 전문가가 이번에 폴란드에 떨어진 미사일을 러시아제로 본다는 말이 나오고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영국 BBC 방송은 미사일 파편 사진을 본 전문가들 대부분이 파편이 러시아제 S-300 지대공 미사일에서 나온 것 같다는 데 동의했다고 전했습니다. 지금 우크라이나는 이런 S-300 같은 러시아제 무기들을 많이 씁니다. 그런데 지난 며칠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곳곳을 대대적으로 공격했는데요. 이에 맞서 우크라이나가 쏜 S-300 지대공 미사일이 경로를 이탈해 폴란드 쪽에 떨어진 것이 아니냐는 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는 이번 사건에 대해 어떻게 반응했나요?
기자) 네. 처음부터 자신들과는 무관하다고 주장했습니다. 드미트리 포돌랴크 유엔 주재 러시아대사는 15일 텔레그램에 올린 글에서 “이번 사건은 러시아와 나토 간 직접적인 전쟁을 일으키기 위해 고안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러시아 국방부도 성명을 내고 “상황을 악화시키기 위한 의도적인 도발”이라며 우크라이나를 비난했는데요. 그러면서 폴란드 언론이 공개한 미사일 파편이 자국 무기와 관련이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우크라이나 정부는 어떤 입장인가요?
기자) 네. 올렉시 다닐로우 우크라이나 국가안보보좌관은 협력국들로부터 1차 조사 결과에 대한 정보를 받기를 기대하며 미사일이 떨어진 곳을 방문하게 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당초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15일 밤 화상 연설에서 러시아 미사일이 나토 회원국인 폴란드를 타격했다며 이는 갈등을 심각하게 고조시키는 행위라고 규탄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가 폐막했군요?
기자) 네. 인도네시아 휴양지 발리에서 개최된 제17차 G20 정상회의가 이틀간 일정을 마무리하고 16일 막을 내렸습니다.
진행자) 이번 G20정상회의에서 가장 뜨거운 화두는 역시 우크라이나 전쟁이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올해 G20 정상회의가 지난 2월 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래 전세계 주요 나라 지도자들이 처음으로 한 자리에 모이는 중요한 회의였는데요. 이 때문에 G20 정상들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규탄하는 공동선언을 채택할지 관심이 집중됐습니다.
진행자) 결국 공동선언이 나왔군요?
기자) 네. G20 정상들은 회의 첫 날인 15일 일단 초안에 합의했습니다. 하지만 회원국 사이에 이견이 있어서 최종적으로 공동선언 채택이 불발될 가능성이 있다는 말도 나왔고, 또 채택된다면 어느 정도 수위의 문구가 들어갈지도 주목됐습니다.
진행자) 공동선언에 어떤 내용이 담겼습니까?
기자) 네. G20 정상들은 선언문에서 “대부분의 회원국들은 가장 강력한 용어로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지고 있는 전쟁을 규탄한다”고 밝혔습니다. 정상들은 그러면서 러시아 군의 무조건적인 철수도 촉구했는데요. 하지만 공동선언에는 “상황과 제재에 대해 다른 견해와 다른 평가가 있다”는 문구가 들었습니다.
진행자) 역시 회원국 간에 여전히 이견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드러났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따라서 G20 정상들은 공동선언을 채택하되, 회원국 간 이견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그대로 선언문에 담은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G20 정상들은 그동안 러시아가 주장해온 ‘특별군사작전’이나 일부 국가가 사용하는 ‘분쟁’ ‘갈등’ 등 표현 대신 ‘전쟁’이라는 용어를 사용했습니다.
진행자) 중국과 인도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그동안 서방과는 결이 다른 행보를 보여왔는데요. 두 나라가 공동선언 채택에 동의한 겁니까?
기자) 중국과 인도가 어떤 입장을 취했는지는 즉각 알려지지 않았는데요. ‘로이터’ 통신은 3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만장일치로 공동선언이 채택됐다고 전했습니다. 중국과 인도는 지난 3월 러시아의 즉각 철군을 촉구하는 유엔 결의안과 지난달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점령지 강제병합을 규탄하는 결의안 표결에서 번번이 기권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공동선언에는 그밖에 어떤 내용이 담겼습니까?
기자) 네. G20 정상들은 어떠한 핵무기 사용이나 위협도 용납할 수 없다고 명시했습니다. 이는 최근 러시아의 핵 위협과 함께 북한의 계속되는 핵실험 가능성을 경고하는 문구로 풀이됩니다. 정상들은 또 세계 식량안보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고, 이른바‘흑해 곡물 이니셔티브’ 연장을 지지했습니다.
진행자) ‘흑해 곡물 이니셔티브’는 유엔과 터키가 중재했죠?
기자) 네. 우크라이나 전쟁이 길어지면서 특히 아프리카와 중동 등지에서 식량 위기가 고조되자 유엔과 터키 주도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지난 7월 체결한 협정입니다. 협정은 우크라이나 곡물이나 러시아산 곡물과 비료가 흑해를 통해 안전하게 외부로 운송될 수 있도록 보장하고, 이 과정을 4자가 공동으로 관리∙ 감독한다는 게 골자입니다.하지만, 이 협정은 4개월짜리로 연장이 안 되면 오는 19일로 효력이 끝납니다.
진행자) 지금 기후변화 문제도 심각한데, 이 부분에 대해 G20 정상들이 어떤 입장을 밝혔습니까?
기자) 네. 정상들은 공동선언에서, 지난 2015년 국제사회가 채택한 ‘파리기후변화협약’의 목표를 재확인했습니다. 파리기후변화협약은 지구 온도의 상승 폭을 산업화 이전 대비 섭씨 1.5도로 제한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G20정상들은 “이를 위해 모든 국가의 의미 있고 효과적인 조처와 약속이 필요하다”고 선언했습니다. 이와 동시에 석탄발전소의 단계적 폐지를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올해 G20 정상회의가 여러 가지 이유로 특히 주목받은 국제회의였는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결국 회의에 불참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회의에 앞서 일부 서방국이 푸틴 대통령을 회의에 초청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는데요. 하지만 올해 순회 의장국인 인도네시아의 조코 위도도 대통령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을 함께 초청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했습니다. 하지만 러시아는 막판까지 푸틴 대통령 참석 여부를 밝히지 않다가 결국 바쁜 일정을 이유로 불참을 통보했고요. 대신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부 장관이 참석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지구 기온 상승을 막으려면 석탄발전을 빨리 중단해야 한다는 경고가 나왔군요?
기자) 네. 국제에너지기구(IEA)가 15일 ‘넷 제로 전환에서의 석탄’이란 이름이 붙은 보고서를 냈는데요. 보고서는 “만일 기존 석탄발전소들을 원래 계획한 연한까지 가동한다면 앞으로 단 하나의 석탄발전소를 추가하지 않더라도 국제사회가 정한 기온 상승 목표치를 달성할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참고로 국제사회가 정한 기온 상승 목표치는 산업화 이전과 비교해 섭씨 1.5도 상승입니다.
진행자) 이런 목표를 달성하려면 운용 연한이 되기 전이라도 석탄발전소 가동을 중단해야 한다는 말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보고서는 이와 함께 석탄발전소의 신규 허용 중단과 석탄에서 청정에너지로의 전환에 필요한 자금을 움직일 즉각적인 정책을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아직도 석탄발전소가 상당히 많죠?
기자) 네. 대략 9천 개가 있는데요. 여기에서 약 2천 200GW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습니다. 참고로 석탄발전소 운영 연한은 지역별로 차이가 큰데요. 미국의 경우 보통 40년 이상이고, 아시아 지역 개발도상국들은 15년 미만입니다.
진행자) 석탄발전에서 상당히 많은 온실가스가 나오지 않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 배출원 가운데 석탄발전에서 이산화탄소가 가장 많이 나옵니다. 보고서는 석탄발전소가 빨리 폐쇄되지 않고 수명대로 운영되면 지구에서 석탄발전이 시작된 이래 누적된 배출량보다 많은 3천 300억t의 이산화탄소가 추가로 나오리라 전망했습니다.
진행자) 정말 어마어마한 양의 이산화탄소가 나올 수 있다는 말이군요?
기자) 맞습니다. 보고서는 또 전 세계 전력 생산에서도 석탄발전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데 “이런 상황들은 우리가 기후에 미치는 해악과 에너지 안보를 담보하면서 석탄발전을 신속하게 대체하는 데 있어서 직면한 거대한 도전을 잘 보여준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도전을 해결하기 위해서 IEA가 어떤 방안들을 권고했나요?
기자) 네. 앞서 말한 대로 새로운 석탄발전 자산을 기존 에너지 체계에 추가하지 않는 것이 석탄에서 나오는 온실가스를 줄이는 데 있어 중요한 조건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보고서는 그러면서 많은 금융기관이 아직도 석탄 관련 사업에 돈을 대고 있는 상황에서 최근 발생한 에너지 위기가 신규 석탄발전소 승인을 조장할 위험도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보고서가 금융 기관들이 석탄 사업에 계속 돈을 대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2010년 이후 석탄 관련 사업을 지원한 전 세계 100개 금융기관 가운데 약 절반이 이런 자금 조달을 제한하겠다고 약속하지 않았고, 20%는 상대적으로 약한 약속만 했다는 것입니다. 보고서는 또 재융자를 통해 석탄발전소 소유주들이 초기 투자금을 앞당겨 회수하는 방안도 언급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금융 지원을 통해 석탄발전소 퇴출을 돕자는 말이죠?
기자) 네. 보고서는 또 석탄발전이 계속 늘어나는 것을 막기 위해 재생에너지에 대한 정책과 재정 지원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