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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미사일 정보 실시간 공유, 기존 체계 한계 넘는 것…역내 통합미사일방어망 구축 첫 단계”


미국 하와이 펄하버-힉컴 합동기지에 배치된 해상 X-밴드 레이더(SBX).
미국 하와이 펄하버-힉컴 합동기지에 배치된 해상 X-밴드 레이더(SBX).

미한일 3국이 북한 미사일 경보에 관한 정보를 실시간 공유하기로 합의한 데 대해 미국의 전문가들은 기존 체계의 한계를 넘는 획기적인 조치가 될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역내 통합미사일방어망 구축의 첫 단계라는 진단도 나왔습니다. 박승혁 기자가 보도합니다.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민주주의수호재단(FDD)의 데이비드 맥스웰 선임연구원은 16일 VOA와의 통화에서 미한일 3국 정상이 북한 미사일 정보 공유에 합의한 것을 획기적인 일로 평가했습니다.

[녹취: 데이비드 맥스웰 FDD 선임연구원] “GSOMIA and TISA are agreements that have been established for sharing of information. But this is really moving to the next level, where there is real time sharing of information among all three countries, so that they can act in a synchronized manner and a rapid manner that enhances the defenses of all three countries.”

맥스웰 연구원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과 미한일 정보공유약정(TISA)도 정보 공유를 위해 만들어진 합의지만 3국 간 실시간 정보 공유는 실질적으로 다음 단계로 가는 조치라고 평가했습니다.

이에 따라 세 나라는 동시에 신속하게 행동할 수 있고, 이는 세 나라 모두의 방어를 향상시킨다고 맥스웰 선임연구원은 말했습니다.

주한미군 작전참모 출신인 맥스웰 연구원은 무엇보다 3국 간의 통신 기술이 향상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녹취: 데이비드 맥스웰 FDD 선임연구원] “What I anticipate is that they are looking at upgrading communication systems, and to have a common interoperable communication system, where they can securely transmit information, voice data, and satellite imagery.”

맥스웰 연구원은 3국 군이 통신 체계를 개선하고, 안전하게 정보와 음성 자료, 위성 사진 등을 전송할 수 있는 상호운용 가능한 공동 통신 체계를 수립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윤석열 한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지난 13일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열린 정상회담 뒤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날아 들어오는 미사일로 야기될 위협에 대한 각국의 탐지·평가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북한 미사일 경보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과 윤석열 한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13일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에서 3국 정상회담을 개최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과 윤석열 한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13일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에서 3국 정상회담을 개최했다.

전문가들은 특히 3국 정상이 ‘실시간 공유’에 방점을 찍은 데 주목했습니다.

미국과 한국, 일본 3국은 이미 2014년의 TISA와 2016년 지소미아 등을 통해 군사 정보를 공유하고 있지만 현행 체계들로는 북한의 갑작스런 미사일 도발에 대한 공조가 어렵다는 지적이 계속 나왔습니다.

예를 들어 TISA의 경우 한일 양국이 중간에 있는 미국을 통해서만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고, 이를 보완하기 위해 도입된 지소미아도 요청이 있을 때만 정보를 공유하는 형식이라는 것입니다.

군사 전문가인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이처럼 기존 정보 공유 체계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 “Historically it required that you had to ask for information. And you don't want to be in that kind of position. You know, with a missile, you've got, maybe five minutes, maybe at most 10 if you're Japan.”

베넷 연구원은 기존의 정보 공유 체계들은 정보를 요청해야만 하는 방식이라며, 북한 미사일이 도착하기까지 5분에서 10분 정도 걸리는 일본이라면 그런 입장이 있기를 원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대니얼 스나이더 스탠퍼드대 연구원도 지소미아의 한계를 지적하며, 실시간 정보 공유는 3국이 본격적인 군사 공조로 나아가는 신호라고 해석했습니다.

[녹취: 대니얼 스나이더 스탠퍼드대 연구원] “It helps to create structures of communication between the US and the Japanese and the Korean militaries. GSOMIA only is kind of an umbrella agreement that provides for exchange of intelligence, it isn't really a guideline for actual formal military cooperation. So I think moving towards actual coordination and planning operations is an important step.”

스나이더 연구원은 3국 간 실시간 정보 공유는 미국과 일본, 한국 군 사이에 소통 구조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된다며, 기존의 지소미아는 단지 정보 교환을 제공해주는 포괄적 합의일 뿐 실질적이고 공식적인 군사 협력의 지침은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한국의 해군의 이지스 구축함인 세종대왕함.
한국의 해군의 이지스 구축함인 세종대왕함.

미사일 전문가인 이언 윌리엄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연구원은 북한 미사일에 대한 실시간 정보 공유가 역내 통합미사일방어망(MD) 구축의 첫 단계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이언 윌리엄스 CSIS 선임연구원] “The first step, essentially, to have the integrated air defense is creating a common air picture. That's like the first step in integrating air missile defense, that you're all seeing the same thing. Having a common architecture is a step towards having a kind of an integrated, at least integrated battle management, whereby you can deconflict air defense activity, so you're not wasting interceptors.”

통합 방공망의 첫 단계는 기본적으로 공동의 대공 화면을 만들고 모두가 같은 것을 보는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윌리엄스 연구원은 공동 구조를 보유하는 것은 요격미사일을 낭비하지 않도록 방공 활동의 충돌을 피할 수 있는 통합된 체계, 적어도 통합 전투 관리 체계로 가는 첫 걸음이라고 말했습니다.

데니스 와일더 전 백악관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 역시 비슷한 점을 지적했습니다.

[녹취: 데니스 와일더 전 백악관 선임보좌관] “This agreement to share a warning data in real time on ballistic missile launches, that can be seen as the first step down the road to regional missile defense which I think is a very good idea.“

와일더 전 선임보좌관은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한 실시간 경보 정보를 공유하는 이번 합의는 역내 미사일방어로 가는 첫 조치일 수 있다며, 자신은 아주 좋은 아이디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스나이더 연구원은 이번 3국 정상의 정보 공유 합의를 더 큰 목표를 향한 ‘계약금’ 성격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대니얼 스나이더 스탠퍼드대 연구원] “But I read it also as a sort of down payment on the much bigger goal, which is to create an actual trilateral missile defense system, that is to integrate the missile defense systems of South Korea, Japan and the United States based in the area to deal with North Korea.”

스나이더 연구원은 3국 미사일 방어 체계를 만들어 북한에 대처하기 위한 한국과 일본, 미국의 미사일 방어 체계를 통합하는 것이 더 큰 목표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중국이 이에 반발하겠지만 한국과 일본이 외부 위협에 맞서 방어력을 높이는 것에 간섭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날 한국 국방부는 3국의 북한 미사일 실시간 정보 공유 합의가 미국 주도의 역내 통합미사일방어체계 가입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한국의 전임 문재인 정부는 2017년 주한미군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도입 당시 중국의 강력한 반발에 미국 주도 미사일방어체계에 가입하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하지만 북한 미사일이 고도로 발달하는 상황에서 3국의 정보 공유 능력 강화는 결국 북한과 이를 묵인한 중국이 부분적으로 자초한 것이라고 베넷 선임연구원은 지적했습니다.

[녹취: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 “North Korea has really forced this to happen. When you have a Scud missile, following the trajectory of a Scud missile is not too difficult. When you got to KN-23, following that trajectory is much more difficult. And China didn't put any constraints on North Korea to come up with Iskender like missiles. China let them develop system that is forcing us to share cuttings of information that historically we didn't have to.”

구형 스커드 미사일의 경우 탄도를 추적하는 것이 어렵지 않지만 KN-23의 경우 탄도 추적이 훨씬 어렵다는 것입니다.

베넷 연구원은 북한이 이스칸데르 같은 미사일을 개발할 동안 중국은 아무런 제약도 가하지 않았다며, 중국은 북한이 미사일을 개발하도록 용인함으로써 미한일 세 나라가 정보 공유를 할 수밖에 없도록 만들었다고 말했습니다.

VOA뉴스 박승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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