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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동서남북] 북한 ICBM 게임체인저 되나?


북한이 김정은 국무위원장 현지지도 아래 신형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7형을 시험발사했다며, 19일 사진을 공개했다.
북한이 김정은 국무위원장 현지지도 아래 신형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7형을 시험발사했다며, 19일 사진을 공개했다.

한반도 주요 뉴스의 배경과 의미를 살펴보는 ‘쉬운 뉴스 흥미로운 소식: 뉴스 동서남북’ 입니다. 북한이 지난 18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에 성공하면서 한반도와 동북아시아의 안보지형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화성-17형 ICBM이 미국과 한국의 군사적 대응을 뒤바꾸는 ‘게임체인저’가 될 수도 있다고 말합니다. 최원기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북한이 18일 화성-17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에 성공했습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방송’입니다.

[녹취: 중방] “주체 조선의 불가항력이 우주 만리에 뻗치고 있습니다.”

북한이 발사한 화성-17형은 최고 고도 6천100㎞, 비행거리 1천㎞, 최고 속도 마하 22를 기록했습니다.

이 ICBM을 정상각도로 발사할 경우 사거리가 1만5천㎞에 달합니다. 워싱턴과 뉴욕을 비롯한 미 전역이 북한의 ICBM 사거리에 들어간다는 얘기입니다.

앞으로 미사일을 태평양으로 발사해 1만5천㎞ 실제 비행과 탄두 재진입 실험을 마치면 ICBM 개발이 완료됩니다.

미국의 미사일 전문가인 반 밴 디펜 전 국무부 국제안보.비확산 담당 수석부차관보는 북한 미사일이 대기권 재진입에 성공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반 밴 디펜 전 부차관보] “What they have not yet done is fire an ICBM on a full range, operational trajectory and have that survive reentry. Now, some analysts and including myself believe that”

전문가들은 북한의 화성-17형 발사 성공이 동북아의 안보 지형과 군사력 균형을 뒤흔드는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우선 북한은 1998년 8월 대포동 1호 미사일을 발사한 이래 24년 만에 미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장거리 ICBM을 확보하게 됐습니다.

핵탄두가 장착된 북한의 단거리, 중거리, 장거리 미사일은 미국뿐 아니라 한국과 일본도 겨냥할 수 있습니다.

특히 북한의 ICBM은 미 본토를 직접 겨냥하는 만큼 미군과 한국 군의 군사적 대응전략도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입니다.

그동안 미국의 한반도 군사전략은 유사시 얼마나 신속하게 증원전력을 투입하느냐에 초점이 맞춰졌습니다.

북한이 6.25 한국전쟁과 같은 제2의 남침을 하면 일단 한국 군이 이를 막고 미 본토의 미군과 일본 주둔 미군이 신속히 전개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북한 미사일이 미 본토와 주일미군, 그리고 미군의 동아태 전초 기지인 괌을 사정권에 넣으면서 상황은 달라졌습니다.

한 마디로 “미군을 한반도에 보내면 뉴욕이 ICBM 공격을 받는다”고 북한이 미국을 위협할 수 있는 상황이 된 겁니다.

남북한의 군사력 균형도 바뀌게 됐습니다.

현재 한국은 육군, 해군, 공군 등 재래식 전력만 갖고 있습니다.

반면 북한은 이미 전술핵 미사일을 실전배치한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의 민간 연구기관인 한국국가전략연구원의 군사 전문가인 문성묵 통일전략센터장입니다.

[녹취: 문성묵 센터장] “김정은이 최근 9월25일부터 10월9일까지 직접 일곱 군데 전술핵 운영부대를 다니면서 남측 주요 목표를 타격하는 조치를 취했기 때문에 전술핵무기로 대한민국을 타격하는 준비는 갖춘 것으로 봅니다.”

한국 군은 이미 북한의 미사일 공격에 대비한 작전계획을 세워놨습니다.

한국이 갖고 있는 정찰기와 인공위성같은 정찰자산으로 북한을 감시하고 있다가 발사 동향이 포착되면 이를 선제타격한다는 겁니다.

그러나 은폐돼 있는 북한 미사일을 찾아 타격하기도 힘들 뿐더러 핵을 가진 상대방을 선제타격한다는 것은 상당히 비현실적입니다.

미국은 고도화된 북한 핵과 미사일 위협에 맞서 이미 새로운 전략을 구사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김정은 정권 종말’ 전략입니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는 10월 27일 국방부의 ‘핵 태세 검토 보고서’(NPR)을 통해 “북한이 핵무기를 사용할 경우 김정은 정권은 종말을 맞을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이어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과 이종섭 한국 국방부 장관은 11월 3일 미 국방부 청사에서 제54차 미한안보협의회(SCM)를 열고 또다시 대북 경고를 했습니다.

이날 발표된 공동성명은 “북한의 비전략핵을 포함한 어떠한 공격도 용납할 수 없으며, 이는 김정은 정권의 종말을 초래할 것”이라고 명시했습니다.

당시 오스틴 장관과 공동 기자회견을 가진 이종섭 장관입니다.

[녹취: 이종섭 장관] ”만약 북한이 핵을 사용한다면 동맹의 압도적이고 결정적인 대응으로 김정은 정권이 종말을 맞게 될 것을 확인하였습니다.”

이밖에 미국과 한국은 핵 확장억제(핵우산) 강화, 전략자산 상시 배치, 미한 연합 야외기동훈련 확대, 미한 작전계획 수정 등에 합의했습니다.

이어 바이든 대통령과 윤석열 한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11월13일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만나 북한 미사일 정보를 3국이 실시간으로 공유하기로 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미한일 3국의 미사일 정보 실시간 공유가 장차 미국이 주도하는 미사일 방어망에 참여하는 첫 단계가 될 수 있다고 말합니다.

미 태평양사령관 출신인 해리 해리스 전 주한대사는 “김정은은 모든 방향으로 미사일을 쏜다”며 “한국과 일본이 미사일 방어망에 참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해리스 전대사] ”I think Japan and South Korea join together in this because Kim Jung-un’s missile point every direction.”

문제는 미국의 새로운 대북 압박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계속 미사일을 쏜다는 겁니다.

북한은 10월과 11월 중 ICBM 2발을 포함해 25발 이상의 미사일을 발사했습니다.

게다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미국과 러시아, 중국의 대립으로 유엔 안보리가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면서 북한의 핵과 미사일 도발 가능성은 한층 커졌습니다.

미국은 지난 21일 북한의 ‘화성-17형’ 발사를 규탄하기 위해 유엔 안보리를 소집했지만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로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못했습니다.

이튿날인 22일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담화를 내고 유엔 안보리가 북한의 ICBM 발사에 대응해 회의를 소집한 데 대해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김 부부장은 담화에서 유엔이 미국과 한국의 군사연습은 외면하고 북한의 자위권 행사를 거론한 것은 “명백한 이중기준”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김여정의 이번 담화는 추가 미사일 발사를 위한 명분을 쌓기 위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습니다.

한국과 미국 전문가들은 북한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에 있는 서해 위성발사장을 주목하고 있습니다.

몇 년간 움직임이 없던 서해발사장은 지난 3월 김정은 위원장의 현지 지도를 계기로 공사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내년은 북한이 설정한 국방력 강화 5개년 계획의 3차 년도입니다. 따라서 내년에는 북한이 우주로켓 또는 정찰위성 등의 명분으로 서해발사장에서 ICBM을 발사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게 있습니다.
한국 정부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홍민 북한연구실장입니다.

[녹취: 홍민 실장] “그냥 일회적인 위성 발사라면 저렇게까지 서해 위성발사장을 리모델링할 필요가 없거든요. 저렇게 대대적으로 리모델링을 한다는 것은 계속 장기적으로 여러 기를 쏘기 위해서 아주 기본적으로 구조를 다시 갖춘다는 얘기를 의미하는 겁니다.”

북한의 화성-17형 ICBM 발사로 한반도에는 새로운 긴장이 조성되고 있습니다.

미국과 한국의 새로운 대북 전략이 북한의 핵과 미사일 폭주를 막을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VOA뉴스 최원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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