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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역외가공’ 대중국 수출 급감…3년 만에 90% 줄어


지난 2018년 6월 중국 단동과 북한 신의주를 연결하는 중조우의교 인근 적하장. (자료사진)
지난 2018년 6월 중국 단동과 북한 신의주를 연결하는 중조우의교 인근 적하장. (자료사진)

주문자위탁생산 방식으로 이뤄져 온 북한의 대중국 수출 규모가 대폭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북중 무역은 점차 회복되고 있지만 한때 대중국 수출액의 40%를 차지하던 역외가공 무역액은 3%를 겨우 넘기는 수준입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올해 1월부터 10월 사이 북한의 대중 ‘역외가공’ 수출액은 340만 2천 달러입니다.

역외가공은 중국이 북한 등 제3국의 인력과 생산시설을 이용해 물품을 생산한 뒤 이를 다시 중국으로 옮기는 형태의 무역을 의미합니다. 일반적으로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등이 여기에 해당됩니다.

이 기간 북한의 대중 수출 총액은 1억 343만 달러를 기록했습니다. 북한의 역외가공 무역액이 차지하는 비중이 전체 수출의 3.2%에 불과하다는 의미입니다.

지난해 상황도 비슷합니다. 전체 5천806만 달러의 대중 수출액 중 역외가공 실적은 전혀 없었습니다.

북한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이전인 2019년 전체 대중 수출의 약 40%를 역외가공 형태의 무역으로 채웠습니다.

그런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두 나라의 무역액이 급감하면서 가장 먼저 역외가공 형태의 무역이 타격을 받은 것입니다.

또 최근 북중 무역은 회복세를 보이는 가운데서도 역외가공 무역의 비중은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달 북한의 대중 수출에서 역외가공 형태의 무역액은 44만 9천503달러로 전체 2천 142만 달러의 2% 수준이었습니다.

북한은 국제사회 대북제재 여파가 본격화된 2018년부터 손목시계와 신발 등의 재료를 중국에서 들여와 완제품으로 가공해 중국으로 넘기는 방식의 수출을 크게 늘렸습니다.

일례로 2016년까지만 해도 21만 달러 수준이던 북한의 신발 제품에 대한 대중 수출액은 2019년 500만 달러를 넘어섰습니다.

그 밖에 장난감과 가죽류 제품 등에 대한 대중 수출이 크게 증가했는데, 이들 역시 역외가공 생산이 가능한 품목이라는 지적이 나왔었습니다.

북한 경제 전문가인 윌리엄 브라운 미국 메릴랜드대 교수는 7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중국의 물품을 생산하던 북한 업체와 북한 업체에 이를 발주한 중국 업체 모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녹취: 브라운 교수] “I kind of think what happened is with the with the border closure, that these the companies that were doing this all went out of business. So now that the businesses are crippled and they can't hire people to do them, takes a while to rebuild them, rebuild the businesses to do.”

브라운 교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국경봉쇄 조치로 (북한의) 회사들이 모두 문을 닫은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장기간 중단된 사업체는 다시 노동자를 고용하기 쉽지 않아 사업체를 다시 운영하기까지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북중 국경지대에 위치한 중국 사업체들도 같은 상황일 것”이라며 “이들이 다시 문을 열긴 하겠지만 시간이 더 필요한 것 같다”고 덧붙였습니다.

브라운 교수는 북한의 대중 수입이 빠른 회복세를 보이는 것과 대조적으로 대중 수출은 여전히 저조하다며 “무역 적자폭이 계속 커지는 만큼 북한은 하루속히 대중 수출을 회복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한편 올해 1월부터 10월 사이 가장 많이 이뤄진 북한의 대중 수출 형태는 ‘일반무역’이었으며, 중국을 거쳐 제3국으로 향하는 물품에 적용되는 ‘통과무역’이 그 뒤를 이었습니다.

그 밖에 ‘국경무역’과 ‘창고무역’이 역외가공 형태의 무역액보다 많은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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