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와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시사했습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사우디아라비아를 국빈 방문했습니다. 러시아 교도소에 수감중이던 미국 여자 농구선수가 풀려났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립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먼저 우크라이나 전쟁에 관한 러시아 대통령 발언부터 들어보죠?
기자) 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7일 열린 러시아 ‘인권이사회’ 연례 회의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전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TV로 방송된 이날 회의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우리 마음대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우리를 계속 지킬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푸틴 대통령이 모든 수단이라는 말을 했는데, 핵무기도 언급했습니까?
기자) 네. 푸틴 대통령은 전에도 그랬던 것처럼 이날(7일) 회의에서도, 핵전쟁 위험이 커지고 있지만 러시아가 함부로 그런 무기를 사용하겠다고 위협하지는 않을 거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그러면서 “러시아는 미치지 않았고, 핵무기가 어떤 건지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푸틴 대통령도 핵무기 위험성은 인정한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하지만 푸틴 대통령은 지금 서방이 핵 위협을 하고 있다면서 러시아가 선제적 핵 위협을 하는 게 아니라고 거듭 주장했습니다. 그는 그러면서 러시아 핵 수단은 다른 어떤 핵보유국보다 더 선진적이고 현대적이라는 말도 했는데요. 하지만 “우리는 이 무기를 면도날처럼 휘두르며 세계를 뛰어다니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푸틴 대통령이 전쟁이 길어질 수 있다는 말도 했다고요?
기자) 네. 푸틴 대통령은 “특별군사작전 기간과 관련해서 긴 과정이 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특별군사작전이라는 말은 러시아 측이 사용하는 말인데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친서방 정권을 신나치 추종 세력으로 간주하고 우크라이나의 탈나치, 비군사화를 목표로 한 특별군사작전을 수행하고 있다고 주장해왔습니다.
진행자) 푸틴 대통령이 이날(7일) 회의에서 또 어떤 말을 했나요?
기자) 네. 지금 러시아가 제2차 세계대전 이래 가장 비싼 전쟁을 치르고 있다면서도 특별군사작전을 단행한 것에 대해 후회하지 않는다고 푸틴 대통령은 말했습니다. 그는 그러면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영토를 합병함으로써 지형적으로 더 큰 나라가 됐다”며 “이는 놀라운 결과”라고 주장했습니다. 러시아는 지난 9월 우크라이나 내 4개 지역을 강제 병합했는데요. 국제 사회는 이를 불법으로 간주합니다.
진행자) 이날 (7일) 푸틴 대통령 발언에 대해 미국 정부는 어떻게 반응했습니까?
기자) 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7일 정례 회견에서 이에 관한 질문을 받았는데요. “우리는 핵무기에 관한 어떤 느슨한 발언도 결단코 무책임한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또 “핵무기를 무력화하는 것이든, 핵무기 사용 망령을 고조시키는 것이든, 그에 관한 어떠한 수사도 무책임하다고 생각한다”면서, “그건 위험하며, 냉전 이후 핵 비확산의 핵심이었던 성명 정신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프라이스 대변인이 언급한 성명은 ‘핵확산금지조약(NPT)’를 뜻하는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프라이스 대변인은 “냉전 이래 중국, 인도, 미국, 러시아까지 전 세계 핵보유국들은 핵전쟁이 결코 해서는 안 될 그 어떤 것이며 결코 이길 수 없다는 것을 분명히 해왔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7일 미국 정부가 우크라이나 정부에 확전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커비 조정관이 확전을 언급한 이유가 뭡니까?
기자) 네. 지난 5일과 6일, 러시아 본토에 있는 몇몇 군사시설이 공격받았는데요.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무기용 드론(무인기)을 이용해 자국 시설을 공격했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정부는 이를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는데요. 미국 ‘뉴욕타임스’신문, 영국 ‘가디언’ 등 몇몇 매체는 정보 전문가들 말을 인용해 우크라이나가 옛소련 무기를 개량해 장거리 타격 능력을 갖춘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여기에 우크라이나 정부가 이번 전쟁에서 잃은 영토뿐만 아니라 돈바스 지역과 크름반도까지 다 수복하겠다고 전의를 다지고 있어서 확전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본토 공격과 크름반도 수복 시도가 확전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우려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한편 커비 조정관은 “확전을 우려하지만 서방이 우크라이나를 지지하는 원칙은 주권에 있다”면서 “러시아와 달리 우리는 우크라이나 주권을 존중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또 서방이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제공하면 그건 우크라이나 것이라면서 “그들이 그것을 어디에 사용하고 어떻게 사용하는지, 얼마나 많은 탄약을 사용하는지, 그건 우크라이나 결정이며 우리는 그것을 존중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시 주석이 7일 사우디아라비아를 국빈 방문해 본격적으로 중동 외교에 나섰습니다. 시진핑 주석은 이날(7일) 사우디 수도 리야드에 도착해 10일까지 사흘간 국빈 방문 일정에 돌입했습니다. 시 주석이 사우디를 찾은 건 지난 2016년 이후 처음입니다.
진행자) 시 주석이 8일에는 어떤 일정을 소화했습니까?
기자) 네. 시 주석은 8일 리야드에서 사우디아라비아 실권자인 모하마드 빈살만 왕세자와 회담하고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 국왕도 만났습니다. 시 주석은 또 이날(8일) 살만 사우디 국왕과 함께 ‘포괄적인 전략동반자협정’에 서명했고요. 또 2년마다 양국 정상이 만나기로 합의했습니다.
진행자) 시 주석이 이번에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다른 나라 정상들도 만나는 것으로 알려졌죠?
기자) 그렇습니다. 모하마드 왕세자와의 회담을 시작으로 여러 중동 국가 정상들도 만날 예정입니다. 리야드에서 9일까지 걸프협력회의(GCC) 정상회의가 열리는데요. 압델 파타 알시시 이집트 대통령, 카이스 사이에드 튀니지 대통령, 모하메드 알수다니 이라크 총리, 그리고 마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자치정부 수반 등도 이 회의에 참석합니다.
진행자) 시 주석 방문을 계기로 중국과 사우디아라비아가 새로운 경제 협력 사업에 합의했다는 소식도 나오고 있군요?
기자) 네. 두 나라가 7일, 친환경 에너지, 첨단 정보기술, 클라우드 서비스, 교통, 건설 등 34개 협력 사업 합의서에 서명했다고 사우디 국영 통신 ‘SPA’가 보도했습니다. 총사업 규모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는데요. 앞서 SPA는 양국이 300억 달러에 달하는 사업을 체결할 것이라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특히 이번에 사우디아라비아가 중국 통신장비 회사인 화웨이와 클라우딩 컴퓨팅과 사우디 내 첨단기술 도시 건설을 위한 양해각서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서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진행자) 시진핑 주석이 최근 국제무대에 자주 나서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시 주석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 이후에 오랫동안 국제무대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는데요. 지난 10월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에서 당 총서기로 선출돼 집권 3기를 시작한 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와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정상회의에 잇따라 참석했습니다. 그런데 시 주석의 이번 사우디 방문은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 관계에 틈이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이뤄져 더 주목받고 있습니다.
진행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얼마 전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했었죠?
기자) 맞습니다. 지난 7월 바이든 대통령은 사우디 휴양지 제다에서 열린 GCC에 참석해 모하마드 왕세자를 비롯한 걸프 국가 정상들을 만나 국제 유가 안정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하지만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는데요. 반면 시진핑 주석의 이번 사우디 방문에 대해서는 두 나라가 대대적으로 홍보하며 협력을 강조해서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진행자) 현재 중국과 사우디아라비아 관계가 어떤가요?
기자) 네. 세계 2위 경제 대국이자 세계 최대 에너지 소비국인 중국은 중동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의 주요 교역 상대국입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현재 경제 다각화를 모색하며 중국과의 협력, 투자를 강화하고 있는데요. 이에 미국은 역내 중국 개입이 커지는 것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사우디아라비아가 그동안 중동에서 미국의 전통적인 우방으로 여겨지던 나라 아닙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하지만 양국 관계는 지난 2018년 사우디 출신 언론인 자말 카쇼기 씨 살해 사건을 계기로 급속하게 멀어졌습니다. 모하마드 왕세자가 사건 배후로 알려지자 미국 정부가 사우디아라비아 내 인권 개선을 촉구했는데요. 특히 바이든 대통령은 대통령 당선 직후 모하마드 왕세자를 국제 사회 ‘왕따’로 만들겠다며 사우디아라비아를 압박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시진핑 주석 사우디 방문에 대한 미국 정부 반응도 나왔습니까?
기자) 네. 존 커비 NSC 전략소통조정관은 7일 기자들에게 “미국은 중국이 전 세계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것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또 “시 주석 방문은 중국이 역내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것을 보여주는 하나의 예”라면서 “하지만 미국의 대중동 정책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들어보겠습니다. 러시아에 억류 중이던 미국의 유명 여자 농구선수가 드디어 석방됐군요?
기자) 네. 러시아에서 징역형을 선고받고 수감중이던 브리트니 그라이너 씨가 8일 풀려났다고 바이든 대통령이 발표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8일 그라이너 씨가 안전하고 아랍에미리트(UAE)에서 비행기로 집에 돌아오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그는 또 “그가 좋은 상태라고 말할 수 있어서 기쁘다”면서 “회복하는 데 시간과 장소가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가 그동안 그라이너 씨를 데려오기 위해서 러시아와 협상했었는데, 결실이 있었군요?
기자) 네. 하지만 러시아가 그라이너 씨를 그냥 풀어준 건 아닙니다. 미국 정부는 그를 데려오는 대가로 미국 교도소에 있던 악명 높은 러시아인 무기상 빅토르 부트 씨를 석방했습니다.
진행자) 그라이너 씨는 올해 초 불법 약물을 소지한 혐의로 체포됐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그라이너 씨는 지난 2월 농구 경기를 위해서 모스크바를 방문했는데요. 돌아는 길에 짐에 대마 기름이 함유된 전자담배 카트리지가 나왔다는 이유로 러시아 공항에서 체포됐습니다. 그는 이후 재판에 넘겨졌는데요. 결국 마약 소지와 밀수 혐의로 징역 9년 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었습니다. 그라이너 씨는 재판 과정에서 유죄를 인정했지만 대마 기름이 짐에서 나온 건 순전히 실수였고 러시아 법을 어길 뜻이 없었다고 해명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그라이너 씨를 데려오는 대가로 미국이 풀어준 부트 씨는 어떤 사람인가요?
기자) 네. 군벌이나 반군 조직, 그리고 문제가 있는 정부뿐만 아니라 알카에다나 탈레반 등 테러 단체에도 무기를 판 사람으로 ‘죽음의 상인’으로 불렸는데요. 국제 사회가 반드시 잡으려고 했던 사람들 가운데 1명입니다. 부트 씨는 지난 2008년 미국이 공들인 함정수사로 태국 방콕에서 체포됐고요. 2년 뒤에 미국에 인도됐습니다. 미국에 인도된 부트 씨는 재판에서 테러 분자들을 지원하고 미국 시민들을 살해했다는 등 혐의로 징역 25년 형을 선고받고 12년째 교도소에 있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미국과 러시아가 이번에 죄수를 교환한 셈인데, 러시아 쪽에서는 어떤 말이 나왔습니까?
기자) 네. 러시아 외무부는 설명을 내고 두 사람을 UAE 아부다비 공항에서 교환했다면서 러시아 시민이 고국에 돌아왔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이번 죄수 교환은 UAE와 사우디아라비아가 중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그라이너 씨 외에 러시아 교도소에 있는 미국인이 또 있는 것으로 아는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2018년에 러시아에서 체포된 폴 웰런 씨가 있습니다. 전직 해병인 그는 간첩 혐의로 지난 2020년에 16년 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입니다. 미국 정부는 이번에 그라이너 씨와 함께 웰런 씨 석방도 추진했는데요. 하지만 러시아 정부는 웰런 씨 경우는 그라이너 씨 사건과 완전하게 다르다면서 이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와 관련해 “이번에 웰런 씨 석방에 성공하지 못했지만, 우리는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