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년 동안 감소해온 북한의 말라리아 발병 건수가 지난해에는 20%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코로나 사태의 영향으로 말라리아 퇴치 활동에 차질이 빚어졌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안소영 기자입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8일 공개한 ‘2022 세계 말라리아 보고서’(World Malaria Report 2022)에 따르면 지난해 북한 내 말라리아 발병 건수는 2천 357건으로 집계됐습니다.
10년 전인 2012년 2만 1천 850건을 기록한 이후 꾸준히 감소해 2020년 1천 819건까지 떨어졌던 북한 내 말라리아 발병 건수가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22.8%의 증가세를 보인 겁니다.
다만 지난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말라리아에 따른 북한 내 사망자는 단 한 명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보고서는 북한의 발병 건수 증가 원인을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신종 코로나 사태가 이미 의료 시스템이 취약한 국가들에 큰 영향을 끼쳐 이들 국가 내 말라리아 환자 수가 증가세를 보였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을 에콰도르와 파나마, 온두라스 등과 함께 전년 대비 말라리아 발병 건수가 증가한 전 세계 10개국으로 지목했습니다.
WHO는 지난해 보고서에서는 신종 코로나에 따른 많은 나라들의 국경 봉쇄와 이동 제한 조치가 살충제 처리가 된 방충망이나 실내 살충용 스프레이 등의 전달을 지연시킨다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또한 올해 보고서는 지난해 북한 내 말라리아 발병 건수 중 해외에서 감염된 사례는 1건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이는 북한이 신종 코로나에 따라 국경을 봉쇄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WHO는 북한 주민 약 2천 500만 명 가운데 1천만 명을 말라리아 위험군으로 분류했습니다. 또 이중 145만 명은 고위험군에 포함했습니다.
WHO는 내년 말부터 세계백신면역연합(GAVI·가비)의 지원을 받아 전 세계 어린이들이 말라리아 백신을 맞을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와 관련해 가비는 9일 ‘북한에 말라리아 백신을 지원할 계획이 있느냐”는 VOA의 서면 질의에 아직 북한으로부터 말라리아 백신 지원 요청이 없었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내년 1월 17일까지 말라이아 백신을 신청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가비 대변인] “No applications from DPRK for COVID-19 vaccines or indeed malaria vaccines so far. For malaria, the current application window for support is open, with a January 17 deadline.”
말라리아는 모기로 전파되는 질병으로 북한과 한국 등에서는 5월과 10월 사이 삼일열 말라리아가 발생합니다.
삼일열 말라리아는 아프리카에서 유행하는 열대열 말라리아보다는 덜 치명적이지만 잠복 기간이 최장 1년에 달하며 감염 시 발열과 권태감 등이 수일간 지속되다 오한과 발열, 해열 등이 반복적으로 나타납니다.
VOA 뉴스 안소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