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재무부가 북한 주민들에 대한 인권 유린을 자행한 개인과 기관 10곳에 독자 제재를 부과했습니다. 북한 국경경비총국과 북한 정권의 애니메이션 제작 회사와 거래한 북한, 인도 국적자와 중국, 싱가포르 회사 등이 대거 포함됐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재무부가 세계 인권의 날을 하루 앞둔 9일 북한 주민들에 대한 인권 유린을 이유로 개인 2명과 기관 8곳에 대한 독자 대북제재를 단행했습니다.
재무부 해외자산통제실(OFAC)은 이날 보도자료에서 먼저 북중, 북러 국경 경비를 담당하는 국경경비총국(Border Guard General Bureau)을 제재 대상으로 지정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북한 주민들은 정권에 의한 강제 노동과 고문, 기타 인권 침해와 학대 대상이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수만 명의 북한 주민들은 그들의 비참한 상황으로 인해 지난 20여 년간 북한을 떠났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북한을 떠나는 여정은 특히 위험하다”면서 “이는 여러 북한 주민을 죽음에 이르게 한 지뢰와 조준사격 명령을 포함한 엄격한 국경 통제를 통해 탈출을 좌절 시키려는 국경경비총국 등 국가 안보 기관의 노력 때문”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따라서 해외자산통제실은 북한 정권 혹은 노동당의 기관이나 기구 혹은 통제 대상을 사유로 국경경비총국을 미국 대통령 행정명령 13687호에 의거해 제재 대상으로 지정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날 제재 명단에는 북한 정권의 애니메이션 회사 ‘조선 4.26 아동영화촬영소(SEK)’와 연관된 개인과 기관도 대거 포함됐습니다.
개인의 경우 아동영화촬영소의 프랑스 파리 지부 대표인 김명철과 아동영화촬영소와 계약을 맺은 인도인 디팍 자드하브 등 2명이 제재됐습니다.
또 기관은 중국 본토와 홍콩 등지에서 운영 중인 ‘에버래스팅 엠파이어 유한회사’와 ‘톈팡 홀딩스’, ‘옌청 쓰리라인 원 포인트 애니메이션’, ‘취안저우 이양진 수출입 무역회사’, ‘푸젠 나난 수출입 회사’, 그리고 각각 싱가포르와 러시아에 소재지를 둔 ‘펀사가’와 ‘키노아티스’ 등 7곳입니다.
해외자산통제실은 김명철이 아동영화촬영소와 계약을 맺은 유럽 회사들의 미지급금을 회수하는 등 아동영화촬영소의 금전 거래에 관여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에버래스팅 엠파이어 유한회사 등도 아동영화촬영소와 금전 거래를 함에 따라 제재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아울러 펀사가의 관리자인 자드하브는 아동영화촬영소와 애니메이션 제작 계약을 체결하고 취안저우 이양진 수출입 무역회사 등에 대금을 대신 지급한 혐의입니다.
해외자산통제실은 자드하브와 펀사가가 각각 1만5천 달러와 5만 달러를 아동영화촬영소에 보냈으며, 또 다른 제재 대상 기업인 키노아티스는 아동영화촬영소와 연계된 푸젠 나난 수출입회사에 10만 달러를 지불했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해외자산통제실은 지난해 자국 애니메이션 제작자들을 중국에 불법 취업시킨 혐의로 아동영화촬영소를 제재 대상으로 지정한 바 있습니다.
따라서 제재 대상인 아동영화촬영소와 직접 거래하거나 이를 도운 개인과 기관이 추가 제재된 것입니다.
미국 정부는 2016년부터 북한 인권과 관련한 제재 조치를 내놓고 있습니다.
현재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위원장 등이 북한 주민들에 대한 인권 유린을 이유로 미국의 제재 목록에 올라있습니다.
해외자산통제실은 북한 이외에도 러시아와 이란, 벨라루스 등에서 행해진 인권 유린에 관여한 개인과 기관 등을 제재했습니다.
해외자산통제실이 이날 발표한 개인과 기관 등에 대한 제재는 40건 이상입니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이날 성명에서 “이번 조치는 티베트 자치구 내 종교적 소수집단 구성원들에 대한 중국의 자의적 구금과 신체적 학대를 막고 이동의 자유를 제한하고 망명 희망자들을 학대하며 정권 수익 창출을 위해 노동자를 착취하는 북한 정권을 막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