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한국, 일본의 북 핵 수석대표들이 오늘(13일) 3자 회동을 갖고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은 세계적인 문제라며 모든 국가가 공동 대응에 나설 것을 강조했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성 김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김건 한국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후나코시 다케히로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 등 세 나라 북 핵 수석대표들은 13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미국대사관에서 회동해 고도화된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 등에 대한 대응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한국 외교부에 따르면 세 나라 대표들은 어떤 도발에도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국제사회의 목표는 확고부동함을 재확인했습니다.
이들은 특히 북한이 7차 핵실험 등 추가 도발을 감행하면 국제사회의 단호하고 단합된 대응에 직면하게 될 것이며 미한일이 연대해 북한이 도발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은 없음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성 김 대표는 모두발언을 통해 “북한의 위협은 동아시아나 미국만의 문제가 아니”라며 “핵무기와 탄도미사일을 계속해서 불법적으로 개발하는 것과 악의적인 사이버 프로그램,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은 세계적인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우리는 북한이 수많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준수하라고 촉구하는 것에 모든 국가가 함께 할 것을 요청한다”며 “북 핵 문제는 국제사회가 함께 통일된 목소리를 내야만 성공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김건 본부장도 모두발언에서 국제사회가 북한을 핵 보유국으로 인정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북한이 “그런 희망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정신 차리고 현실을 직시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습니다.
김 본부장은 “국제사회는 30년간 북한의 비핵화라는 공통된 목표를 확고히 지켜왔으며 이를 재검토하는 일은 앞으로 백만 년 동안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중국의 건설적 역할이 중요하다는 점도 거듭 지적됐습니다.
김 본부장은 “중국은 북한에 영향력을 미칠 능력이 있고 이런 견지에서 계속 건설적 역할을 하기를 희망한다”며 “중국이 최선의 노력을 다하도록 독려하는 것은 또 다른 중요 논의 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북한은 최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하며 유엔 안보리 결의를 정면으로 위반했지만 중국의 거부권 행사로 미국이 제안한 안보리 의장성명 등 공동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세 나라 대표들은 또 앞으로도 굳건한 미한 연합방위태세와 미한일 안보 협력의 지속적인 확대를 바탕으로 대북 억제력을 더욱 강화해 나가기로 했습니다.
후나코시 국장은 “일본은 방위비를 2027년에 국내총생산(GDP)의 2%까지 올리고 ‘반격 능력’을 포함한 모든 옵션을 검토할 것”이라며 일본 정부가 오는 16일 결정할 예정인 새 안보전략을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세 나라 대표들은 이와 함께 북한의 핵 개발을 단념시키기 위해 사이버 활동 등을 통한 북한의 핵과 미사일 자금 조달을 차단하고, 대북 제재 회피 시도를 막기 위한 노력을 배가해 나가기로 했습니다.
세 나라의 이번 북 핵 수석대표 대면 협의는 지난 9월 7일 일본 도쿄 회동 이후 3개월 만입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