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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가스 가격상한제 합의...네덜란드, 과거 노예제 공식 사과


12월 19일 벨기에 브뤼셀의 유럽연합(EU) 본부에 모인 27개 회원국 대표들이 가스 가격 상한제에 합의했다.
12월 19일 벨기에 브뤼셀의 유럽연합(EU) 본부에 모인 27개 회원국 대표들이 가스 가격 상한제에 합의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유럽연합(EU)이 가스 가격상한제에 합의했습니다. 기준선은 180유로(191달러)/MWh(메가와트시)입니다. 네덜란드 총리가 과거 노예제도에 대해 사과했습니다. 세계은행이 중국의 경제 성장 전망치를 하향 조정한 소식, 이어서 전해드립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유럽연합(EU)이 드디어 가스 가격상한제에 합의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EU 27개 회원국의 에너지장관 이사회는 내년 2월 15일부터 가스 가격상한제를 적용하기로 19일 최종 합의했습니다. 가격상한제는 가스 가격이 3일 동안 180유로(191달러)/MWh를 넘는 경우 발동됩니다.

진행자) EU가 가스 가격상한제 도입 필요성에는 의견을 같이했지만, 세부 사항에서 그간 이견이 있었죠?

기자) 네. 프랑스나 스페인 같은 나라들은 소비자 보호를 위해서 즉각 가격상한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요구했습니다. 하지만, 독일, 오스트리아, 덴마크 등은 가격상한제가 중동 등지에 있는 액화천연가스(LNG) 공급자들을 위축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는데요. 가격상한제를 도입해서 일정 가격 이상으로 가스를 사고파는 것을 막으면 유럽의 가스 공급선이 위험해진다는 겁니다.

진행자) 거기에 애초 제시된 가격상한제 발동 기준가격이 너무 높다는 비판도 있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당초에 EU 집행위원회가 제안한 가격상한제 발동 기준은 275유로/MWh, 미화로 약 284달러였습니다. 그런데 이게 너무 높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발동 기준가격이 너무 높아서 실효성이 없다는 건데요. 안나 모스크바 폴란드 기후환경부 장관은 논의 과정에서 집행위가 ‘농담’하는 거냐면서 집행위가 제안한 상한선으로는 에너지 가격 부담을 줄일 수 없다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가격상한제는 발동되면 얼마나 유지되는 겁니까?

기자) 네. 최소한 20일 동안 유지되는데, 가격이 다시 내려가면 자동으로 해제될 수도 있다고 EU 측은 설명했습니다. 그런데 이 제도는 영구적인 것은 아니고요. 1년 동안 존속합니다.

진행자) 이 가스 가격상한제가 EU 소비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조처라고 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과거에는 러시아가 EU에서 쓰는 가스 중에 약 40% 공급했는데요. 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되고 가스 공급을 크게 줄이면서 가스 가격이 폭등했습니다. 이번 여름에 가스관을 통해 들어오는 가스 가격이 지금 가격보다 3배 이상 치솟기도 했습니다. 요세프 시켈라 체코 산업통상부 장관은 “치솟는 에너지 가격으로부터 시민들을 보호할 중요한 합의를 봤다”면서 “다시 한번, EU는 단합돼 있고 어느 누구도 에너지를 무기로 쓰지 못하도록 하겠다는 것을 증명했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시켈라 장관은 말은 러시아를 염두에 둔 말인데, EU 가스 가격상한제 합의에 대해서 러시아 측에서는 어떻게 반응했습니까?

기자) 네.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19일) 성명을 내고 가격상한제를 받아들일 수 없는 이는 시장가격에 대한 공격이라고 비난했습니다.

진행자) 이번에는 러시아로 가볼까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동맹국인 벨라루스를 방문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푸틴 대통령이 이날(19일) 오랜만에 벨라루스를 찾아 알렉산더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을 만났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두 나라 간 군사-기술적 유대를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푸틴 대통령이 벨라루스를 방문한다고 하자, 푸틴 대통령이 루카셴코 대통령에게 우크라이나전 참전을 요청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죠?

기자) 네. 이번 방문에서 벨라루스를 끌어들여 우크라이나전에서 돌파구를 마련하려고 시도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는데요. 하지만, 회담이 끝난 뒤에 나온 공식 발표로는 이런 논의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벨라루스가 우크라이나전에 직접 참여하지는 않지만, 간접적으로 러시아를 돕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2월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을 시작할 때 러시아 측에 발사대를 제공한 바 있습니다. 최근 두 나라는 군사협력을 강화하고 있는데요. 러시아는 벨라루스에 이스칸데르 단거리 지대지 미사일과 S-400 지대공 미사일을 제공했고요. 러시아가 벨라루스 전폭기들이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도록 개량하는 것을 도울 것이란 발표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또 루카셴코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합동군사훈련을 실시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최근에 러시아가 벨라루스를 합병할 것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는데요. 이 문제도 이번 회담에서 언급됐습니까?

기자) 네. 푸틴 대통령은 관련 질문을 받고 러시아는 합병에 관심이 없으며 불가능하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러시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벨라루스는 역사적, 문화적으로 러시아와 관계가 깊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러시아가 내년 초에 우크라이나를 겨냥해 대대적인 공격을 시작할지 모른다는 경고가 계속 나오고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금은 수세에 있지만 병사를 충원하고 이들을 훈련시킨 뒤에 내년 초에 수도 크이우 함락을 목표로 대대적인 지상전을 시작할 가능성이 있다는 말입니다. 특히 우크라이나 쪽에서 이런 말이 나오는데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와 관련해 우크라이나가 모든 시나리오에 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가 19일 수도 헤이그에 있는 국가기록관에서 과거 노예제도와 노예무역에 관해 사과한 뒤 행사 참석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가 19일 수도 헤이그에 있는 국가기록관에서 과거 노예제도와 노예무역에 관해 사과한 뒤 행사 참석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네덜란드 총리가 과거 노예제도에 대해 사과했군요?

기자) 네.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는 19일 국가기록관에서 연설하면서 네덜란드가 과거 노예제와 노예무역에 관여한 것에 대해 사과했습니다. 그는 “네덜란드가 지난 수 세기 동안 네덜란드란 국가 이름으로 노예제를 가능하게 하고, 장려하고, 이를 통해 이익을 얻어왔다. 사람들이 상품화되고 거래됐고 착취됐다”면서 이같이 사과했습니다. 뤼터 총리는 또 “1863년에 노예제도가 폐지된 뒤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계속되고 있다는 것을 네덜란드 정부가 인정하는 데 충분한 일을 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뤼터 총리가 노예제도에 대해서 사과하겠다고 결정한 이유가 뭔가요?

기자) 네. 지난 2020년에 미국에서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 씨가 경찰에 체포되는 과정에서 숨지는 사건이 있었죠? 이 사건이 알려지면서 전 세계적으로 인종차별 문제를 반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었습니다. 그러자 네덜란드 정부는 독립적인 위원회를 꾸려서 자국 내 인종차별 문제를 검토하도록 했는데요. 이 위원회는 지난 17세기부터 19세기까지 존재했던 노예무역이 인간성에 반하는 범죄였음을 인정하고, 여기에 관여했던 것을 사과하라고 지난해 정부에 권고한 바 있었습니다.

진행자) 과거에 네덜란드가 직접 노예제도를 운용했습니까?

기자) 네. 본국에서는 노예제도를 금지했는데요. 하지만 수리남 같은 식민지에서는 1863년에나 가서야 노예제도를 금지했습니다. 그래서 네덜란드는 세계에서 가장 늦게 노예제도를 없앤 나라 가운데 하나로 기록돼 있는데요. 그런데 더 논란이 된 건 네덜란드가 당시 대서양 노예무역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는 사실입니다.

진행자) 대서양 노예무역이라면 아프리카에서 흑인들을 잡아다가 대서양을 건너 미주대륙에 팔아넘긴 것을 말하죠?

기자) 맞습니다. 특히 네덜란드 정부가 세운 서인도회사 같은 경우 지금의 아프리카 가나에 많은 요새를 두고 노예무역에 적극적으로 참여했습니다. 이 노예무역에서 들어오는 수입이 네덜란드가 역사상 처음으로 유럽 강국으로 떠오르던 시기에 정부 수입에서 큰 비중을 차지했다는데요. 역사학자들은 네덜란드 무역업자들이 노예 약 50만 명 이상을 대부분 브라질이나 카리브해 지역으로 보낸 것으로 추산합니다.

진행자) 언론 보도를 보면 몇몇 단체가 뤼터 총리가 이번에 사과하는 것에 반대했다고 하는군요?

기자) 네. 노예제 폐지 160주년이 되는 내년 7월 1일까지 기다리라면서 반대했습니다. 일부 단체는 법원에 뤼터 총리 연설을 막아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는데요. 하지만 법원은 이를 거부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반대에 대해 뤼터 총리는 어떤 입장입니까?

기자) 네. 그는 “모든 사람을 위한 좋은 시점이나 옳은 말, 그리고 적절한 장소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앞서 네덜란드가 노예제도에 대해 사과하면서 거액의 기금을 만든다는 보도도 있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11월 벨기에 RTL 방송은 네덜란드 정부가 노예제도에 관여한 사실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는 목표를 가진 기금에 약 2억 달러, 그리고 노예박물관 개관에 약 2천700만 달러를 사용할 예정이라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뤼터 총리도 19일 연설에서 정부가 네덜란드와 구 식민지에서의 노예제 유산을 없애는 것을 도울 계획들을 위해 기금을 만들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뤼터 총리는 이날(19일) 연설이 끝난 뒤 기자들에게 피해자 후손에 대한 개별 보상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 상하이항 부두에 컨테이너들이 쌓여 있다. (자료사진)
중국 상하이항 부두에 컨테이너들이 쌓여 있다. (자료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듣겠습니다. 세계은행(WB)이 올해 중국의 경제 성장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세계은행은 20일 보고서를 내고 올해 중국 경제 성장률을 2.7%로 전망했습니다. 이는 지난 9월에 전망했던 2.8%보다 소폭 하락한 수치고요. 중국의 리커창 총리가 올해 초 발표했던 경제 성장률 목표치 5.5%의 절반 수준입니다.

진행자) 세계은행이 왜 이렇게 중국의 경제 성장률을 낮게 내다본 겁니까?

기자) 네, 먼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경제적 타격이 가장 큰 요인으로 꼽혔습니다. 세계은행은 보고서에서 중국의 성장 전망은 코로나 팬데믹의 불확실한 궤적과 이에 대응한 당국의 방역 정책, 그리고 가계와 기업의 반응에 따른 “상당한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코로나 이외 요인이라면 뭐가 있을까요?

기자) 네, 그 외에도 전반적으로 세계 경제 성장이 불확실한 것도 작용했습니다. 또 지정학적인 긴장이 높아졌다고 세계은행은 지적했는데요, 우크라이나전쟁과 중국의 타이완 인근 군사 활동 증강을 지적한 것으로 보입니다. 세계은행은 또 중국 내 부동산 부문의 지속적인 압박이 거시 경제 및 금융 파급 효과를 가졌을 수 있다고 봤습니다.

진행자) 현재 중국의 소비 활동이 현저히 침체해 있다고요?

기자) 네, 중국 기업 신뢰도가 2013년 이래로 1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최근 영국의 경제·정보 자문 업체인 월드이코노믹스(WE)가 2천300여 기업의 영업 담당 관리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12월 기업 신뢰 지수가 48.1로 전달인 51.8보다 하락했습니다.

진행자) 중국 기업 신뢰도가 1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했는데, 그 배경과 시사점을 자세히 짚어주실까요?

기자) 네, ‘로이터’ 통신은 중국의 엄격한 코로나 방역 정책이 12월 7일 급격히 완화되면서 중국 내 이미 증가하고 있던 코로나 감염 재확산에 촉진제 역할을 했다며, 이번 설문조사 결과는 기업 심리가 어떻게 타격을 입었는지 보여주는 첫 번째 지표 중 하나라고 보도했습니다. 월드이코노믹스는 이번 조사에 대해 “중국 경제성장률이 급격히 둔화했으며, 2023년 경기 침체에 빠질 수 있음을 강력하게 시사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올해 중국의 국내총생산(GDP)은 3%가량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는데요, 이는 거의 반세기 만에 최악의 수준이라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중국 당국이 내년도 최고 우선 과제로 경제 성장 안정화를 꼽았다고요?

기자) 네, 중국은 2023년도 민간 부문 규제 완화를 통한 경제 성장을 다짐했습니다. 중국 최고지도부가 개최하는 ‘중앙경제공작회의’가 지난 16일 폐막했는데요. 이 회의에서 나온 성명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타격 입은 경제를 살리기 위한 방안으로 민간 부문에 대한 규제를 풀고 소비를 장려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특히 민간 부문과 관련해 기업의 재산권과 법에 준거한 기업의 이익 보호를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어느 정도의 경제 성장률이 될지 구체적인 수치가 나왔습니까?

기자) 내년도 중국 경제성장률로 5%를 웃돌 거라는 전망이 우세합니다. 중국 국무원 직속의 ‘중국사회과학원’은 지난주(14일) 보고서를 내고 내년 경제성장률이 5.1%로 전망했습니다. 씨티은행도 19일 같은 전망치를 내놨습니다. 다만 골드만삭스와 노무라 등은 중국 당국이 코로나 방역 정책을 다시 강화하기로 한다면 이 성장 목표는 어려울 것이라고 신중한 입장을 내놨습니다. 세계은행은 내년 중국 경제성장률을 4.3%로 전망했습니다.

진행자) 네, 중국 당국의 목표대로 가기 위해선 먼저 코로나 재확산을 잡는 것이 먼저일 것 같은데요, 현재 중국의 코로나 상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좋지 않습니다, 우선 12월 초 이후 첫 코로나 관련 사망자가 2명 발생했고요. 중국 국가보건위원회(NHC)는 18일 기준 거의 2천 건에 달하는 증상 보고가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지난 14일 중국 보건당국이 무증상 감염자에 대한 통계를 발표하지 않겠다고 밝혔기 때문에, 실제 감염자 수는 이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런 가운데 중국질병예방통제센터(CDC)의 우쭌유 수석 전문가는 앞선 17일 현재의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이 올겨울 정점에 달할 것이라면서 향후 3개월간 세 차례에 걸친 파장이 있을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이와 관련해서 미국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죠?

기자) 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19일 정례브리핑에서 중국에서 바이러스가 확산함에 따라 변이 바이러스가 나올 가능성을 지적했습니다. 프라이스 대변인은 중국 내 코로나 확산이 전 세계인들에게 위협이 되고 있다며, 중국 당국이 잘 대응하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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