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가능 링크

북한 이어지는 ‘12월 도발’…총화 기간에도 무기시험·담화  위협


북한은 지난 15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현지 지도 아래 국방과학원의 중요연구소가 서해위성발사장에서 140tf(톤포스) 추진력의 대출력 고체연료발동기의 첫 지상분출시험을 성공적으로 진행했다며 사진을 공개했다.
북한은 지난 15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현지 지도 아래 국방과학원의 중요연구소가 서해위성발사장에서 140tf(톤포스) 추진력의 대출력 고체연료발동기의 첫 지상분출시험을 성공적으로 진행했다며 사진을 공개했다.

북한이 예년 같으면 연말 결산에 집중하며 도발을 자제했던 12월인데도 올해는 노골적인 도발과 위협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자신들의 무기 개발 시간표에 따라 주요 시험들을 진행하면서 연말 정치 이벤트를 앞두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치적으로 내세우려는 의도라는 관측이 나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은 지난 15일 평안북도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 ICBM급의 고출력 고체연료 로켓엔진 시험을 진행하고, 사흘 뒤인 18일엔 같은 장소에서 정찰위성 개발을 위한 최종단계의 중요시험을 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이를 대외 관영 ‘조선중앙통신’과 대표적인 내부 매체인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을 통해 사진과 함께 크게 보도했습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북한 ICBM과 정찰위성 시험과 관련해 북한의 기술 수준을 낮게 평가한 한국 군 당국과 전문가들을 향해 20일 막말 비난 담화를 발표했습니다.

북한의 이 같은 무기 개발 시험과 김 부부장의 담화는 올 한 해 동안 지속적이고 공개적으로 이뤄졌던 행보의 일환으로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예년 연말과 비교하면 확연히 다른 양상입니다.

통상 12월은 북한이 경제와 국방 등 각 분야에서 사업 총화, 즉 한 해 결산을 하고 내년도 사업계획을 마련하는 기간입니다.

이 시기 북한 군은 정례적인 동계훈련을 하지만 대외 도발성 행동은 자제하곤 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집권한 이후 북한의 핵과 미사일 활동은 미한 연합훈련 시기와 맞물린 3~4월 그리고 8~10월 중에 집중돼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최근 행보는 자신들의 국방력 강화 계획 시간표에 따라 진행되고 있고 국방력 강화 5개년 계획 2년차의 성과로 내세우기 위해 연말에도 관련 시험을 연이어 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해 1월 ‘국방과학 발전과 무기체계 5개년 계획’을 통해 극초음속 미사일과 고체연료 ICBM, 다탄두 개별유도기술(MIRV), 핵 추진 잠수함, 정찰위성을 ‘5대 핵심 전략무기’로 개발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습니다.

북한은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정찰위성 개발을 위한 최종 단계의 중요 시험을 했다며 19일 사진을 공개했다.
북한은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정찰위성 개발을 위한 최종 단계의 중요 시험을 했다며 19일 사진을 공개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입니다.

[녹취: 박원곤 교수] “작년 1월 8차 당 대회 때 말했던 5대 핵심 무기체계에 대해서 원자력 추진 잠수함을 빼고는 상당 부분 2차년도에 성과가 있었다는 것을 보여주려고 하는 그런 모습도 있다고 판단됩니다.”

북한은 정찰위성의 경우 내년 4월까지 1호기 준비를 끝내겠다고 공언했고 엔진시험도 ‘또 다른 신형 전략무기 출현’과 관련한 활동임을 부각시키면서 국방력 강화에 대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박형중 석좌연구위원은 북한의 ‘12월 도발’이 심각한 경제난으로 인한 내부 결속 차원의 행보일 수 있다고 풀이했습니다.

박 석좌연구위원은 북한 당국이 경제난 심화로 올 겨울 민심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을 것이라며 김여정 부부장의 막말 담화도 자기 방어 차원에서 나온 과민반응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박형중 석좌연구위원] “지금 북한 경제가 굉장히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고 특히 금년 겨울이 굉장히 중요한 것 같습니다. 그 다음으론 북한 군사행동에 대한 외부의 조롱이 북한 내부에 들어갔을 때 북한 내부적으로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이런 점을 차단하기 위해 굉장히 민감하게 반응하는 동시에 북한이 기술적 물질적 능력이 충분하다는 것을 신호하는 것 같습니다.”

‘노동신문’은 연말을 맞아 연일 올 한 해 자신들의 군사적 성과를 선전하며 이를 김정은 위원장의 업적으로 찬양하는 기사들을 내보내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달 18일 김정은 위원장 참관 하에 이뤄진 ICBM, ‘화성-17형’ 발사에 대해 “역사적 사변이자 민족사적 대경사”라며 미국과의 정면대결 의지를 강조했습니다.

한국 국가정보원 산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김인태 책임연구위원은 올 연말은 김정은 위원장 집권 10년을 마감하는 특별한 시기라고 말했습니다.

김 책임연구위원은 북한이 이례적으로 총화시기에 핵심 무기체계 실험 등에 나서는 것은 이달 하순으로 예고된 당 전원회의를 앞두고 경제난 속에서 그나마 국방 분야를 김 위원장의 치적으로 부각시키려는 의도라고 분석했습니다.

[녹취: 김인태 책임연구위원] “지금 시점이 12월 말까지로 해서 10년을 마감을 하고 새로운 단계의 목표를 다시 한 번 다잡는 계기가 되지 않겠습니까. 그런 방향에서 일련의 가시적 성과도 필요한 부분이고 대내 분위기를 고양시켜야 되는 수요가 있기 때문에 최근 이전과는 다른 동향이 나오는 것으로 예상이 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북한의 이런 연말 행보에는 초조함도 배어있다는 관측입니다.

통일연구원 조한범 선임연구위원은 특히 김여정 부부장의 담화 내용엔 북한 최고 지도부의 이런 심리가 일부 드러났다고 풀이했습니다.

조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이 대미 대남 압박 차원에서 주요 무기체계 시험을 진행하고 관련 정보를 비교적 상세하게 공개했지만 미국이나 한국이 오히려 이를 평가절하하는 냉정한 반응을 보이는 데 대해 초조함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조한범 선임연구위원] “김여정 부부장의 담화는 불안과 초조 분노 이 세 가지가 모두 담겨 있다고 보여지고요. 본인들은 총력을 다해서 핵심 기술을 보여줬다고 생각을 하는데 그리고 그걸 통해서 전략적 목표, 대미 대남 압박을 했다고 생각하는데 지금 한미는 미동도 않고 기술 수준을 평가절하하고 있거든요.”

김 부부장은 담화에서 미한 등 외부 사회의 북한 ICBM 대기권 재진입 기술에 대한 의문 제기와 정찰위성 촬영 사진의 해상도가 조악하다는 지적에 대해 “말같지도 않다”는 등 감정을 거칠게 드러낸 표현을 쓰며 비난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

XS
SM
MD
L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