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북한의 위협이 몰고올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 압도적 군사력으로 응징 신호를 보내야 한다고 전 국무부 고위 관리가 밝혔습니다. ICBM ‘정상각도’ 발사 등 선을 넘는 북한의 도발이 미국에 영향을 미칠 경우 김정은 정권은 종말을 맞을 것이라고 거듭 경고했습니다. 일본이 전수방어 원칙을 허물고 안보 정책을 대전환한 것은 북한의 이 같은 위협에 따른 것으로 동맹과 역내 안전에 이익이 된다는 평가도 나왔습니다. 23일 ‘워싱턴 톡’ 프로그램에 출연한 데이비드 스틸웰 전 국무부 동아태 담당 차관보와 패트릭 크로닌 허드슨 연구소 아시아태평양 안보석좌의 대담을 함지하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진행자) 김여정 부부장은 대륙간탄도미사일 ICBM을 고각 발사가 아닌 정상 각도로 쏘겠다고 위협했습니다. 북한이 쏜 미사일이 일본 상공을 통과해 태평양에 떨어지면 얼마나 심각한 일이 될까요?
스틸웰 전 차관보) 김여정의 말 대로 정상 각도 발사를 한다면 극도로 심각한 일이 될 것입니다. 우리는 냉전의 교훈을 지난 30년간 잊고 지냈습니다. 재래식 전력과 핵전력은 여러 면에서 다릅니다. 핵전력은 일반적으로 매우 빠르고 먼 거리를 이동합니다. 그리고 발사 초기에는 그 미사일의 성격을 판단할 시간이 거의 없습니다. 위성 발사인지, 단거리 미사일인지, 장거리 미사일인지 알지 못하죠. 북한 사람들은 비이성적이라고 불립니다. 하지만 나는 북한이 지구상에서 가장 합리적인 정부라고 생각합니다. 북한은 공격의 모든 요소를 갖춘 발사를 감행할 만큼 어리석지 않습니다. 대응을 촉발하기 때문입니다. 그런 오판은 김여정이나 북한 정부에 유리하지 않습니다. 미국과 옛 소련 사이에는 그런 일이 최악의 상황으로 전개되는 것을 막을 수 있는 여러 조율과 대화 채널, 핫라인이 있었습니다.
진행자) 북한이 ICBM 정상 각도 발사를 하려는 이유는 대기권 재진입 기술을 입증하려는 것인데요. 정부에 계셨을 때 북한이 재진입 기술을 확보했다는 것이 미국 정부의 판단이었습니까?
스틸웰 전 차관보) 아직 확실한 건 없는 것 같습니다. 북한은 마치 그런 능력이 있는 것처럼 보이게 잘 꾸미는 것 같고요. 80년대의 핵정책을 상기하게 되네요. 핵 억제력은 실제 능력 보다는 메시지와 정보 측면이 더 큽니다. 미국 본토 어딘가, 심지어 미국 인근 해역에 미사일을 단 한 발만 발사해도 북한 정권은 종말을 맞을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야 합니다. 북한은 아직도 실험을 충분히 하지 않았습니다. 대기권 재진입은 매우 복잡한 기술입니다. 북한은 재진입 기술을 가졌다고 입증하지 못했고 시험도 부족합니다. 하지만 누가 북한에 그런 능력이 없다고 판단하는 모험을 하겠습니까?
진행자) 북한이 다양한 상황에서 핵 선제공격을 추구하는 게 한반도에서 오판과 핵 충돌 위험을 높인다고 보십니까?
크로닌 석좌) 북한 핵 정책의 도발적 성격은 다분히 의도적입니다. 하지만 스틸웰 전 차관보 말처럼 북한이 비이성적으로 행동하려고 하진 않을 것입니다. 물론 북한의 핵정책이 위험하지 않다는 뜻이 아닙니다. 북한이 원하는 것은 무엇보다 김씨 정권에 대한 참수작전을 피하려는 것입니다. 김정은은 살아남기 원하고 무기고를 확대해 정치적 영향력을 키우려고 합니다. 그는 러시아의 각본을 흉내내 핵 선제공격을 위협하면서 정치·군사적 양보를 얻으려고 합니다.
진행자) 미국은 B-52 전략폭격기와 F-22 스텔스기를 한반도 인근으로 전개했습니다. 북한이 왜 F-22를 두려워해야 할까요? 스틸웰 차관보님은 공군에서 35년 복무하셨는데요.
스틸웰 전 차관보) 나는 F-22와 F-16을 직접 조종했습니다. 레이더에 잡히지 않는 스텔스 전투기들이죠. 이런 전투기를 역내와 한반도에서 운용하는 이유는 경고시간이 매우 짧기 때문입니다. F-22 등에 대응하려면 상대방은 지상에서 이를 관측해 전투기를 이륙시킬 시간이 충분치 않죠. 그리고 F-22 등은 공중에 뜨면 실제로 레이더에 잡히지 않습니다. 따라서 지대공 미사일 등으로 스텔스 전투기를 겨냥할 수 없습니다. 매우 강력한 기종으로, 북한 정부에 허튼 짓 말라는 신호를 보내는 것입니다.
진행자) 군사 전문매체에서 북한 영공 비행을 시사한 미국 조종사의 인터뷰를 봤습니다. 미군 전투기들이 실제로 북한 상공을 드나듭니까? 퇴역 장성들은 미군 전투기가 북한 내부에서 정밀 타격을 하고 돌아와도 북한이 모를 거라고 하는데요.
스틸웰 전 차관보) 훈련과 관련해 내가 말할 수 있는 건 많지 않습니다. 분명히 우리는 북한에 매우 가깝게 다가가 작전을 펼칩니다. 훈련 측면에서는 지형을 이해하기 위한 목적입니다. 얼마나 인접해 있는지 알기 위해서죠. 워낙 좁은 지역이니까요. 또한 북한의 어떤 오판도 저지할 의지와 능력이 있다는 신호를 전달하려는 목적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실제로 무엇을 하고 어디를 비행하는지에 대해선 이 자리에선 이 정도로만 하는 게 좋겠습니다.
진행자) 스텔스기가 북한 상공을 드나드는 시나리오를 김정은이 두려워해야 할까요? 기술적으로는 가능하겠죠?
스틸웰 전 차관보) 김정은이 당연히 걱정해야죠. 우리는 미한일의 역량을 지속적으로 보여줘야 합니다. 괌에서 B-52를 출격시키는 등 미국만 가진 역량도 있죠. 김정은 정권의 오판을 막기 위해 우리의 역량을 보여주는 건 중요하고 필수적입니다. 2010년에 천안함 피격 사건, 연평도 포격 도발을 벌였는데 아무런 대응도 없었고, 북한의 계산이 맞았죠. 하지만 2017~2021년 최대압박 정책 이후 우리는 북한의 오판에 대응할 것이고 그들의 행동에 한계가 있다는 걸 보여줬습니다.
진행자) 북한이 러시아 민간 용병회사 바그너 그룹에 보병용 로켓과 미사일을 러시아에 전달했다고 백악관이 밝혔습니다. 얼마나 심각한 일입니까?
크로닌 석좌) 북한을 훨씬 넘어서는 큰 의미가 있습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올해 가장 큰 사건이죠. 세계 질서가 달려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무력으로 이웃을 침공해도 처벌이 따르지 않습니다. 북한도 그 전략을 빌리고 싶겠죠. 따라서 우리는 동아시아, 한반도, 타이완, 남중국해, 동중국해에서의 억지력에 대해 매우 우려합니다. 더 많은 탄약과 병력을 절실히 필요로 하는 러시아에 대한 무기 제공을 북한은 부인했습니다. 하지만 미국 정보 당국이 확인했죠. 북한은 동맹이자 친구인 러시아와 협력하고 싶지만 그걸 공개하고 싶진 않은 거죠. 이제 우린 증거를 갖게 됐습니다. 바그너 그룹은 정보 요원들이 죄수들을 동원해 평화로운 우크라이나에 대해 잔인한 전쟁을 펼치고 있습니다.
진행자) 북한이 앞으로도 바그너 그룹에 지원을 계속할 것으로 예상하십니까?
크로닌 석좌) 북한이 바그너 그룹에 1차 무기 인도를 완료했고 추가 인도가 있을 것이라고 미국 정부가 밝혔습니다. 러시아가 무기를 절실히 필요로 하기 때문에 이 공급망이 계속 가동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북한은 러시아로부터 현금이나 정보, 혹은 둘 다 얻고 있을 것입니다.
진행자) 언론보도에 따르면 마라라고 리조트에 국가기밀 문건들이 있었는데 이란의 미사일 기술과 중국의 역량, 한 국가의 핵 프로그램에 대한 내용이 있었다고 합니다. 북한의 핵 프로그램을 말하는 것일 텐데요. 북한의 핵 역량에 대해 어떤 내용을 알려주실 수 있습니까?
스틸웰 전 차관보) 크로닌 석좌 말대로 북한 핵 능력은 꾸준히 진전됐습니다. 6 번의 핵실험이 있었죠. 나는 북한의 3차 핵실험 직후인 2013년 3월 중국 베이징에 있었습니다. 중국은 당시 핵실험으로 누구보다도 화가 많이 났습니다. 북한은 핵역량을 꾸준히 개발했고 핵확산금지조약과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을 위반해왔습니다. 상대적으로 처벌받지 않고 말이죠. 미국과 동맹국들 그리고 유엔은 뭔가 할 수 있지만 북한이 완전한 역량을 갖지 못하게 하는 건 중국에 달렸습니다.
진행자) 하노이 정상회담에서 미국 정부는 ‘강성’ 비밀핵시설에 대한 정보를 꺼냈습니다. 스틸웰 차관보님은 강성에 대해 무엇을 알고 있습니까?
스틸웰 전 차관보) 다행히 아는 게 없습니다. 너무 많이 공개하는 걸 걱정하지 않아도 되죠. 하지만 북한의 핵개발은 광범위한 과정입니다. 한 장소에 국한되지 않습니다. 그렇게 작은 나라가 그렇게 적은 GDP로 완전한 국방력을 갖추겠다고 적극 나서고 있습니다. 북한의 국방 성과는 놀라운데 불행히도 주민들의 희생으로 이뤄졌습니다. 북한 주민들은 굶주리고 있고 한국이나 주변국이 성취한 것들을 따라갈 가망이 없습니다. 지금까지 북한의 무기 역량 개발은 국가 규모에 비해 인상적이지만 완전히 잘못 판단한 것이고 곧 중단될 것입니다.
진행자) 정보를 모른다고 하셨지만, 미국 정부는 북한 비밀 시설에 대한 자세한 정보가 물론 있겠죠?
스틸웰 전 차관보) 이 프로그램에 누가 나와서 얘기하는 것보다도 미국 정부가 많은 걸 안다고 확신합니다.
진행자) 미한일 군사협력이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그 끝은 미사일 방어망 통합인가요? 그게 미국 정부가 원하는 것입니까?
크로닌 석좌) 미국이 대공 및 미사일 방어망의 추가적인 통합을 원한다고 생각합니다. 북한 입장에서 보면 그들 미사일은 한국, 일본, 괌은 물론 어쩌면 미국까지도 타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북한이 이 곳을 하나의 작전 구역으로 보기 때문에 미국과 동맹들이 더 잘 통합하는 게 매우 중요합니다. 더 응집력 있게 대응할 수 있기 때문이죠. 당장 통합이 될 것 같지는 않습니다. 점점 더 긴밀히 조율하고 있는데 위협에 따른 것이죠.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말을 들어보면 우크라이나에서 대공 및 미사일 방어망을 통합할 필요가 있습니다. 모든 전투는 우크라이나 안에서 벌어지기 때문에 작전 구역은 단 하나입니다. 단일 작전 구역이기 때문에 통합이 필요한 동북아시아에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진행자) 중국이 북한을 제어하는 데 건설적 역할을 해 달라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미국이 중국의 역할을 기대해야 하나요?
스틸웰 전 차관보) 우리는 중국에 의지하는 대신 중국이 역할을 다하도록 압박해야 합니다. 안보리 결의는 북한의 불법 환적을 금지했습니다. 북한 당국이 협상장으로 나오도록 압박하고 북한군 역량을 줄이려는 목적인데요. 중국이 외면하면서 이런 일들이 일어난 것입니다. 중국은 큰 역할이 있습니다. 3차 핵실험 직후인 2013년 3월에 그랬던 것처럼 중국은 화가 나면 북한을 압박할 수 있습니다.
진행자)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규범에 입각한 질서를 지키려는 미국의 전략에 일본의 군사력 증강이 어떤 도움을 줍니까?
크로닌 석좌) 일본 정부가 이달 공개한 문서들은 일본의 변화를 보여줍니다. 방어력뿐 아니라 적어도 최소한의 공격력을 갖춘 나라로 변모할 미래를 예고하죠. 미한일이 억지력을 유지하고 오판을 막기 위해선 그것이 비용면에서 가장 효율적인 방법입니다. 하지만 중국 인민해방군의 현대화에 비하면 규모면에서 여전히 작습니다. 중국의 군사력 증가에 대해 일본이 더 이상 입지를 잃지 않겠다는 시도로 볼 수 있습니다. 북한의 미사일 역량에 비해서도 입지를 잃지 않겠다는 것이죠. 미국과 동맹국들의 억지력과 방어 전략의 상당 부분을 차지합니다. 일본 남서부 섬들에 미사일 기지들을 세우는 것이 최우선 목표이고, 북한이 선을 넘을 경우에 선제적인 미사일 공격을 하는 역량을 갖추는 것도 포함됩니다.
진행자) 일본은 경제력과 기술력이 상당하고 군사력을 빠르게 증강할 수 있습니다. 미국은 일본 군사력 증강을 어느 수준까지 용인할까요? 미국이 지지하는 수준에 한계가 있을까요?
스틸웰 전 차관보) 미국이 무엇을 원하는 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물론 우리는 강력한 안보 파트너를 원하지만 이것은 일본 국민들의 결정입니다. 일본 정부는 자국민이 어느 수준까지 수용할지 주목하지 않고는 이런 결정을 내릴 수 없습니다. 2차대전 이후 일본은 매우 평화주의적 색체가 강했고 다시 전쟁의 길을 가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 전쟁이 끝난 지 오래됐고 역내 위협은 매우 빠르게 증가하는 중입니다. 주로 중국에서 비롯된 위협이죠. 따라서 일본의 안보전략 현대화는 전적으로 타당하고 이성적이며 오히려 늦은 감이 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미국의 전적인 지지가 없었으면 일본의 군사력 증강은 가능하지 않았을 텐데요.
스틸웰 전 차관보) 북한도 미군의 지원 없이 군사력을 증강했습니다. 일본도 우리 없이 할 수 있고요. 일본이 우리와 협력해 군사력을 증강하는 것을 우리는 선호합니다. 나는 일본 자위대와 매우 긴밀히 협력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2차대전이 끝나고 평화헌법 마련을 주도한 건 미국이었습니다. 일본의 군사력 증강 여부는 미국과 긴밀한 연관이 있다는 이야기죠.
스틸웰 전 차관보) 모두 동의합니다. 하지만 평화헌법은 시작이었습니다. 이후 시간이 지나면서 일본 국민들은 헌법을 개정했습니다. 아베 전 총리는 직면한 위협을 인식해 매우 공격적이고 전향적인 자세를 취했고 일본 국민들은 전수방위는 시대에 뒤떨어졌다는 생각에 익숙해졌습니다. 그리고 그 생각이 맞습니다. 나의 국방부 전 동료들도 모두 이번 진전을 매우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또 역내 국가들도 걱정하지 말아야 합니다. 이미 오래전 일입니다. 우리는 과거에 머무르지 말아야 합니다. 우리는 역내 하나의 동맹체로써 미래를 봐야 합니다.
진행자) 스틸웰 차관보께서 아시아 이웃국가들을 언급하셨는데 그들은 일본이 군사력을 증강하고 평화헌법의 제한을 없애는 걸 경계합니다. 타당한 우려입니까? 미국이 그런 우려를 해소하는 역할을 할 수 있습니까?
크로닌 석좌) 일본은 그런 우려를 매우 민감하게 받아들인다고 봅니다. 일본은 개발원조를 제공하고 이웃 국가들과의 협력하는 등 매우 효과적이고 적극적인 외교를 펼치고 있습니다. 일본은 과거사와 악감정이 남아 있다는 걸 알기 때문입니다. 균형있는 시각으로 바라봅시다. 일본이 모든 계획을 실행하면 연간 국방비가 500억 달러에서 850억 달러 정도로 늘어날 것입니다. 올해 미국 국방비의 10분의 1 수준입니다. 중국 국방비에 비해서도 얼마 안되고요. 최대한으로 잡아도 말이죠. 앞으로 5년 내에 그 수준에 도달할 수 있을지도 확실하지 않습니다. 일본의 반격능력 보유 결정에 대해 어떤 이들은 의도적으로 선제공격 능력으로 틀리게 묘사합니다. 이론적으론 그 능력이 선제적으로 사용될 수 있기 때문이죠. 일본에는 그 능력을 행사하는데 여러 층의 법적, 관료적, 정치적 장벽이 있고, 아시아 국가들은 지금까지 일본과 협력해 왔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일본의 최우선순위가 여전히 방어하는 걸 그들은 알고 있습니다.
진행자) 반격능력을 말씀하셨는데, 일본은 북한에서 날아오는 미사일에 대해 반격능력을 행사할 때 한국 정부로부터 사전 승인을 얻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반드시 한국과 긴밀한 사전 협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고요. 어떻게 보십니까?
크로닌 석좌) 두 가지 측면에서 볼 수 있습니다. 작전상으론 사전 협의가 불가능할 수 있지만 정치적으로나 전략적으로는 꼭 필요합니다. 따라서 미사일 발사 전인 평화로운 시기에 미한일 간 더 긴밀한 비상계획을 세워야 합니다. 지금 당장 해야 합니다.
진행자) 왜 작전상으로는 불가능합니까?
크로닌 석좌) 일반적으로 미사일이 발사되고 나면 일분 일초를 다퉈야 하니까요. 특히 인공지능에 기반한 방어 시스템은 조기 경보와 징후를 포착합니다. 미사일이 다가온다는 불빛이 뜨면 발사 원점을 공격할 수 있습니다. 또 일본과 미국에 그 정보를 알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일본이 그 정보를 받아 이해하고 지휘체계를 통하면 이미 너무 늦었습니다. 미사일 발사지점은 이미 제거됐습니다.
진행자) 북한의 미사일 공격에 대해 일본이 반격능력을 행사할 때 지소미아를 활용해 한국과 작전 논의를 할 수 있습니까?
스틸웰 전 차관보) 가능하다고 봅니다. 나는 2019년 지소미아를 유지하기 위해 많은 시간을 쏟았습니다. 이것은 간단한 정보 공유입니다. 민감한 정보가 아닙니다. 한국은 상당히 훌륭한 발사 초기 정보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 정보를 일본과만 공유하는 게 아닙니다. 일본에 5만명의 미군과 가족들이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한국이 어떻게 규정하든 일본뿐 아니라 미국도 위험에 처합니다. 지소미아는 매우 훌륭한 조정 장치입니다. 공유되는 일부 정보는 민감하고 나머지는 민감하지 않습니다. 중요한 건 (미한일 간) 마찰과 협조 실패의 메시지가 북한의 도발을 부추긴다는 것입니다. 한국은 이 부분에 큰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진행자) 일부 한국인들은 한국의 정보력이 더 좋은데 일본과 공유하면 공평하지 않다고 하는데요.
스틸웰 전 차관보) 논리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정보를 공유하는 것이 한국에 어떻게 해가 되는지 모르겠습니다. 날아오는 미사일을 겨냥하는 최종 대응책에 기여하는 레이더 기지와 같은 많은 역량이 일본에 있습니다. 또 미사일이 한국을 겨냥하지 않는다고 해도, 그 미사일은 일본에 있는 유엔 후방기지를 겨냥합니다. 그 기지들은 전시에 한국을 지원합니다. 북한 미사일이 일본을 타격하면 분쟁이 일어나고 한국에도 영향을 줄 것입니다. 후방기지에서 인력, 지원품, 군사 장비를 한반도로 옮기지 못하면 한국의 손해입니다. 일본이 후방기지 사용에 대한 거부권이 있기 때문입니다.
진행자) 크로닌 석좌님, 덧붙이실 말씀이 있나요?
크로닌 석좌) 윤석열 대통령이 북한 미사일 경보 정보를 실시간 공유하는 영웅적인 결정을 내린 건 바로 그런 이유 때문입니다. 한국이 좋은 정보가 있어도 일본이나 역내 미군과 조율하지 않으면 쓸모가 없다는 것을 윤 대통령도 알기 때문입니다. 북한은 동맹 관계의 약한 고리를 찾을 것입니다.
진행자) 북한은 일본의 군사력 증강을 비판합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북한의 일련의 도발이 일본 군사력 증강의 문을 열어준 것 아닙니까?
크로닌 석좌) 북한은 일본을 겨냥하고 일본을 협박하고 일본 상공 위로 미사일을 거듭 발사했습니다. 일본이 지난 20년간 200억 달러를 들여 미사일 방어망을 구축한 큰 이유 중 하나가 북한입니다. 일본이 반격능력을 도입하는 이유는 북한의 핵선제공격이라는 도발적인 핵정책 때문입니다. 일본은 미국의 핵우산에서 분리되길 원치 않습니다. 따라서 자체적인 억지력도 확실히 갖추려는 것입니다.
진행자) 전임 문재인 정부는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전략적 모호성을 추구했습니다. 이게 미국이 일본의 군사력 증강에 더 힘을 싣게 된 측면은 없을까요?
스틸웰 전 차관보) 동맹과 조율하는 것은 복잡하고 답답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우리는 단독으로 행동할 때보다 동맹으로서 더 강합니다. 모호성은 정치적 용어인데요. 하지만 문 대통령이 한반도에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를 배치한데는 그 어떤 모호함도 없었습니다. 미군 뿐 아니라 한국 국민과 한국군도 보호하는 무기체계이죠. 정치적 메시지는 일반 국민들의 공감을 얻기 위한 것입니다. 문재인 대통령 시절 가장 강력한 메시지는 사드 배치 결정이었습니다. 그것은 동맹과 미한일 삼각협력을 매우 지지하는 결정이었습니다.
지금까지 데이비드 스틸웰 전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와 패트릭 크로닌 허드슨 연구소 아시아태평양 안보석좌의 대담 들으셨습니다.
※ 위 대담 영상은 VOA 한국어 방송 웹사이트와 YouTube, Facebook의 '워싱턴 톡'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