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가능 링크

북한 무인기 5년만에 한국 영공 침범… 한국 군, 정찰자산 MDL이북 투입 등 맞대응


2015년 북한 당 창건일 70주년을 맞아 공개된 무인기.(자료사진)
2015년 북한 당 창건일 70주년을 맞아 공개된 무인기.(자료사진)

북한 무인기가 5년만에 한국 영공을 침범해 서울 상공까지 비행했습니다. 한국 군은 전투기 등을 출격시켜 무인기 격추에 나서는가 하면 군사분계선 넘어 북한 지역으로 정찰자산을 투입하는 강경 대응을 했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합동참모본부는 26일 오전 10시 25분께부터 경기도 일대에서 북한 무인기로 추정되는 미상 항적 수 개가 포착됐다며 5대의 무인기가 한국 영공을 침범했다고 밝혔습니다.

합참에 따르면 5대 가운데 먼저 포착된 1대는 김포와 파주 사이 한강 중립수역으로 진입해 곧장 서울 북부 지역까지 직진한 뒤 서울을 벗어나 북한으로 돌아갔습니다.

나머지 4대는 강화도 서측으로 진입해 강화도 지역에서 활동하는 항적을 보였는데 군은 이 4대가 한국 측의 집중력을 분산시키는 교란용으로 판단했습니다.

이 4대는 한국 군 탐지자산에서 소실된 뒤 항적이 나타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한국 군은 북한 무인기들의 정확한 복귀 시간을 추가로 분석하고 있는데 오전부터 최소 7시간 넘게 한국 상공에 머문 것으로 추측됩니다.

군은 미상 항적을 김포 전방 군사분계선(MDL) 이북에서부터 포착한 후 이를 무인기로 식별하고 경고방송과 경고사격을 여러 차례 했습니다.

군은 공군 전투기와 공격헬기, 경공격기 등으로 대응에 나서 교동도 서쪽 해안에서 레이더에 무인기가 포착되자 헬기의 20㎜ 포로 100여 발 사격을 가했으나 격추에는 실패했습니다.

한국 군 조종사가 북한 무인기 1대를 육안으로 식별했는데 날개 전장 기준 2m급으로 보인다고 군은 밝혔습니다..

이날 오전 11시 43분께 한국의 KA-1 경공격기가 강원도 횡성에서 북한 무인기 대응작전 지원을 위해 이륙하던 중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비행기에 타고 있던 조종사 등 2명은 무사히 비상탈출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한국 군은 북한의 무인기 도발에 북한 지역에 유·무인 정찰자산을 투입하며 강경 대응을 했습니다.

합동참모본부는 “군은 유·무인 정찰자산을 군사분계선 근접 지역과 이북 지역으로 투입해 북한 무인기의 침범거리에 상응해 운용하면서 적 주요 군사시설을 촬영하는 등 정찰 및 작전 활동을 실시했다”고 밝혔습니다.

합참은 북한의 이같은 도발에 대해 앞으로도 우리 군은 충분하고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한국 항공 당국은 무인기 침범에 따른 군의 대응작전 차원에서 인천국제공항과 김포공항에 일시적으로 민간 항공기 이륙을 중단하는 조처를 내렸다가 해제했습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김포공항은 이날 오후 1시 8분, 인천공항은 오후 1시 22분부터 항공기 이륙이 일시 중단됐다가 오후 2시10분 일괄 해제됐습니다.

북한 무인기의 영공 침범은 5년 만입니다.

2017년 6월 9일 북한 무인기가 강원 인제 야산에서 발견된 바 있습니다.

당시 이 무인기는 군사분계선을 넘어온 것은 물론 경북 성주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사드(THAAD) 기지까지 내려가서 일대를 촬영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국 군 조사 결과 이 무인기는 전체 비행시간 5시간 30여분, 비행거리 490여㎞로 파악됐고 성주 촬영 이후 북상하다가 엔진 이상으로 추락했습니다.

이보다 앞서 2016년 1월엔 경기도 문산 지역에서 북한 무인기가 군사분계선을 넘어왔다가 군이 경고방송과 경고사격을 하자 북한으로 돌아간 적이 있습니다.

비무장지대(DMZ) 지뢰 도발로 긴장 수위가 높아졌던 2015년 8월에는 화천 지역 군사분계선 남쪽 상공을 북한 무인기가 여러 차례 침범했습니다.

2014년에는 경기도 파주와 강원도 삼척, 그리고 백령도 등에서 북한 무인기 잔해가 잇달아 발견되기도 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

XS
SM
MD
L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