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가능 링크

[신년 인터뷰: 제프리 전 NSC 부보좌관] “북한 도발 중엔 대화 제의 말아야… 한국 ‘무인기 대응’ 적절”


제임스 제프리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부보좌관이 VOA와 화상으로 인터뷰했다.
제임스 제프리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부보좌관이 VOA와 화상으로 인터뷰했다.

북한이 무력 시위를 계속할 때는 미국과 한국도 같은 방식으로 긴장을 고조시킬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고 제임스 제프리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부보좌관이 밝혔습니다. 제프리 전 부보좌관은 10일 VOA와의 화상 인터뷰에서 도발 수위를 높이는 상대에게 무조건 평화와 협상을 제안하는 것은 취약성을 노출하며 동맹까지 약화시킬 수 있다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북한 무인기 침범에 대한 한국의 대응이 ‘정전협정 위반’이라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선 한국의 상응조치는 절대적으로 적절한 행동이었다고 평가했습니다. 이라크, 터키, 알바니아 대사를 거쳐 트럼프 정부에서 시리아∙반 ISIS 동맹 특사를 지낸 제프리 전 부보좌관을 조은정 기자가 인터뷰했습니다.

기자) 김정은 위원장이 새해에 핵탄두 보유량을 기하급수적으로 증대하고 새로운 대륙간탄도미사일을 개발할 것을 지시했습니다. 북한은 2019년 2차 미북정상회담 이래 대화를 거부하고 있습니다. 올해 바이든 정부에 대북정책과 관련해 어떤 제언을 하시겠습니까?

제프리 전 부보좌관) 우선 북한의 성명, 위협 그리고 가장 중요한 북한의 행동을 무시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북한 전문가들이 알고 있듯이 이러한 위협의 상당 부분은 주민에 대한 완전한 통제권을 유지하고 북한보다 20배, 50배나 더 성공한 한국과 경쟁하기 위한 정권 내부의 생각, 노력과 연계돼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전개되는 상황에 주의를 기울이고, 한국 방위와 우리 이익을 지키는 노력이 확고부동하다는 신호를 보내는 신중한 대응책을 세워야 합니다. 북한을 자극하거나 어떤 식으로든 존재를 위협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도 알려야 합니다. 내가 제43대 조지 부시 행정부에서 (NSC 부보좌관으로) 북한 문제를 다루면서 경험했듯이 이러한 정책을 펼치는 것은 매우 어렵습니다.

기자) 현재 미국은 한국을 방위하는 강력한 억지력을 유지하는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바이든 정부가 새해에도 이 기조를 이어가야 할까요?

제프리 전 부보좌관) 그것이 중심적 요소, 매우 중요한 요소가 돼야 합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손을 내민 것이 옳은 선택이었는지에 대해 우리는 길게 논쟁할 수 있을 것입니다. 직접 협상의 위험때문에 섣불리 판단하기 어려운 문제죠. 트럼프 정부 때와 마찬가지로 가장 중요한 것은 역내 위협들을 고려했을 때 미국이 한국은 물론 일본과도 정책을 일치시켜야 한다는 것입니다. 15년전 내가 북한 문제를 다뤘을 때와 비교해 지금 동북아의 위협 요소들은 매우 놀라운 수준입니다. 중국과 북한을 억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미한일 협력을 보존하는 것이고, 북한과의 대화가 이 협력과 조화를 이룰 수 있다면 시도해 볼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삼각공조와 강력한 군사적 억지력 유지입니다.

기자) 현재 북한은 도발을 거듭하고 있는 상황인데요, 그럼에도 북한에 대화를 제안해야 할까요?

제프리 전 부보좌관) 아주 흥미로운 질문입니다. 우리는 북한뿐 아니라 중국, 러시아와도 같은 문제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누군가가 도발을 할 때 평화나 협상을 제안한다면 상대방이 우위에 있고 우리는 두려움을 느끼는 것으로 비춰질 수도 있습니다. 만일 상대가 도발을 거듭하고 있는 상황이라면, 나는 매우 조용한 메시지를 보낼 것을 제안하겠습니다. 우리는 언제나 대화할 준비가 돼 있지만 상대가 도발을 계속하는 한 대화하지 않을 것이라고요. 우리도 그저 긴장을 고조시킬 것이라고요. 상대가 긴장 고조를 멈추면 그 때서야 대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알릴 것입니다. 도발 중에 대화를 제안한다면 우리의 (동맹들과의) 협력관계를 약화시킬 수 있습니다.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북한의 도발에 대해 ‘압도적 대응’을 촉구했습니다. 좋은 생각입니까? 미국과 한국은 상반기에 최소 20번의 연합훈련을 펼칠 계획인데요. 연합훈련이 있을 때마다 북한이 미사일을 시험발사한다는 것을 고려할 때, 이러한 훈련이 북한의 제한된 자원을 고갈시킬까요? 2003년 럼즈펠드 전 장관 당시 수립된 작전계획 5030과 같은 방식으로 말이죠.

제프리 전 부보좌관) 뒷부분 질문에 먼저 대답하자면, 아닙니다. 북한의 자원을 고갈시키지 않을 것입니다. 럼즈펠드 전 장관의 계획도 그런 결과를 내지 않았습니다. 부시 정부 당시 럼즈펠드 장관은 콘돌리자 라이스 전 국무장관과 크리스토퍼 힐 전 6자회담 수석대표의 협상 궤도를 좋아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렇게 대응한 것입니다. 한국 대통령의 발언은 그가 ‘담대한 구상’이라는 협상 제안을 북한에 한 것과 마찬가지로 정치적 수사일 뿐입니다. 미국을 포함한 모든 곳의 정치인들이 수사법을 씁니다. 압도적 대응이 정확히 무엇을 말합니까? 한달에 훈련 한 번 더하는 것입니까? 남북 모두 군사적 충돌을 원치 않습니다. 남북 모두 국내적 요구에 부응해 서로를 탐색하고 있으며, 서로가 우위를 점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몇 년 동안 이어진 위험한 게임입니다. 이러한 위협과 행동에도 불구하고 한반도 안정을 유지할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기자) 적국의 자원을 고갈시키는 것이 어렵다고 하셨는데, 소련이 미국과의 군비경쟁으로 ‘파산’됐다고 보는 견해도 있지 않습니까?

제프리 전 부보좌관) 소련은 아프가니스탄 전쟁에 개입함으로 해서 정치적으로 파산했습니다. 미국이 소련보다 훨씬 더 강력한 산업 강국, 경제 강국이었던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소련은 사실 세계 지배를 위해 경쟁하고 있었습니다. 조지 케넌이 1940년대 저술했듯이 소련 정권의 존재 이유의 중심에는 팽창주의가 있었습니다. 미국은 소련의 팽창주의를 억지했습니다. 북한은 기본적으로 생존을 위한 방어 태세를 취하고 있습니다. 북한이 맞서는 한국은 월등히 성공적이며 일본, 미국과 같은 강력한 협력국들이 있습니다. 따라서 소련 때와는 다른 역학입니다. 나는 우리가 북한을 경제적으로 고갈시킬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기자) 최근 북한 무인기 5대가 한국 영공을 침범해서 5시간 동안 활동했습니다. 한국도 이에 상응해서 북한으로 무인기를 보냈습니다. 한국 야당은 정부가 정전협정을 위반했다고 비난하고, 한국 국방부는 유엔 헌장 51조의 자위권 차원의 대응이었다고 밝혔습니다. 어떤 쪽에 공감하십니까?

제프리 전 부보좌관) 확실히 한국 정부 입장에 공감합니다. 각국이 국경에서 위협에 직면했을 때 그들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에 대해 많은 자유를 가져야 한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이번에 취한 조치는 비례적이었습니다. 국제법을 위반하고 한국의 영토를 침범하는 이런 식의 위협적이고 긴장을 고조시키는 행동에 반드시 대응한다는 것을 보여줬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훌륭하고 절대적으로 적절한 대응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기자) 지금은 드론의 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중동에서 우크라이나까지 전쟁과 적 제거에 드론이 사용되죠. 미국은 드론 공격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으며, 한국은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요?

제프리 전 부보좌관) 미국도 드론 방어를 위해 매우 열심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몇년 전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상공에서 매우 비싼 미국 드론을 격추하고, 트럼프 정부가 걸프만의 이란 드론을 격추한 것 같이 사실 드론을 격추하는 것은 매우 쉽습니다. 우크라이나는 자국 기반시설을 향해 발사되는 대부분의 드론을 격추합니다. 드론은 다른 차원의 위협을 제기합니다. 하지만 방공망, 레이더 등을 잘 갖춘 고도로 무장한 군대와의 재래식 전쟁에서 드론은 단순히 방어를 복잡하게 만들 뿐입니다. 방공망을 압도하지는 않습니다. 우리는 드론을 극복하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는데, 특히 모든 것을 볼 수 있는 정찰용 드론은 전장에서 극적인 변화 요소입니다.

기자) 한국은 고체연료 추진 우주발사체 시험비행에 성공했습니다. ICBM기술과 겹치죠. 한국이 동맹이지만, 이렇게 ICBM과 이중용도로 사용될 수도 있는 고체연료 추진 로켓 기술을 연마하는데 대해 미국이 거리낌이 있을까요?

제프리 전 부보좌관) 북한이 진정한 고체연료 추진 장거리 ICBM을 시험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한국의 이번 실험은 흥미로운 진전입니다. 북한이 한국에 대해 공격적인 정치적, 군사적 조치를 취한다면 한국도 미국 외에 다른 대안이 있다는 신호를 보냈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실험은 미국도 긴장하게 만듭니다. 미국의 비확산 원칙에 대한 신념은 도덕적, 국제적 가치이자 갈등을 통제하는 방안이기 때문입니다. 또 다른 점은 한국이 이러한 행동을 취하면 중국이 긴장합니다. 사드 배치 당시 한국의 레이더 만으로도 중국이 긴장했습니다. 이번 조치는 한국이 미국, 중국, 북한 모두에 대해 공개적으로 취한 조치입니다.

기자) 중동 문제를 깊이 다루셨습니다. 북한과 이란의 미사일 협력은 여러 번 확인됐지만 미국 정부 당국자들은 북한과 이란의 핵 협력은 확인하지 않았습니다. 두 나라간 핵 협력이 있었나요?

제프리 전 부보좌관) 여기서 직접적으로 말할 수 없습니다. 물론 이란은 칸 네트워크라고 알려졌고, 북한을 포함한 여러 행위자들과 접촉한 파키스탄 과학자로부터 많은 것을 얻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칸은 이란 핵 프로그램의 초기에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하지만 북한과 시리아의 경우와 같이 북한과 이란 사이에 매우 직접적인 핵 연계의 결정적 증거는 없다고 봅니다.

기자) 제프리 부보좌관님은 시리아∙반 ISIS 동맹 특사를 지내셨습니다. 북한은 시리아의 알 키바르 원자로 건설을 지원했죠. 북한의 중동에서의 다른 확산 의혹들도 있습니다. 미국은 북한의 중동에서의 확산과 테러단체들과의 연계에 대해 얼마나 우려해야 할까요?

제프리 부보좌관) 가장 큰 위험 중 하나입니다. 한국 정부는 30여년 전에 북한의 폭탄 공격으로 거의 내각 전체를 잃었습니다. 북한은 한국과 미국을 압박하기 위해 오랫동안 테러분자들을 활용해 왔습니다. 그리고 북한과 시리아와의 협력은 절대적으로 입증된 사례이죠. 시리아 알 키바르 원자로 공격이 몇 주 혹은 몇 달이 지나면 불가능해질 것이라는 첩보를 제일 먼저 받은 팀에 내가 속해 있었습니다. 원자로를 공격하지 않았으면 시리아는 핵 보유국이 됐을 것입니다. 또한 시리아가 지난 10년 간 화학무기를 사용한 것을 보면 확산 활동이 지역 전체에 얼마나 큰 위협인지 알 수 있습니다. 이것은 북한과의 장기적인 대립이 세계 안보에 얼마나 위험한지를 보여주는 좋은 예입니다.

지금까지 제임스 제프리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부보좌관으로부터 새해 주목해야 할 북한의 군사 위협과 대응 방안에 대해 들어봤습니다. 인터뷰에 조은정 기자였습니다.

XS
SM
MD
L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