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가능 링크

전문가들 “윤석열 핵보유 언급, 한국 여론 반영…확고한 확장억제 공약으로 한국 우려 해소해야”


윤석열 한국 대통령.
윤석열 한국 대통령.

윤석열 한국 대통령이 자체 핵보유 가능성을 언급한 것은 핵무장을 원하는 한국 국민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을 반영한 것이라고 미국 전문가들이 분석했습니다. 미국이 한국의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확장억제 공약이 확고하다는 점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는 점도 지적했습니다. 한편 핵 과학자들은 한국이 핵무장하는데 최소한 5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데이비드 맥스웰 민주주의수호재단 선임연구원은 12일 VOA에 취임 후 미국 핵무기를 재배치하거나 한국이 자체 핵무기를 개발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던 윤석열 대통령의 이번 핵무장 관련 언급은 “큰 변화”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맥스웰 선임연구원] “The desire of the Korean people for nuclear weapons, I think the polls have been showing a steady rise in that desire and then, of course, I think that everyone is coming to the realization of North Korea’s threats and the rhetoric coming from Kim Jong Un. Also more than 70 missile tests over the last year and the expected nuclear test, I think all of that is coalescing around and increased desire by Koreans in the South to have their own deterrence.”

맥스웰 연구원은 “여론조사에서 한국인들의 핵무기에 대한 열망이 점증하고 있다는 점이 나타나고 있다”며 “모든 사람들이 김정은의 위협과 수사를 깨닫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지난해 70발이 넘는 미사일 발사가 있었고 7차 핵실험도 실시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 모든 요소들이 한국 국민들의 핵무기에 대한 열망으로 합쳐지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맥스웰 연구원은 “모든 대통령이 국내 유권자들에게 전념해야 한다”며 “윤 대통령도 한국민들의 요구에 부응하는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11일 외교부∙국방부 업무 보고를 받으며 북한의 도발 수위가 더 높아질 경우 “대한민국이 전술핵을 배치한다던지 자체 핵을 보유할 수도 있다”며 “만약 그렇게 된다면 우리 과학기술로 더 빠른 시일 내에 우리도 (핵무기를)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현실적으로 가능한 수단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지금은 한미간에 정보를 공유하고, 함께 참여하고, 공동 기획, 공동 실행하는 이런 논의가 전개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에반스 리비어 전 국무부 동아태담당 수석부차관보는 윤 대통령의 이번 발언이 “한국 일각의 강력한 우려를 반영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리비어 전 수석부차관보] “The intensification of the South Korean debate over the ROK's possible future possession of nuclear weapons, and the desire by some to convince the United States to redeploy tactical nuclear weapons, reflect a growing sense of vulnerability in some quarters in the ROK. It suggests that concerns are growing in South Korea about the need to do more to counter the rising threat from the DPRK. This may not be a majority view; but it is nonetheless a strongly held view.”

리비어 전 수석부차관보는 “한국의 미래 핵무기 보유 가능성에 대한 한국 내 논쟁의 격화와 전술 핵무기를 재배치하도록 미국을 설득하려는 일부 사람들의 열망은 한국 일각에서 취약성에 대한 인식이 증가하고 있음을 반영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이는 한국에서 북한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더 많은 조치를 취할 필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음을 시사한다”며 “이것이 다수의 견해는 아닐지라도 매우 강력한 견해”라고 덧붙였습니다.

미 공군 B-52H 전략폭격기(가운데)와 C-17 수송기(오른쪽 위), F-22 전투기가 지난달 20일 한반도 상공에서 연합훈련에 참가했다.
미 공군 B-52H 전략폭격기(가운데)와 C-17 수송기(오른쪽 위), F-22 전투기가 지난달 20일 한반도 상공에서 연합훈련에 참가했다.

“한국민 우려 이해… 미한 연합 훈련이 미국 의지 보여줄 것”

리비어 전 수석부차관보는 미국 정계에서 한반도 전술핵 재배치에 대한 분명한 지지가 없고, 전술핵이 더 이상 미국 억지력의 핵심 요소도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직면한 위협에 대한 한국의 우려를 미국이 매우 잘 알고 있고 이에 공감하고 있다”며 “그렇기 때문이 미국이 확장억제 공약 강화와 전술∙전략자산 배치 준비태세에 대한 한국과의 대화에 수용적이었던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리비어 전 수석부차관보는 “다가오는 미한 훈련은 미국의 의지를 매우 구체적으로 보여줄 것”이라며 “만일 미국이 명확하고 단호히 의지를 보여준다면 남아있는 한국의 우려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리비어 전 수석부차관보] “Upcoming exercises between the U.S. and the ROK will demonstrate the U.S. commitment in very concrete ways. If the U.S. acts clearly and decisively to demonstrate its commitment, I think this will probably resolve any lingering ROK concerns. At the end of the day, if Seoul is assured that the U.S. extended deterrence commitment is rock solid, I think this will ease current ROK concerns.”

이어 “결국 한국 정부가 미국의 확장억제 약속이 확고하다고 확신한다면 현재 한국이 가지고 있는 우려도 완화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맥스웰 연구원도 “미국은 한국에 대한 공약을 행동으로 보여줄 것”이라며 미한 연합훈련을 언급했습니다.

[녹취: 맥스웰 연구원] “The actions of the U.S. and South Korea are to strengthen the defensive capabilities of the alliance and demonstrate the capability and will to defend South Korea against any kind of attack. I think that’s why we’re really seeing on display here.”

맥스웰 연구원은 “미한 양국의 행동은 동맹의 방어력을 강화하고 어떤 공격에도 한국을 방어할 수 있는 능력과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국 서울역에 설치된 TV에서 북한 핵실험 관련 뉴스가 나오고 있다.
한국 서울역에 설치된 TV에서 북한 핵실험 관련 뉴스가 나오고 있다.

“핵무장, 한국 안보강화 해법 아니야”

1994년 미북 제네바합의를 이끈 로버트 갈루치 전 국무부 대북특사는 12일 VOA에 윤 대통령이 자체 핵개발, 미국 전술핵 재배치, 핵 공유 등 다양한 가능성을 열었다며 “과거보다 논의의 지경을 더욱 넓히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북한이 최근 핵무기 사용에 대한 매우 공격적인 정책 성명들을 발표한 것을 비춰봤을 때 한국이 우려를 나타내는 것은 매우 적절한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일각에서 “북한의 핵무기가 미국의 확장억제를 약화시킨다는 주장이 있지만, 소련과 러시아의 핵무기에 대응해 미국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국가들에 60년에서 70년간 확장억제를 제공한데 대해 동맹들이 신뢰를 보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갈루치 전 특사] “I think there’s a reason for South Korea to have faith in the American assurance. My own personal view is that South Korea’s security would not be enhanced by the acquisition of nuclear weapons.”

그러면서 “한국도 미국의 공약을 신뢰할 이유가 있다”며 “핵무기를 가진다고 해서 한국의 안보가 증진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토머스 컨트리맨 전 국무부 군축∙국제안보 차관대행도 12일 VOA에 한국 핵무장의 비용과 위험은 이익을 훨씬 넘어설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컨트리멘 전 차관대행] “The costs and the risk of reintroducing U.S. nuclear weapons to South Korea for the first time in more than 30 years, or even worse, breaking out of the nuclear Nonproliferation Treaty would outstrip by far any perceived military or security value. The ROK is best protected by its own strong conventional deterrence, by its alliance with the U.S. and Japan and in the extreme case, by U.S. extended deterrence that includes nuclear weapons. Adding South Korean nuclear weapons to the formula does not improve the security of the ROK. It would however, harm its reputation and would have economic consequences as well as consequences in its relationship with the rest of the world.”

컨트리맨 전 차관대행은 “한국이 30년만에 처음으로 핵무기를 다시 도입하거나 심지어 핵확산금지조약(NPT)을 파기하는 것에 대한 비용과 위험은 어떤 군사적 또는 안보적 가치를 훨씬 능가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한국은 강력한 재래식 억지력, 미국과의 동맹, 일본과의 협력, 그리고 극단적인 경우에 핵무기를 사용한 미국의 확장억제에 의해 가장 잘 보호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컨트리맨 전 차관대행은 “핵무기를 추가한다고 해서 한국의 안보가 개선되지는 않는다”며 “한국의 명성이 손상되고 경제적 결과를 초래하며 다른 국가들과의 관계도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국 핵무장 최소한 5년은 걸려”

한편 윤 대통령이 “우리 과학기술로 더 빠른 시일 내에 우리도 (핵무기를)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힌데 대해 핵 과학자들은 핵 기반시설 구축에 약 5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차장 출신인 올리 하이노넨 스팀슨센터 특별연구원은 한국이 고농축 우라늄 혹은 플루토늄을 생산하는 두 가지 방법을 택할 수 있다며, 두 경우 모두 시설을 만들고 충분한 핵물질을 추출하는데 5년 정도 걸릴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하이노넨 전 사무차장] “So you start the gas centrifuge program, you have everything in place the money, equipment. So first year you build your first centrifuge and test them then second year you need to put in a chain which is called a cascade, you need thousands of centrifuges actually to enrich weapons grade uranium like Yonbyon.”

하이노넨 전 사무차장은 가스 원심분리기 프로그램을 시작할 경우 첫 해에 첫 번째 원심분리기를 구축하고 실험한 뒤 다음 해에는 원심분리기를 연쇄적으로 잇는 방식인 캐스케이드에 연결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영변 같은 곳에서 무기급 우라늄을 농축하기 위해서는 실제로 수천개의 원심분리기가 필요하다며, 다섯 번째 해에 핵무기 한 기를 만들기에 충분한 농축우라늄을 추출 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와는 별도로 플루토늄을 추출할 경우 우선 재처리 시설을 만들고 여기에서 폐연료봉을 재처리 하는 데5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한국이 원자력 발전소에서 플루토늄 추출을 위한 폐연료봉을 구할 수는 있지만 북한과 달리 우라늄 매장량이 전혀 없어서 모두 수입해야 한다며, 하지만 한국에 핵무기 제조에 사용될 우라늄을 판매할 나라는 없을 것이라고 하이노넨 전 사무차장은 지적했습니다.

미국의 핵과학자인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미국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 소장도 대략적인 추측임을 전제로 “한국이 매년 미사일에 탑재 가능한 몇 개의 신뢰할 만한 핵무기를 만드는 생산 단지를 원한다면 4~5년 걸릴 것이라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말했습니다.

[올브라이트 소장] “I would guess, admittedly a first guess, at two years for a cruder nuclear weapon, maybe able to be delivered unreliably on a ballistic missile but certainly deliverable by bomber and able to be detonated underground. But if South Korea wants a nuclear weapons production complex, able to produce several reliable missile deliverable nuclear weapons each year, then four to five years seems reasonable.”

올브라이트 소장은 또 한국이 핵 기반시설 없이 ‘조잡한 핵무기’ 제조에 나설 경우 2년이면 만들 수 있을 것이라며, 이 경우 핵무기는 미사일이 아닌 폭격기에 탑재하거나 지하에서 폭발할 정도의 수준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이노넨 전 사무차장도 핵물질 생산과 별도로 한국이 ‘초기적인 설계’의 핵무기를 만든다면 1~2년 이면 가능할 것이라며, 핵무기 설계는 핵 기반시설 건설과 동시에 진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

XS
SM
MD
L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