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의 영웅인 제임스 밴 플리트 장군의 일부 사료가 디지털화 작업을 거쳐 온라인을 통해 공개될 예정입니다. 한국전 등 관련 연구에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안소영 기자입니다.
한국전쟁 당시 미 8군 사령관을 맡았고 한국군 현대화에도 크게 기여한 것으로 알려진 제임스 밴 플리트 장군이 남긴 역사적인 자료들을 디지털화하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밴 플리트 장군 추모 사업을 주관하는 밴플리트 재단의 조 맥크리스턴 대표는 18일 VOA와의 전화 통화에서 개인과 단체들의 지원으로 디지털화 작업이 본격화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녹취: 맥크리스턴 대표] “In addition to several donations made online though the website by individuals, the TYM Corporation was the first Korean corporation to provide financial support. We now have additional commitments for financial support from the Korea US Alliance Foundation in Korea”
장군의 외손자인 맥크리스턴 대표는 온라인을 통한 개인들의 기부 외에도 동양물산기업이 한국 기업 최초로 재정적 지원을 제공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추가로 한국의 한미동맹재단도 재정적 지원을 약속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장군의 사료 가운데 일부는 연내 디지털화 작업을 마칠 예정이며 1년 반에서 2년 내에 모든 자료가 인터넷을 통해 공개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맥크리스턴 대표는 장군의 생전 연설문과 서신, 사진 등을 조만간 전 세계 어디서든 쉽게 볼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맥크리스턴 대표] “I’ve been always hoping that to do something looking to the future and remembering him. So the mission is to share the legacy, inspiration, the wisdom and the knowledge of Gereral James Van Fleet, my grandfather.”
맥크리스턴 대표는 밴 플리트 장군이 남긴 유산과 영감, 지혜, 지식을 공유하는 것이 임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할아버지가 젊은 시절부터 직접 남긴 기록만큼 전 세계와 후손들에게 그를 단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것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맥크리스턴 대표는 밴 플리트 장군이 지난 1992년 별세하기 바로 직전까지 50년을 곁에서 함께 했습니다.
메모장을 손에서 놓지 않던 장군은 고령에도 비서 2명을 두고 전 세계 정치인, 장성 등과 서신을 주고 받았으며, 기회가 있을 때마다 자신의 생각과 참전했던 1,2차 세계대전과 한국전을 기록했다고 맥크리스턴 대표는 말했습니다.
작은 메모도 보관하던 장군은 세상을 뜨기 몇 년 전 모든 사료를 미국 버지니아주 렉싱턴에 있는 버지니아 군사학교의 ‘마샬 재단’에 기부했습니다.
맥크리스턴 대표는 그동안 장군의 자료를 열람하기 위해서는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 여러 국가 사람들이 직접 버지니아주를 찾아야 했지만 앞으로는 그런 수고를 덜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아직 정리되지 못한 관련 사료들을 전문 인력을 통해 데이터 베이스에 추가할 기회가 생겼다고 덧붙였습니다.
[녹취: 맥크리스턴 대표] “People traveled from all around the world not only from Korean, but from many countries to Lexington, Virginia where my grandfather donated all of his personal archives. Now, they don’t have to. There are about 10,000 photographs, 1,000 documents in boxes over 60 linear feet of shelf space in the basement. I’ve spent some time going through them but I had no ideas what they are and nobody knows what they are. These archives are a veritable treasure trove of firsthand information from a man who was a key participant in history.”
마샬재단 지하실에 보관돼 있는 약 20m 길이의 박스에는 사진 1만여 장, 문서 1천여 개가 담겨 있는데, 전문 지식이 부족한 자신과 마샬재단 직원 모두 확인 작업에 어려움을 겪었다는 겁니다.
맥크리스턴 대표는 수년 전 마샬재단을 방문한 한미동맹재단 측과 박스를 열어 밴 플리트 장군이 박정희 전 대통령과 그의 가족과 함께 찍은 사진, 이승만 전 대통령과 주고받은 서신 여러 장을 찾아낸 사례도 언급했습니다.
그러면서 모든 자료가 온라인에 공개되면 한국전을 포함한 한국의 근대화 연구자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번 작업에 재정적 지원을 약속한 한미동맹재단의 신기업 사무처장은 18일 VOA에 밴 플리트 장군과 각별한 인연을 맺었던 백선엽 장군의 추모행사에서 두 장군의 후손들이 만났고 이 자리에서 밴플리트 장군의 업적을 기리는 재단 사업을 지원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신 사무처장]” 미공개 자료가 공개되면 6.25 전쟁 당시 한국 방어를 위해 미 8군 및 유엔사가 기획했던 작전 명령 자료와 서신, 사진 등을 접할 수 있고 정전 후 한국군을 강화시키는 과정에서 미군 및 유엔군의 역할, 한국 정부와의 협의 과정 등을 접할 수 있어서 당 시대를 연구하는 학자, 관료 등 여러 사람에게 많은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합니다.”
‘승리하려는 의지(The will to win)’ 라는신조로 유명한 밴 플리트 장군은 1951년 4월 11일 미 8군 사령관으로 한국전쟁에 참전해 중공군 공세를 꺾고 38도선 북쪽으로 전선을 북상시킨 주역입니다.
한국에 도착한 직후 승산이 없으니 일본 도쿄로 철수해야 한다는 참모의 건의에 “나는 승리하러 이곳에 왔다”며 “나와 함께하기 싫다면 당장 집으로 돌아가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밴 플리트 장군은 또한 한국 육군사관학교 설립에도 기여했고 전역 후에도 코리아소사이어티를 설립해 미한 우호 증진에 크게 기여했습니다.
밴 플리트 장군은 지난 1992년 9월 23일 미국 플로리다주 포크 시티 자택에서 향년 100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VOA 뉴스 안소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