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군축 협의체인 유엔 제네바 군축회의의 올해 일정이 시작됐습니다. 주요 회원국들은 북한의 계속되는 핵과 탄도미사일 개발이 국제 비확산 체제를 위협한다며 북한은 결코 핵보유국 지위를 얻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안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김정규)
세계 유일의 다자간 군축 협상 기구인 유엔 군축회의 2023년 총회가 스위스 제네바 유엔본부에서 24일 막을 올렸습니다.
미국과 한국, 일본 그리고 북한과 중국, 러시아 등 65개국이 참여한 군축회의 총회 첫날, 영상 공개 없이 진행된 발언에서 회원국들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 문제와 함께 북한 핵무기 개발 문제를 지적했습니다.
유럽연합 EU를 대표해 발언한 스웨덴의 토마스 바그너 대사는 북한의 불법 미사일 발사를 강력히 규탄한다면서, 핵과 미사일 개발을 지속할 것이라는 북한의 최근 성명은 개탄스럽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런 행위는 국제사회는 물론 역내 평화와 안보를 저해할 뿐 북한은 결코 핵보유국 지위를 얻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토마스 바그너 / 스웨덴 대사 (유럽연합 대표)
“EU는 북한이 불법 행위로 NPT 핵확산금지조약에 따른 핵보유국 지위나 이와 관련한 다른 어떤 특별한 지위도 얻을 수 없으며 앞으로도 얻지 못할 것이라는 점을 거듭 강조합니다.”
독일 대표도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큰 우려를 표하며 국제사회의 단합과 결의를 강조하면서 북한에는 미국과 한국의 대화 제의에 호응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토마스 괴벨 / 제네바주재 독일대표부 대사
“북한 문제와 관련해 지난 몇 년간 상황이 심각합니다. 북한의 계속되는 핵무기 프로그램과 탄도미사일 개발은 국제 비확산 노력의 중대한 도전이 됐습니다. 단결과 결의로 이 문제를 다뤄야 합니다.”
미국 대표는 북한 문제 대신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의 핵 위협을 정면으로 비판했습니다.
브루스 터너 / 미국 군축대사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전면적인 침략과 호전적인 핵 위협은 우리가 무시할 수 없는 현실입니다. 지금의 환경은 야심 찬 군축 합의 추구를 어렵게 하고 있습니다. “
한국 대표는 군축회의 목적에 반하는 사례가 있다면서 북한의 핵 위협을 지적하면서 북한은 세계 어느 나라보다 핵무기 사용 문턱을 낮추고 핵 선제공격과 위험하고 자의적인 핵무기 사용의 길을 열어준 법을 제정했다고 비판했습니다.
한국 대표
“그런 무책임하고 불법적인 행동은 무모한 핵 협박과 함께 군축회의의 목표 달성을 심각하게 훼손합니다. 또 역내와 그 너머에 재앙을 초래할 수 있는 오판의 가능성을 높입니다.”
반면 러시아는 미국과 그의 동맹국들이 세계적인 지배력을 확보하기 위해 다국적인 정치 지형을 재편하려 한다고 주장했고, 중국은 유엔 군축회의와 같은 기존의 메커니즘을 최대한 활용해야지 또 다른 논의체를 만들려 해선 안 된다며 미·러 핵 군축 협상에 중국도 참여해야 한다는 미국의 입장을 에둘러 비판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유엔 군축회의 회원국인 북한은 이날 발언을 하지 않았습니다.
VOA 뉴스 박형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