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영공에서 작전 중인 북한 무인기를 무력화하기 위한 한국군의 행동이 자위적 조치였다는 데 동의한다고 로버트 에이브럼스 전 주한미군사령관이 말했습니다. 해리 해리스 전 주한 미국대사는 그 무엇도 자위권을 막지 못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박동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이상훈)
미국 육군 대장 출신으로 2018년 11월부터 2021년 7월까지 유엔군사령관과 한미연합사령관을 겸임했던 로버트 에이브럼스 전 사령관은 유엔사의 발표와 관련해 26일 VOA에, 한국 영공에서 작전 중인 북한 무인기를 무력화하기 위한 한국군의 행동은 자위적 조치였고 정전협정 교전 규칙에도 부합했다고 말하는 또 다른 방식이라며, 자신은 동의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유엔사가 남북한 모두 정전협정을 위반했다고 결론 내린 부분에 대해서는 ‘정전협정은 적대행위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존재한다’면서 정전협정의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정전협정 체결 이후 70년 동안 수많은 위반 행위가 있었지만 정전협정은 적대 행위 재발을 막는 데 매우 효과적이라는 점이 입증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앞서 유엔사 군사정전위원회는 26일 발표한 조사 결과에서 영문으로는 북한의 무인기 침투에 대해 ‘정전협정 위반을 자행했다’고 명시한 반면 한국의 무인기 정찰 대응에 대해서는 ‘정전협정 위반이 되는 것으로 여겨진다’고 표현을 달리했습니다.
이어진 한글 표현에서는 다수의 북한군 무인기가 대한민국 영공을 침범한 행위가 북한군 측의 정전협정 위반임을 확인했다고 명시했고, 한국군 무인기가 비무장지대를 통과하여 북측 영공에 진입한 것은 정전협정 위반이라는 점을 확인했다고 표현했습니다.
또 한국의 무인기 대응에 대해서는 정전교전규칙에 따른 것이며 정전협정과도 부합함을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미국 해군 태평양사령관 출신인 해리 해리스 전 주한미국 대사는 ‘양측 모두 위반이라고 유엔사가 결정했다면 나는 그것을 받아들이겠다"고 VOA에 밝혔습니다.
해리스 전 대사는 그러면서 "그럼에도 그 무엇도 자위권을 막지 못한다"면서 "자신이 전에 말했듯이 한국은 드론 침투에 대한 대응 역량을 강화하고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우크라이나에서 우리가 보고 있듯이 드론 침입이 다음 날에는 드론 공격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이번 사안을 단순한 정전협정 위반 여부로 볼 게 아니라 ‘억지력' 관점에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그러면서 윤석열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에게 북한이 하는 행동과 똑같이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미래에 북한의 그런 행동을 억제하는 효과를 기대한 것이라고 해석했습니다.
브루스 베넷 /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
“북한이 그런 행동을 중단하도록 어떻게 설득할 것인지가 더 중요한 문제입니다. ‘양측 모두 정전협정을 위반했느냐?’ 그렇습니다. 그러나 ‘윤석열 대통령이 정말 나쁜 행동을 했는가?’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한미연합사 작전참모 출신인 데이비드 맥스웰 민주주의수호재단 선임연구원은 한국이 단순히 무인기를 북한 측으로 날려 보낸 것으로는 충분한 자위 조치가 아니라면서 원점 타격이 더 중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데이비드 맥스웰 / 민주주의수호재단 선임연구원
“한국이 무인기를 군사분계선 이북으로 보낸 것은 보복으로 보일 수 있습니다. 적절한 자위 조치가 아닐 수 있습니다. 한국에 대한 북한의 추가 적대 행위를 막기 위해 북한 무인기 발진 기지를 공격하는 것이 자위적인 대응 조치가 될 것입니다.”
북한은 지난달 26일 무인기 5대를 군사분계선 이남으로 내려보내 서울 일부 지역까지 침투했었고, 한국군은 그에 대응해 무인기 3대를 군사분계선 이북으로 날려 정찰 활동을 했습니다.
VOA 뉴스 박동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