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 인근에 선박 접안 시설로 보이는 새로운 콘크리트 구조물이 들어섰습니다. 열차 대신 뱃길을 통해 로켓을 실어 날라 발사대에 세울 수 있는 ‘미사일 운반로’를 또 하나 확보했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새로운 구조물이 포착된 곳은 서해위성발사장 중심부에서 동쪽으로 약 3km 떨어진 해안가입니다.
최근 3개월 동안 이 일대를 촬영한 ‘플래닛 랩스’의 위성사진 자료에선 그전까지 큰 바위 여러 개로 뒤덮여 있던 이 지점의 면적이 점차 바다 쪽으로 확대되는 모습이 확인됩니다.
실제로 지난해 11월까지만 해도 이 지점은 바다 쪽으로 살짝 돌출돼 있었는데 12월엔 콘크리트가 덮인 듯 이전보다 길어진 모습으로 변했습니다. 1월엔 현장에 더 많은 콘크리트가 부어지면서 12월 포착된 형태보다 3배 이상 길어졌습니다.
현재 이 콘크리트 구조물의 길이는 기존 돌출 부위에서 바다와 접하는 부분까지 약 70m에 이릅니다. 구조물은 표면도 깔끔하게 포장돼 있어 그 위로 차량 통행도 가능합니다.
앞서 위성사진 분석가인 데이비드 슈멀러 제임스마틴 비확산센터 선임연구원은 지점에서 공사가 이뤄지고 있다며, 선박 접안 시설이 들어서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실제로 이 구조물의 전체적 외형은 선박 접안시설, 즉 부두와 유사합니다.
특히 이 부두는 위성 발사장의 핵심 시설과도 연결돼 주목됩니다.
현재 서해위성발사장 중심부에선 발사장 일대와 해안가 마을을 연결하는 대규모 터널 굴착작업이 진행 중인데, 이 터널의 마을 쪽 출입구에서 길을 따라 약 3.6km를 더 가면 바로 이 부두로 연결됩니다.
반대로 부두에서 터널로 향하는 도로는 중간에 두 갈래로 갈리는데, 터널 방향이 아닌 다른 길은 엔진 시험장까지 뻗어 있습니다.
북한이 뱃길을 통해 로켓 추진체와 관련 장비 등을 실어 나른 뒤 이 부두에서 곧바로 서해발사장 중심부는 물론 언덕 너머의 엔진 시험장까지 옮길 수 있는 새 ‘미사일 운반 경로’를 확보한 것입니다.
과거 북한은 미사일 동체와 각종 장비를 열차에 실어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으로 옮긴 뒤 이를 위성 발사장 내 조립시설에서 합체한 뒤 발사대에 세우곤 했습니다. 적재 용량에 한계가 있고 터널을 통과해야 하는 열차의 특성상 대형 로켓 등을 운송하는데 어려움이 따랐을 수 있습니다.
반면 선박은 이런 단점을 극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북한이 로켓 등의 운송 방식을 다각화하기 위해 이 지점에 부두를 건설 중인지 주목됩니다.
슈멀러 선임연구원은 30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부두 건설 지점은 썰물 때도 바다 물이 마르지 않는 수심이 가장 깊은 곳”이라며 북한이 항구 접안 시설을 만들고 있다는 분석에 힘을 실었습니다.
[녹취: 슈멀러 선임연구원] “I think that they are building a direct port access because it's just going to give a more streamlined transfer of products like from Pyongyang to the space launch center instead of relying on the trail, the rail system.”
“평양발 물품을 우주발사장까지 열차로만 옮기던 방식에서 벗어나 더 효율적인 운송이 가능하도록 부두를 통한 직접적 접근 경로를 구축 중”이라는 설명입니다.
또 다른 위성사진 분석가인 닉 한센 미 스탠포드대 안보협력센터 객원연구원도 북한이 동창리 일대에 부두를 건설하고 있다는 분석에 동의했습니다.
하지만 “부두의 원활한 운용을 위해선 로켓 등을 선박에서 육지로 끌어 올릴 크레인 등 장비도 설치돼야 할 것”이라며 이 일대에서 추가적인 움직임이 포착될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